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0 재보궐선거 대전 대덕구에 출마한 정용기 새누리당 후보와 박영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가 한여름 ‘한밭’에서 3번째 맞대결을 벌이고 있다. 재선 대덕구청장 출신인 정 후보와 청와대 행정관 출신으로 대덕구청장 선거에서 3번이나 낙선한 박 후보가 ‘리턴 매치’를 벌이고 있다.
두 후보는 대전지역의 대표적인 토박이 정치인으로 대전에서 치른 선거의 합만 아홉 번에 달한다. 정 후보는 지난 2004년 국회의원 선거에 한나라당 후보로 출마해 낙선했지만 2006·2010년 대덕구청장 선거에서 승리해 8년 동안 대덕구를 이끌었다. 박 후보는 ‘4전 5기’라는 이번 선거 슬로건에서 보듯 4번 모두 낙선했다. 1995년 대전광역시 시의원 선거, 2004·2006·2010년 대덕구청장 선거에서 연거푸 낙선했다. 6·4 지방선거에서는 박 후보가 새누리당 소속 박수범 현 구청장에게 383표 차로 아깝게 패하기도 했다.
22일 현재 지지율 판세는 정 후보가 10%포인트 내외로 박 후보를 앞서고 있다. 지난 15~17일 대전일보가 실시한 여론조사(신뢰수준 95%, 오차범위 ±3.7%)에 따르면 정 후보가 45.8%, 박 후보가 31.0%의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대덕구는 6·4 지방선거에서 대전시장과 4개 구청장 선거에서 모두 패한 새누리당이 유일하게 구청장 당선인을 낸 곳이다.
두 후보 모두 주요 공약으로는 ‘충청권 광역철도사업’을 꼽고 있다. 이밖에도 정 후보는 △충청권 광역철도사업 예비타당성 조사 통과 △회덕 IC 신설 △오정동 분뇨처리장 이전 △지방정부 조세권 강화 위한 입법지원 △로하스 금강프로젝트 사업 등을 공약했다.
박 후보는 △가계소득 중심 경제성장 △도시철도 2호선 대덕 연장 △대던산업단지 재생촉진 지원 △학교 체육관 확충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두 후보 모두 공약 실현을 위한 재원조달 방법에 대해서는 ‘기술적 추계가 어려워 재원 수반요인 미첨부’ ‘관련 법안 개정 및 국비 예산 확보’ 등 모호한 입장만 내놓은 상태다.
영원한 ‘캐스팅 보트’ 충청의 표심을 얻기 위해 여야 지도부도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새누리당은 22일 대전산업단지관리공단에서 현장최고위원회의를 열고 김무성 대표·이완구 원내대표, 김태호·이인제·김을동 최고위원이 지원유세에 나섰다. 이어 정 후보의 대표 공약인 회덕IC 현장을 방문했다.
새정치연합도 지난 17일 박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박지원 의원과 청와대 시절을 함께 보낸 문재인 의원이, 18일 정세균 상임고문이 대덕을 찾아 힘을 보탰다. 21일에는 박영선 원내대표와 박범계 원내대변인이 거리유세에 함께했다.
선거를 8일 앞둔 22일 정 후보는 “청어포증 백어맹황(淸於包拯 白於孟黃·포청천보다 더 맑고, 맹사성과 황희보다 더 깨끗하게”라며 청렴한 정치를 펼치겠다고 강조했다. 노무현정부 시절 청와대 행정관을 지낸 박 후보는 “노무현 대통령께 정치를 배웠다. 배운 대로 하겠다”며 필승 의지를 다지고 있다. 두 후보는 오는 24일 오후 KBS대전에서 주최하는 TV토론회에 출연해 공식 설전을 벌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