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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환 이주열 손 잡았으나 속내는 아직

최경환 이주열 손 잡았으나 속내는 아직

기사승인 2014. 07. 21.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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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전망대로 급한 기준금리 인하 이뤄질지는 미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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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1일 취임 후 첫 공식 면담 상대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를 택했다. 이날 오전 조찬을 함께한 재정·통화당국 수장들은 손을 굳게 맞잡았으나, 시장의 전망대로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인하 결정을 통한 경기부양 정책공조가 당장 이뤄질 지는 미지수다.

정통 ‘한은맨’인 이 총재는 감춰둔 ‘매파(물가안정 중시)’ 본색을 잊을 만 하면 드러내왔다. 평소 과묵한 편인 이 총재는 민감한 발언을 아끼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그는 지난 16일 한 강연에서 “기준금리를 낮추면 가계의 대출원리금 상환 부담이 줄어 소비여력이 커진다는 주장이 있다”며 “그러나 가계는 부채보다 금융자산의 비율이 높아 금리인하가 반드시 소비에 도움이 된다고 말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는 이어 “기준금리 인하는 우려되는 수준에 이른 가계부채 증가를 감수한다는 것이어서 소비여력을 제한하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준금리 인하는 가계부채에 악영향이 있고 경기부양에 대한 효과조차 의문이 든다는 것이다.

앞서 이 총재는 4월 취임 후 “기준금리 방향은 인하보다는 인상이 맞다”는 매파적 발언을 계속해왔다.

그러다가 6~7월 중 하방 리스크가 커졌다는 의미의 발언을 하자 ‘깜빡이 급변경’ 논란이 일기도 했다. ‘덜’ 매파, ‘누그러진’ 매파라는 표현도 이때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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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아울러 시장에서는 8월 기준금리 연 0.25% 포인트 인하전망을 비롯해서 하반기 중 0.5% 포인트 인하설까지 나오고 있지만, 한은의 분위기는 시장과의 온도차가 느껴진다.

한은 관계자는 “언론이 성급한 측면이 없지 않다고 본다”며 “아직까지는 기준금리 인하를 기정사실화하는 내부 분위기는 많지 않다”고 말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이날 두 사람의 면담 발언을 종합해봤을 때 관례적인 면담이었음을 감안하더라도 기준금리 조정과 관련한 속도 조절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전했다.

현정부 실세인 최 부총리는 속내를 감췄지만, 아쉬운 상황임은 분명하다.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포기한 상황에서 기준금리 인하를 통한 경기 부양 효과에 더욱 목이 마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는 이날 면담 후 기자들과 만나 “(기준)금리의 ‘금’자도 꺼내지 않았다. 금리 조정은 한은의 고유권한으로 이 총재님이 판단하실 문제”라며 표면적으로는 한 발 물러서는 모양새를 취했다.

다만 우리 경제에 세월호 사고로 인한 소비위축 등 하방 리스크가 커졌다는 점에는 두 사람이 동의했기 때문에 기준금리 인하를 통한 경기부양 정책공조 가능성은 높은 편이다. ‘절박한 상황’이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한 각계의 기준금리 인하 압박도 거세다.

다만 내달 14일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인하가 이뤄질 경우 중앙은행 독립성 논란도 예상된다. 한은 관계자는 “하반기 중 기준금리 인하가 현실화된다면 그 시기가 문제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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