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대학 돌며 교직원인 척 행세…“대학생 엑스맨 떠올라”

대학교 교직원인 척하며 사무실·연구실 등에 있는 현금 훔쳐…

유명대학을 돌며 교직원인 척 행세, 총학생회 사무실에 들어가 현금을 훔친 50대가 구속됐다.

서울 동작경찰서는 5월 15일 중앙대 총학생회실에 침입해 책상 서랍에 들어 있던 학생회비 450만원을 훔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 최모씨(51)를 구속했다고 24일 밝혔다.

조사결과 최씨는 과거에도 세종대·건국대·부산 부경대·경성대 등 여러 대학에서 비슷한 범죄를 저질러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최씨는 일반 건물에 비해 대학은 일반인 출입이 자유로운 점을 이용, 양복에 넥타이까지 매고 교직원인 척 학교로 자연스럽게 들어갔으며 학생들이 등교하기 전인 새벽 시간대를 노려 대학 연구실이나 사무실 등에서 현금만 훔친 것으로 확인됐다.

최씨는 대학교별 침입 일정과 절도 예상금액을 미리 짜두고 일정표에 따라 전날 사전 답사까지 하는 치밀함도 보였다. 월요일에는 건국대, 화요일에는 한양대 갔다가 숭실대, 수요일에는 중앙대에서 건국대를 가본다는 식이다.

지방대 법대를 졸업하고 사법고시를 준비하던 최씨는 40대 초반까지 합격하지 못하자 결국 포기, 이후 학원에서 형법 강의를 하기도 했으나 일정한 직업을 갖지 못하고 결국 대학 상습털이범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경찰이 중앙대 총학생회의 신고를 받고 확인한 주변 폐쇄회로(CC)TV에는 최씨가 건국대와 한양대를 배회하다가 침입에 실패하고 중앙대로 들어가는 모습이 찍히기도 했다.

경찰은 “학생들은 사무실 등을 비울 때에는 반드시 출입문을 잠그고 절도 사건이 발생하면 즉시 경찰서에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