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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100일] 서울광장에 모인 시민들 “잊지 않을게”

[세월호 참사 100일] 서울광장에 모인 시민들 “잊지 않을게”

기사승인 2014. 07. 24.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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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후 세월호 참사 100일 추모문화제 ‘네 눈물을 기억하라’가 서울 시청광장에서 진행된 가운데 생존학생 부모들이 “잊이 않을게, 끝까지 밝혀줄게”라고 적힌 천을 펼쳐 보이고 있다. / 사진=김종길 기자
“잊지 않을게, 끝까지 밝혀줄게”

24일 오후 7시30분 서울 시청광장에서 세월호 참사 100일 추모문화제 ‘네 눈물을 기억하라’가 진행됐다.

흐린 날씨에 요 며칠 사이 내린 장맛비로 광장 잔디가 젖어버려 문화제 진행에 악조건이었지만 시민들은 그 불편한 상황을 아랑곳 않고 빠르게 광장을 메워갔다.

이날 문화제 진행을 맡은 이지애 아나운서는 “4월은 참 잔인한 달이었다”며 “비가 많이 내렸다.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이 안산 합동분향소에서 이곳까지 도보행진을 하고 있는데 그 걸음에 뜨거운 박수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피아니스트 이희승씨의 피아노 연주로 시작된 이날 문화제는 추모시집 ‘우리 모두가 세월호였다’에 참여한 강은교·김기택·함민복 시인의 추모시 낭송과 가수 김장훈·이승환·우리나라 등의 공연 등으로 꾸며져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고 세월호 가족들의 마음을 어루만졌다.

무대 바로 앞에 앉은 아이들은 노란 바람개비를 들어보였고 시민들은 시낭송과 노래를 들으며 차분히 지난 100일을 떠올렸다.

11일째 단식 농성으로 울 기력마저 없어 보이던 한 희생자 가족은 끝내 오열하며 가슴을 쳤다.

이날 문화제에서 이번 사고로 동생을 잃은 단원고 박모군(17)의 누나 박보나씨(21·여)는 ‘희생자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낭독했다.

그는 편지에서 “세월호 희생자분들께, 잘 지내고 계시죠? 걱정도 고통도 추위도 두려움도 아픔도 악도 없는 그곳에서 행복하게 잘 지내고 계시죠?”라고 천국에 있을 희생자들의 안부를 묻고 “우리도 잘 지내고 있습니다. 잘 지내기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라고 말해 주위를 숙연케 했다.

박씨의 편지 내용을 집중해 듣던 시민과 세월호 가족들은 하나 같이 고개를 떨구고 터져 나오는 울음을 삼키거나 자리를 피해 눈물을 닦았다.

문화제가 진행된 지 1시간여가 지난 오후 8시30분 23일 안산 합동분향소에서부터 도보행진을 시작한 세월호 유가족과 시민들이 광장에 도착했다.

시민들은 유가족들이 광장 안으로 편안히 들어올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며 “힘내세요!” , “수고하셨습니다”라고 외치고 박수를 보냈다.

이에 유가족들은 “감사합니다”라고 말하며 시민들을 향해 인사했다.

이날 문화제에 참석한 직장인 박정훈씨(34)는 “어느 순간 내가 세월호를 잊고 있었던 것 같아 스스로에게 부끄러웠다”며 “오늘 아침 세월호 참사가 100일이 됐다는 기사를 접하고 퇴근길에 꼭 광장에 들러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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