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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정원의 시사경제 쉽게 읽기]전세가는 왜 상승하나

[홍정원의 시사경제 쉽게 읽기]전세가는 왜 상승하나

기사승인 2014. 07. 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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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70%에 육박하면서 왜 전세가가 올라가는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지난 11일 국민은행 부동산통계에 따르면 아파트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은 68.8%로 해당 은행이 통계를 작성한 이래 최고치인 2001년 10월의 69.5%에 0.7%포인트 차로 근접했다.

백성준 한성대 교수(부동산학과)는 “전세가와 매매가의 상관관계는 이자율변동·세금·수수료·감가상각 등을 배제한다면 사용자비용과 임차인비용의 관계를 통해 설명할 수 있다”며 “아파트 시장 경기가 활성화돼 사용자비용이 줄어들면 덩달아 전세값도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기타비용을 고정된 것으로 가정한다면 전세가와 매매가의 수준을 결정하는 것은 사용자비용과 임차인비용이고, 부동산 경기가 활성화되면 사용자비용이 줄어 전세가가 내려간다는 것이다.

사용자비용과 임차인비용에 대해 다루기 전에 먼저 아파트 가격은 어떤 방식으로 결정되는지 알아보자. 아파트의 가격은 임대료의 현재가치로 결정된다. 수명이 30년이고 월세가 100만원인 어떤 아파트의 현재가치는 30년간 100만원의 월세를 할인해 합친 3억2169만원이 된다. 내년에 받을 월세부터는 이자율만큼 할인되기 때문에 30년치 월세를 단순히 합한 3억6000만원보다는 7831만원 적다.

사용자비용은 아파트 소유 시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는 비용이다. 만약 홍길동이 3억2169만원을 대출 받아 위의 아파트를 사려 한다면 대출 이자에서 예상되는 시세차익을 제한 금액이 사용자비용이 된다. 이자율이 1%일 때 홍길동은 1년에 321만원의 이자를 내야 하는데, 예상되는 시세차익에 따라 사용자비용은 늘어날 수도 있고 줄어들 수도 있다.

임차인비용은 쉽게 말해 전세자금 대출비용이다. 곧 결혼을 앞둔 김철수가 전세로 신혼집을 마련하고자 한다면 그의 임차인비용은 전세금을 마련하기 위해 은행에서 대출받은 돈의 이자와 같다. 만약 김철수가 전세금 2억원을 이자율 1%에 빌렸다면 200만원의 이자가 그의 임차인비용이다.

전세가는 홍길동의 아파트 소유 예상 비용과 김철수의 전세자금 대출이자가 같아지는 수준까지 올라간다. 아파트 유지비용이 전세자금 대출이자보다 높으면 사람들은 전세를 선호할 것이고, 반대의 경우라면 자가를 선호할 것이기 때문이다.

김철수의 입장에서 전세자금 대출이자가 아파트 자가 비용보다 크다면 굳이 전세로 들어갈 이유가 없다. 예컨대 이자율이 1%이고, 해당 아파트값이 1000만원 오를 것이라고 예상한다면 전세금으로 2억원을 대출받아 200만원의 이자를 내느니 3억2169만원을 대출받아 이 아파트를 사는 것이 이득이다. 이자로 321만원을 내도 아파트값이 1000만원이나 올랐으니 679만원이나 이득이다.

홍길동도 마찬가지다. 만약 이자율이 1%이고, 아파트값이 1000만원이 떨어진다면 3억2169만원을 대출받아 이 집을 소유한 대가로 1년에 이자321만원을 포함한 1321만원을 내야한다. 전세가는 아파트 매매가 3억2169만원보다 적을테니 홍길동이 전세로 산다고 마음 먹으면 아무리 많은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일년에 321만원만 내면 된다. 이 경우 홍길동은 자가를 포기하고 전세 임차인이 되고 싶을 것이다.

위의 상황에서 아파트 값이 오르지 않는다면 사용자비용은 321만원, 임차인비용은 200만원이므로 전세수요가 많아져 전세가는 매매가인 3억2169만원까지 올라갈 것이다. 반면 아파트 매매가가 200만원 오른다고 가정하면 사용자비용은 321만원에서 시세차익 200만원을 제한 121만원이 되므로 전세값은 1억2100만원까지 떨어진다.

정리하자면 전세가는 다른 조건이 일정하다면 예상시세차익에 따라 좌우된다. 앞으로 아파트 값이 많이 오를 것이라고 예상되면 전세 수요가 매매수요로 옮겨가 전세가가 떨어질 것이고, 매매가 보합세가 예상된다면 전세가는 매매가 수준을 향해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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