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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러시아에 ‘손’ 내밀고…중국은 ‘거리두기’ 왜

북한, 러시아에 ‘손’ 내밀고…중국은 ‘거리두기’ 왜

기사승인 2014. 07. 22.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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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한 시진핑 체제에 불만…우크라이나 사태로 러시아 고립, 북·러 협력강화 기회"

북한이 최근 러시아에는 정보통신(IT)과 한의학 등 전통의학 분야에서 협력을 제안하며 교류를 확대하고 있다. 반면 북핵문제를 압박하는 중국과는 거리를 두는 양상이 나타난다.

22일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임청일 나홋카 주재 북한 총영사는 지난주 러시아 연해주의회 빅토르 고르차코프 의장을 만나 북한이 IT·한의학 분야에서 거둔 성과를 공유하고 싶다며 협력안을 제안했다.

임 총영사는 북한이 연해주와 농업·건설 분야에서 협력해 큰 성과를 거둔만큼 상호 협력을 확대하자면서 러시아 오페라·발레 단의 평양 공연도 요청했다.

이에 대해 고르차코프 의장은 올해부터 연해주 달네레첸스크 지역에서 북한·러시아 합작으로 농작물 재배를 시작했다며 다른 분야에서도 북한과 협력을 확대할 준비가 돼 있다고 화답했다.

북한과 러시아는 최근 양국 합작으로 건설한 나진항 부두를 준공하고 국경을 잇는 다리 건설을 제안하는 등 경제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19일에는 북·러 공동선언 발표 14주년을 맞아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깊은 관심을 언급하며 양국 간 친선 강화를 강조했다.

하지만 중국과는 냉랭한 관계가 나타난다. 지난 21일 북한은 국방위원회 정책국 대변인 담화를 통해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사회의 북한 압박에 일부 줏대 없는 나라들도 맹종해 미국의 꽁무니를 따르면서 한국 정부를 껴안아 보려고 조바심을 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서 ‘줏대 없는 나라’는 국제사회의 북한 압박에 동조하고 있는 중국을 겨냥한 것이다. 앞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한국 방문 직전인 지난 달 28일에도 북한은 노동신문 논설을 통해 중국을 ‘대국주의자’라며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중국이 올해 상반기 북한에 원유를 전혀 수출하지 않았다는 점도 양측의 관계악화 증거로 꼽힌다. 전날 일본 교도(共同)통신이 중국 해관총서(세관) 통계를 인용해 중국이 지난해 상반기에는 북한에 원유 25만1000t을 수출했으나 올해는 ‘0’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다만 북한에서 극단적인 연료부족 현상이 일어나지 않았기 때문에 수출이 전면 중단된 것으로 볼 수 없고, 중국이 세관 통계에 집계되지 않는 무상원조 등의 방법으로 북한에 원유를 공급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이날 아시아투데이와의 통화에서 “북한이 과거 후진타오(胡錦濤) 시기보다 강경한 입장을 보이는 시진핑 체제에 불만을 느끼고 있다”며 “최근 노동신문에 중국에 대한 보도가 없는데 의도적으로 중국을 외면하고자 하는 것이 나타난다”고 했다.

그는 “북한은 다른 선택지가 없다면 중국에 매달릴 것이지만 우크라이나 사태로 미·러 관계가 악화되고 러시아가 국제적으로 고립되면서 북한에 대해 우호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며 “이는 시베리아와 연해주 지역 개발 등 북한과 러시아에 기회가 된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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