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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전협정 61주년 기획] 해외 참전용사 보은 어떻게 해야 하나?

[정전협정 61주년 기획] 해외 참전용사 보은 어떻게 해야 하나?

기사승인 2014. 07. 24.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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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수 전 국방부 6·25 60주년 사업 총괄부장 인터뷰 "국무총리실·외교부·국가보훈처·국방부 사업 조정 통합해야 시너지", "미래 대한민국 생존·신뢰 직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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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수 전 국방부 6·25전쟁 60주년 사업 총괄부장은 23일 정전협정 61주년을 맞아 가진 아시아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해외 참전용사 보은과 관련해 “국무총리실과 외교부 주관 해외 개발도상국 지원 프로그램, 국가보훈처·국방부가 시행하고 있는 각종 사업이 조정 통합돼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 김종원 기자
“국내 참전용사뿐만 아니라 유엔(UN) 참전국과 그 참전용사에게 우리가 앞으로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대한민국의 생존과 신뢰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다.”

이강수 전 국방부 6·25전쟁 60주년 사업 총괄부장(대령·육사39기·한성대 겸임교수)은 23일 정전협정 61주년을 맞아 가진 아시아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이 대령은 2009년부터 지난달까지 국방부 6·25전쟁 사업단을 실무적으로 이끌면서 유엔 참전국가 수 규명, 일명 켈로부대인 8240부대와 비군인 참전자 소년병·열차기관사 등의 명예 선양을 위한 연구·지원에 크게 기여했다. 6·25참전 전사 미통지자 1만8630명에 대한 통지사업 완료와 함께 전투행사 체계화, 뮤지컬, 보훈프로그램 개발, 비무장지대(DMZ) 재조명으로 참군인상과 보국포장을 받았다.

5년 가까이 6·25 참전국을 직접 찾아 수많은 해외 참전용사들을 만나고 국내 참전용사들의 명예 선양을 위해 현장에서 뛰었던 이 대령으로부터 해외 참전용사들에 대한 진정한 보훈사업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6·25전쟁의 포성이 멎은 지 61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해외 참전용사에 대한 국가 차원의 보은과 보훈 사업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다. 앞으로 어떻게 해외 참전용사 보훈사업을 해 나가야 한다고 보나?

“국무총리실과 외교부 주관 해외 개발도상국 지원 프로그램, 국가보훈처·국방부가 시행하고 있는 각종 사업이 조정 통합돼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 같다. 실제로 참전국을 방문해 보면 ‘대한민국 사람들이 찾아와 형식적으로 감사를 표하고 제대로 된 선물 하나 주지 않는다’는 볼멘 소리를 너무 많이 들었다.

정부 지원사업은 못 사는 나라 위주로 돼 있어 우리와 함께 나아가야 할 미국이나 유럽 국가들에게는 추모행사 지원 정도에 머물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 초청되는 참전용사는 노령화로 인해 제대로 된 여행을 하기 어렵게 돼 가고 있다.

따라서 해외 참전용사들은 자국에서 가족들과 함께 초청하는 프로그램으로 감사를 표하고 그 후손들을 일정 수 지속적으로 초청해 대한민국을 알리고 교육프로그램을 경험하게 하며 취업 여건을 보장해 주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사실 참전용사 대부분이 이를 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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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수 전 국방부 6·25전쟁 60주년 사업 총괄부장(왼쪽)은 23일 정전협정 61주년을 맞아 가진 아시아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국내 참전용사뿐만 아니라 유엔(UN) 참전국과 그 참전용사에게 우리가 앞으로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대한민국의 생존과 신뢰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오른쪽은 백선엽 예비역 육군 대장. / 김종원 기자
-해외 참전용사 보은행사를 국내외 현장에서 진행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점이 있다면?

“해외 참전용사에 대한 보은과 참전국에 대한 감사 활동은 당시 우리가 받았던 지원을 생각하면 더욱 활성화 돼야 한다. 해외 참전국과 참전용사에게 왜 감사를 표해야 하는지 모르는 국민들이 많다. 6·25전쟁은 우리 민족에게 대단한 아픔을 주었다. 하지만 참전용사들의 헌신으로 우리나라가 근대국가로부터 현대국가, 가난한 빈국에서 세계가 부러워하는 풍요한 대한민국으로 거듭날 수 있는 전기가 마련된 중요한 사건이기도 했다.

이러한 비극적 사건이 우리 민족이 다시 한번 웅비할 수 계기로 다가온 데에는 해외 참전국의 도움이 절대적이었다. 우선 우리와 함께 공산주의를 물리친 유엔 참전군인은 194만 여명으로 우리 국군 126만9000여명 보다 훨씬 많았다. 6·25전쟁으로부터 전후 복구까지 우리가 받은 원조는 50억 달러로 현재 환율로 환산하면 411억 달러인 41조 6000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액수였다.

이러한 원조와 함께 유엔아동기금(UNICEF)과 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UNESCO)가 시행했던 교육?의료 프로그램, 30여만 명에 달하는 고아와 산모 보호 활동은 우리 국가가 다시 서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 인재를 육성하는데 그 기초를 제공했다. 우리가 세계를 상대로 세일즈를 하는 상황에서 받았던 많은 나라들의 호의 속에는 참전용사들과 참전국의 관심이 큰 도움이 됐다.”

-대한민국이 무역대국으로 발돋움하는데 해외 참전용사들이 어떤 측면에서 기여했다고 보나?

“실제 예들 들면 2011년 우리 정부 초청으로 한국을 다시 찾은 해외 참전용사들이 ‘내가 피흘려 지켜낸 대한민국이 커 나가면서 생산한 물건들을 사면서 많은 감동을 받았다’는 말을 수없이 했다. 결국 해외 참전용사들과 그 전우들이 피 흘리며 지켜낸 대한민국에 대한 세계 각국의 관심, 그리고 유엔이 창설된 뒤 처음으로 파병한 국가에 대한 세계 지원과 호의가 지금의 무역대국 대한민국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해외 참전국에 무한한 감사를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정전협정 61주년을 맞아 우리 정부와 국민들에게 꼭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우리의 젊은이들이 전쟁에 기꺼이 나갈 수 있는 것은 전쟁의 당위성을 인식해서가 아니라, 그 전에 전쟁에 나갔던 많은 군인들이 국가와 사회로부터 어떠한 대접받고 감사 받았는지 그것을 인식하는 정도에 달려 있다’고 말한 조지 워싱톤의 경구처럼 6·25 전쟁과 참전용사에 대한 사업의 목적과 필요성도 거기에 있다. 국내 참전용사뿐만 아니라 유엔 참전국과 그 참전용사에게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앞으로 대한민국의 생존과 신뢰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다.

우리가 과거를 기억하고 미래에 대비하고자 하는 것을 정치적 목적으로 이해하거나 연계하고자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우리가 학생들을 비롯해 많은 국민들에게 과거의 위기와 극복을, 그리고 그 속에서 자신을 헌신한 많은 분들을 기억하고자 노력하는 것은 우리와 대한민국의 현재와 미래를 위해 꼭 필요하기 때문이라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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