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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차 업계, ‘통상임금’ 확대일로 현대차는?

완성차 업계, ‘통상임금’ 확대일로 현대차는?

기사승인 2014. 07. 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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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타결, 한국지엠 일부수용 이어 통상임금 확대 현대차와 르노삼성 골머리, 원화강세에 실적은 크게 악화
현대차-생산직-근로자-통상임금
국내 완성차 업계가 노사간 통상임금 확대와 원화강세, 하계투쟁 등으로 3중고를 겪고 있다.

24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업체들은 원화 강세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5개 완성차업체 가운데 가장 먼저 실적을 발표한 쌍용차는 올 상반기 판매 실적이 작년 상반기보다 6.9% 늘었음에도, 영업손실 규모는 오히려 15%가량 더 불어났다고 밝혔다.

급격한 환율 하락으로 수출 채산성이 악화한 탓이 크다. 수출 채산성이 나빠졌다는 것은 같은 상품을 팔았더라도 손에 쥐는 돈이 원화로 환산했을 때 더 줄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대자동차의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무려 13.3% 감소했다. 원·달러 환율 하락에 따른 손실이 방영됐기 때문이다. 기아차도 이 같은 이유로 2분기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미국 양적 완화 축소와 선진국 경기 회복세 둔화, 중국 성장세에 대한 우려 등 자동차 산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에 따르면 대표적인 수출 산업인 자동차는 원·달러 환율이 10원 하락하면 매출액은 4200억원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지난해 6월말 기준 1139.5원이었던 원·달러 환율이 올해 6월말 현재 1011.5원으로 1년 새 128원(11.2%) 급락한 것을 감안하면 환율 하락으로 인해 자동차산업에서만 5조3760억원 가량 매출이 줄어든 것으로 추산된다.

자동차업계는 통상임금 범위 확대라는 또 하나의 산을 만나서 고비를 넘어야 하는 상황이다. 통상임금은 연장·야간·휴일 근로 등에 대한 각종 수당을 산정할 때 기준이 된다. 따라서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넣게 되면 다른 수당도 함께 올라 실질적인 임금인상 효과를 가져온다.

한국GM은 노조의 요구를 일부 수용해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하고 본사에서 생산차종을 신규로 확보한 상태다. 쌍용차는 이날 지난 23일 임금·단체협약 잠정합의 이후 실시된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합의안이 52.37%의 찬성률로 가결됨에 따라 국내 자동차업계 최초로 임·단협 협상을 최종 마무리 지었다.

쌍용차 협상의 주요 내용은 △통상임금 범위확대(정기 상여금의 통상 임금 포함), 임금 부문은 △기본급 3만원 인상, 별도 합의 사항으로는 △생산목표달성 장려금 200만원 △고용 안정 위한 장기적 발전 전망 △복직 조합원 처우개선 △사무연구직 조합원 근무환경 개선 등이 포함돼 있다. 또한, 주간연속 2교대제 도입과 관련해서는 2교대 물량확보가 가능한 2016년 1월부로 시행하되 제반 세부 사항은 별도 노사합의를 통해 지속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쌍용차는 작년 말 통상임금 범위 확대에 대비해 약 150억원의 충당금을 확보해놓은 상황이다. 쌍용차는 선방에도 불구하고 2분기 영업이익이 적자로 전환했다. 통상임금과 관련한 충당금 반영 등이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한국지엠은 통상임금 확대 방안이 시행되면 생산직은 10% 이상, 사무직은 5% 안팎의 임금 인상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했다. 회사로서는 인건비가 그만큼 더 드는 셈이다.

한국지엠은 차세대 쉐보레 크루즈 준중형차를 군산공장에 투입·생산하는 방안을 노동조합에 제시했다.

한국지엠은 이날 열린 올해 임단협 21차 교섭에서 차세대 크루즈를 군산공장에서 생산하는 방안이 들어있는 회사안을 노동조합에 제시했다. 한국지엠은 차세대 크루즈의 군산공장 배정을 포함한 한국지엠의 생산 물량 확보를 위해서는 이번 임단협이 순조롭게 마무리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국지엠은 앞서 열린 18차 임단협 교섭에서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시키는 내용의 통상임금 확대안을 노조에 제안했다. 노조 관계자는 “차세대 크루즈의 군산공장 생산은 환영하지만 미진한 부분이 상당히 많다”며 “교섭대표들과 향후 방향에 대해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가장 생산량이 많은 현대차의 경우 통상임금 문제는 현재 진행 중인 소송의 결과를 따른다는 입장이지만, 노조는 한국지엠과 쌍용차의 사례를 들어 사측을 압박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통상임금을 재산정해 과거 3년치 소급분까지 지급하게 될 경우 현대차그룹 전체에서 첫해에만 13조2000억원의 추가 인건비를 부담해야 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원희 현대차 재경본부장은 “법원의 판결을 존중해 노사간 합리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 본부장은 또 노사 교섭은 8월 초 하계 휴가가 끝나면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이라며 “파업 없이 원만한 타결을 끌어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르노삼성자동차는 현재 노조 파업으로 인해 생산차질을 빚고 있다.

이달 22일 부산공장의 주·야 근로자들이 2시간씩 일찍 퇴근하는 조기퇴근 투쟁을 벌인 데 이어 23일에는 대구사업소가 1시간 부분파업을 벌였다. 25일에는 부산공장의 주·야 근로자들이 4시간씩 파업에 들어갈 계획이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시간당 50대 정도를 생산하는 점을 고려할 때 이번 부분 파업으로 약 200대 정도의 생산차질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특히 르노삼성의 부산공장은 8월 중순부터 북미로 수출될 닛산 ‘로그’ 위탁생산을 앞두고 있어 노조 파업이 장기화해 생산차질을 빚을 경우 손실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

업계의 이 같은 경영환경으로 인해 한국지엠은 군산공장 철수설까지 나돌고 있다. 순순히 통상임금협상에 임하는 것이 철수를 위한 사전 준비단계 아닌가 하는 의문이 근로자들 사이에서 흘러나오고 있기도 하다. 르노삼성도 르노 본사에서 생산물량을 해외 경쟁력 있는 공장으로 돌린다는 이야기나 나오는 등 국내 경영환경 악화에 대한 여러 가지 우려가 제기되고 있어, 남아있는 현대차그룹의 임단협이 더욱 주목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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