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패널 뜬다…삼성-LG 물밑작업 한창

웨어러블기기·스마트폰 디자인 혁신 가져올 듯
삼성 '기어핏' 이어 애플 '아이워치'도 탑재

LG전자가 지난 2월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에 있는 LG전자 전광판을 통해 커브드 스마트폰 ‘G 플렉스’ 를 소개하고 있다./제공 = LG전자

플라스틱 재질의 플렉시블(휘어지는) 디스플레이가 현재 일반화된 유리 디스플레이를 대신해 차세대 스마트기기의 승패를 좌우할 핵심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디스플레이 업계는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물밑 작업에 한창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는 앞으로 출시될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웨어러블기기에 대거 탑재되면서 비약적인 디자인의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는 떨어뜨려도 깨지지 않고 구부릴 수 있는 것은 물론 기술이 발전하면 자유자재로 변형이 가능해 종이처럼 접거나 말수도 있다.

이 같은 특성은 액정표시장치(LCD)로는 구현하기 어렵지만, 자체 발광하는 유기물질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로는 얼마든지 가능하다.

삼성전자·LG전자가 지난해 화면이 휘어진 스마트폰(갤럭시라운드·G플렉스)을 선보이며 첫발을 디뎠지만, 보급량이 많지는 않다.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의 본격적인 상용화는 웨어러블기기를 통해 먼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스마트워치인 ‘기어핏’에 플렉시블 OLED 패널을 적용했다. 애플은 10월께 출시 예정인 ‘아이워치’(가칭)에 LG디스플레이가 공급하는 플렉시블 OLED 패널을 탑재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디스플레이 업계는 이미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분야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물밑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중소형 플렉시블 OLED 패널을 생산하는 경기도 파주 공장(E2)의 4.5세대(730×920㎜) 라인을 증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에 월 1만장(유리기판 투입기준) 생산하던 것을 1만8000장 수준으로 늘리기 위한 것이다. 아울러 구미 공장에 플렉시블 OLED 신규 라인(E3) 설치도 검토하고 있다.

이 같은 설비 증설은 우선 애플을 겨냥한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LG전자는 G플렉스 후속 모델인 ‘G플렉스2’도 준비 중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플렉시블 OLED를 생산할 충남 아산 신공장(A3)에 설치할 장비 발주를 최근 마쳤다. 총 3조∼5조원 규모의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알려진 이 공장은 이르면 내년 1분기부터 가동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월 8000장을 생산할 수 있는 5.5세대(1300×1500㎜) 플렉시블 OLED 라인(A2)을 보유하고 있는데, A3 라인이 가동되면 6세대(1500×1850㎜) 패널을 월 1만5000장 추가로 생산할 수 있다.

늘어나는 플렉시블 OLED 패널 물량은 웨어러블기기와 함께 차기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에 탑재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가 오는 9월 선보일 ‘갤럭시노트4’부터 일부 제품에 플렉시블 OLED 패널을 적용할 것이란 관측도 있지만, 내년에 출시할 ‘갤럭시S6’이나 ‘갤럭시노트5’부터 본격적으로 적용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새로운 태블릿PC에 플렉시블 OLED 패널을 탑재함으로써 무게를 크게 줄이고 배터리 용량을 늘릴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