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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류품만 확인했어도”…40일간 아까운 시간만 보낸 경찰

“유류품만 확인했어도”…40일간 아까운 시간만 보낸 경찰

기사승인 2014. 07. 22.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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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시신을 발견하기까지 초동수사에서 잇단 헛점을 드러냈다. 특히 유 전 회장의 시신 주변에 발견된 유류품들조차 수거해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등 적지 않은 문제점을 보였다.

22일 경찰에 따르면 유 전 회장은 지난 6월 12일 오전 9시 6분께 전남 순천시 서면에 위치한 박모씨(77)의 매실밭에서 80% 이상 부패된 변사체로 발견됐다.

경찰은 당시만해도 단순 노숙자가 사망한 것으로 추정, 유 전 회장이라고 전혀 예상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후 이달 21일 순천에서 발견된 변사체가 유 전 회장으로 추정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심하게 부패한 시신의 지문을 채취, 이를 통해 유 전 회장을 확인하는 기간만 40일이나 소요됐다.

경찰은 6월 13일 부검 후 22일까지 열가열 정밀채취를 통해 왼쪽 지문을 채취했지만 쉽지 않았다. 1차 시도에서 발견하지 못해 2차 시도를 했지만 지문이 거의 닳아서 확인이 어려웠다. 이후 오른쪽 손가락 지문채취에 돌입, 7월 22일 새벽 검지 손가락에서 유 전 회장의 지문임을 최종 확인했다.

순천경찰서 관계자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심하게 부패된 시신의 DNA검사가 보통 그 정도 시간이 소요된다고 했다”며 “깨끗하면 일주일 내 결과가 나오지만 80% 이상 부패돼 어려웠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찰은 이를 먼저 인지할 수 있었다. 유 전 회장의 시신 주변에 그를 추정할 수 있는 유류품들이 대거 나왔는데 이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것이다.

우형호 전남 순천경찰서장은 “그 때 점퍼나 신발 등이 훼손됐지만 고가의 제품인 것을 간과했다”며 “진즉에 알았다면 결과가 빨리 나왔을 것이라고 본다. 수사과정이 완벽하지 못했다는 것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경찰은 당시 유 전 회장의 유류품들을 수거만 했을 뿐 이를 감정을 의뢰하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유 전 회장의 시신이 발견된 곳에서 머리카락 등 증거물을 완전히 수거하지 않고 현장을 방치한 사실까지 드러나면서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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