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 DNA일치·가방 등 정황증거 ‘결정적 단서’

청해진 해운의 실 소유주인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이 지난달 12일 전남 순천시 서면 학구리 매실밭에서 변사체로 발견됐다.

전남 순천경찰서는 22일 브리핑을 갖고 “경찰청에서 21일 저녁 순천 변사체의 DNA가 유병언 DNA와 일치한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 결과를 구두로 통보받았다”며 “오른쪽 집게손가락의 지문 1점을 채취해 검색한 결과를 통해서도 확인됐다”고 이 같이 밝혔다.

경찰은 지난달 12일 유 전 회장이 마지막으로 목격됐던 순천 송치재 휴게소 2.5km 부근 매실밭에서 부패된 남성의 시신을 한 구 발견, 신원 확인을 위해 DNA 분석을 의뢰했다.

감식 결과 검경이 송치재 휴게서 인근 별장 ‘숲속의 추억’과 금수원 내 유 전 회장 작업실에서 확보한 두 개의 유병언 DNA 시료와 일치했다.

이후 친형 병일씨(75·구속기소)와의 부계 Y염색체와 모계 X염색체를 대조하는 미토콘드리아 확인법 결과 동일한 부모를 둔 형제인 것으로 나타났다.

유 전 회장의 시신은 이날 국과수 서울 분원으로 옮겨졌다. 경찰은 재부검이 완료되면 유 전 회장의 최종 시신확인 결과와 함께 사인과 타살 여부, 사망시점 등도 추정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경찰은 또 현장에서 발견된 유류품들도 유 전 회장의 시신임을 추정할 수 있는 정황증거로 파악했다.

시신 주변에는 유 전 회장 일가 계열사인 한국제약이 생산하는 ‘ASA 스쿠알렌’ 빈병과 천 가방 등이 발견됐다. 가방 안쪽에 새겨진 ‘꿈같은 사랑’ 글자는 유 전 회장이 직접 쓴 책의 제목과 일치한다.

경찰은 유 전 회장의 행적이 마지막으로 끊긴 송치재 별장에서 불과 2.5㎞ 떨어진 곳에서 발견된 변사체를 40일이 지나도록 의심하지 않다가 DNA 결과가 나온 후 유 전 회장 여부를 확인하는 등 뒷북 수사로 비난을 받았다.

경찰청은 이날 우형호 순천경찰서장에게 유병언 시신의 초동수사 미흡 책임을 물어 대기발령 조치하고 유 전 회장의 이동 동선 등을 파악하는데 주력하는 한편, 사망과정을 종합적으로 재검토 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