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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 ‘혼선’ 작전 휘둘린 검찰…검거 작전 ‘장기화’ 패착

수사 ‘혼선’ 작전 휘둘린 검찰…검거 작전 ‘장기화’ 패착

기사승인 2014. 07. 24.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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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 별장 인근 '유병언' 놓고 제2은신처 추적
검찰, CCTV·통화내역 분석 통해 제2은신처 마련 판단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에 대한 부실수사를 계기로 검찰의 부실한 정보력이 재차 여론의 도마에 오르고 있다. 유 전 회장의 도피 협력자인 구원파들의 ‘수사 혼선’ 작전에 결국 당했다는 지적이다.

24일 검찰에 따르면 유 전 회장의 검거에 나선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2차장검사)은 지난 5월 25일 전남 순천 송치재 휴게소 인근에 있는 별장 ‘숲속의 추억’을 수색할 당시 벽장 안에 숨어있던 유 전 회장을 발견하지 못했다.

이 같은 사실은 지난달 26일 검찰이 당시 현장에서 검거한 아해프레스 직원 신모씨(33·여)의 진술을 통해 밝혀졌다.

검찰은 신씨의 진술을 확보하고 다음 날인 6월 27일 별장 내부를 다시 수색해 내부 비밀공간을 찾았지만, 유 전 회장은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신씨의 진술대로라면 유 전 회장은 5월 25일 압수수색이 끝난 이후부터 다음 날인 2차 정밀 감식을 하기 전인 26일 오후 3시 사이에 운전기사 역할을 한 양회정씨(55·지명수배)와도 떨어져 혼자 도주한 것으로 추정된다.

별장을 빠져나온 유 전 회장에게 다른 수행원 등이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검찰은 별장 압수수색 이후인 5월 25일부터 6월 10일까지 순천 일대의 주요 도로 검문과 은신처를 집중 수색하는 과정에서 금수원 상무인 이석환씨(65·구속) 명의의 스타렉스 승합차를 포착했다.

폐쇄회로(CC)TV 기록에는 해당 승합차가 5월 30일께 별장 주변을 지나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차량은 30분도 채 걸리지 않는 해남행 지름길을 놔두고 순천·곡성 지역에서 2시간가량 우회한 뒤 해남으로 진입했다.

검찰은 이 같은 CCTV 자료와 통화내역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유 전 회장이 제2은신처를 마련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판단하고 수사력을 집중했다.

또한 검찰과 경찰은 5월 30일 화물칸에 짐을 실은 차량이 스타렉스 차량과 함께 해남으로 이동한 이후 당일 밤늦게 화물칸의 짐이 사라진 채 경기도 안성으로 돌아온 사실도 확인하면서 해남을 제2의 은신처로 확신하게 됐다.

이 과정에서 검찰은 순천·해남 지역 구원파 신도들의 통화 내역을 분석해 의문점이 포착된 신도 6명을 연이어 검거했다.

이들은 일관되게 “구원파가 운영하는 해남의 우정영농조합법인 농장에 매실을 따러 갔다”면서 “길을 잘못 들어 우회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검찰은 이후 금수원의 관계자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당시 스타렉스 차량과 화물차량의 해남 이동은) 검찰 수사에 혼선을 주기 위한 교란 작전이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결국 구원파의 수사 혼선 작전에 휘말린 검찰이 해남 일대를 집중 수색하면서 정작 유 전 회장의 행적 파악에 실패해 검거 작전이 장기화로 이어졌다고 볼 수 있다.

이와 관련해 김회종 2차장검사는 전날 브리핑에서 “모든 노력을 다해 유 전 회장을 추적해왔으나 결과적으로 검거하지 못하고 변사체로 발견돼 할 말이 없고 참담한 심정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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