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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100일] 평온…쓸쓸…단원고 그리고 안산…

[세월호 참사 100일] 평온…쓸쓸…단원고 그리고 안산…

기사승인 2014. 07. 24. 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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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100일을 앞둔 단원고와 합동분향소, 평온하다 못해 쓸쓸
첫 임시 합동분향소였던 올림픽기념관에는 단 하나의 노란리본만이…
합동분향소에도 인적 드물어…하루 평균 추모객 400여명 수준으로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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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100일을 이틀 앞둔 23일 오전 경기 안산 단원고등학교의 전경. / 사진=김종길 기자
세월호 참사 100일을 하루 앞둔 23일 경기 안산 단원고등학교와 정부 합동분향소의 분위기는 평온하다 못해 쓸쓸했다.

이날 오전 단원고 인근 고잔역 앞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4·16 세월호 특별법을 제정하라’는 내용의 현수막이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 자리에는 ‘세월호 피해자의 무사귀환을 바란다’는 희망의 메시지가 있었지만 안타깝게도 모든 이가 바라던 ‘무사귀환’은 결국 ‘허망’이 됐다.

단원고로 가는 길. 노란리본과 근조리본이 가로수의 잎사귀가 되고 추모객들이 간절한 마음을 담아 적었던 추모메모가 펜스를 가득 메웠던 거리의 풍경은 이제 더 이상 그곳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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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세월호 임시 합동분향소가 마련됐던 안산 올림픽기념관에는 ‘그곳에선 행복하소서’라는 단 하나의 노란리본만이 화단 옆에 매달려 있었다. / 사진=김종길 기자
첫 임시 합동분향소가 마련됐던 안산 올림픽기념관 역시 본래의 용도대로 운동선수들을 위한 공간으로 제 모습을 되찾았으며 ‘그곳에선 행복하소서’라고 적힌 단 하나의 노란리본만이 화단 옆에 대롱대롱 매달려 이곳이 잠시나마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던 장소였단 사실을 말해줬다.

학교 명패를 가릴 정도로 조화가 가득했던 단원고 교문 옆에는 참사 후 새로 심은 듯 보이는 꽃들이 만발했다. 꽃 앞에 붙은 팻말에는 “꽃아 피어라, 넌 꼭 피어라, 우리는 아직 잊지 않고 있어요”라고 적혀 있어 보는 이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마치 사고 이전으로 돌아간 듯 단원고 학생과 선생님들은 발걸음을 담담히 학교로 옮겼다. 학생들은 평소처럼 왁자지껄한 수다나 장난을 주고받지 않았지만 전보다 한결 편안해진 표정으로 등교했다.

단원고 인근 편의점 직원 이모씨(24·여)는 “학생들의 표정이 전보다 많이 밝아졌다”며 “몇 달 전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라고 말했다.

단원고 인근 모 빌라에서 4년째 살고 있다는 이미경씨(40·여)는 “사실 아직까지도 동네 분위기가 많이 무겁다”면서 “희생자 부모님들이 나눈 이야기를 가끔 전해 듣는데 상황이 생각보다 심각한 것 같더라”며 걱정했다.

그러면서 “100일이 가까운 지금 단원고 학생들의 모습이 겉으로는 괜찮게 보일지 몰라도 겉으로만 그런 것이지 속은 그렇지 않을 것이라 생각된다”며 “참으로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이날 오후 다시 찾은 합동분향소. 4월 말 하루 4만여명에 육박했던 추모객 수는 5월 초 4000여명으로 줄었고 현재는 400~800여명 수준으로 더욱 감소했다.

합동분향소 개소 첫 날 60여개에 달했던 자원봉사부스는 10여개로 감소했고 분향소 앞은 인적이 뜸한 상태로 더운 바람만이 지났다.

한참을 기다린 끝에야 참사 발생 99일 만에 처음 이곳을 찾은 한 추모객을 만날 수 있었다.

서울 서초구에서 온 추모객 이원희씨(30·여)는 “일 때문에 이 근처에 왔다가 99일만에야 분향소에 들르게 됐다”며 “조문하면서 한 명 한 명 희생자들의 얼굴을 바라봤다. 지금의 마음을 오래 간직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정부와 언론은 사체로 발견된 유병언에 몰두하고 있는데 그것보다는 사고 진상조사부터 제대로 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세월호 사고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대책위원회와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는 세월호 참사 100일을 맞아 이날부터 24일까지 이틀간 사고 진상규명 및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1박2일 도보 행진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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