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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0 재보선 현장] 순천 빅뱅.. ‘호남에 새누리 깃발 꽂힐까’

[7·30 재보선 현장] 순천 빅뱅.. ‘호남에 새누리 깃발 꽂힐까’

기사승인 2014. 07. 27.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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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서기' 이정현 vs '당력 총동원' 서갑원
7·30 재보궐선거가 사흘 앞으로 다가온 27일, 전남 순천·곡성에선 뜨거운 선거전이 펼쳐졌다.

‘야당의 텃밭’이라 일컫어지는 호남이지만 지역 민심은 새정치민주연합의 낙승을 예상하기 어려웠다.

◇ ‘선공’ 아침을 깨운 이정현.. ‘일당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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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0 재보선 순천·곡성에 출마한 이정현 새누리당 후보가 27일 순천 풍덕동 아랫장에서 시민들과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윤희훈 기자
정적이 흐르던 순천 풍덕동 아랫장의 일요일 아침을 깨운 건 이정현 새누리당 후보였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7시 40분께 유세차량에 홀로 올라서서 “이정현입니다, 꼭 한번 도와주십시오. 정말 일하고 싶습니다”라고 외치며 나타났다.

오늘 하룻동안 장마당에서 팔 물건들을 정리하고 있던 상인들은 이 후보를 향해 손을 흔들며 맞이했다.

그렇게 아랫장 지역을 한바퀴 돌고 난 후, 이 후보는 간단한 아침식사를 마치고 아랫장 사거리로 돌아왔다.

이번엔 유세차량이 아닌 자전거였다. 역시 혼자였다. 자전거를 타고 나타난 이 후보에게 시민들은 살갑게 다가갔다.

시민 몇 몇은 선거에서 승리할 것이라는 덕담을 건네주며 이 후보의 건승을 기원하기도 했다.

기자가 다가가 선거 판세를 묻자, 이 후보는 “어떤 지역인지 아시지 않느냐. 휴. 쉽지 않다”고 했다.

이 후보가 입고있는 붉은색 조끼에 ‘새누리당’이 적혀있지 않음을 지목하며 “당색을 최대한 배제하려는 것이냐”고 다시 묻자, 이 후보는 “새누리당 후보로써 호남을 선택해 당당하게 승리하려고 나온 것인데, 왜 당색을 지우겠느냐. 이 조끼는 예비후보때부터 입은거라 안적혀있지만 모든 공보물, 현수막, 유세차량에 새누리당이라고 꽉 박고 있다”고 손사래를 쳤다.

그는 이어 “혹여라도 그런 평가는 하지 말아 달라. 제가 공천이 안돼서 여기로 왔겠느냐. 지역구도도 (깨고), 인물로 평가받겠다”고 했다.

기자와 대화를 나누는 사이, 사거리의 신호가 바뀌었다. 이 후보는 횡단보도를 건너온 시민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눈 뒤, 유세 차량에 올라섰다.

유세 차량에 올라선 이 후보는 “18대 국회의원 때 비례대표로 고향을 잊지 않고 호남 예산 지킴이 소리를 들으며 일해왔다”며 “19대 의원 1년 10개월짜리인데, 없는 셈 치고 저를 한번 밀어달라. 나 이정현이 ‘국회의원은 저렇게 하는거구나’ 라는 걸 제대로 보여주겠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이 후보의 연설을 듣던 시민들은 큰 박수로 화답했다. 시민들 사이에선 “이정현, 이정현”을 연호하는 소리도 터져나왔다.

아랫장 사거리에서 만난 안철호(60, 순천 낙안)씨는 “이제 순천에선 당이 필요없다고 한다. 당을 찍는게 아니라 인물을 보고 찍는다고 한다”며 “19대 총선에서도 김선동(전 통합진보당 의원)이 되지 않았냐. 민주당(구 새정치연합)에 대한 실망이 크다”고 말했다.

안 씨는 “가장 중요한 것은 지역을 위해 일할 수 있는 사람인데, 일단 이번에 해보고 어영부영하면 다음에 안뽑으면 되는 것 아니냐”며 “이번 선거만으로 지역감정 타파까지는 어렵더라도 이정현 찍어주면 저쪽(새누리당)에서도 좀 달라지지 않겠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어쨋든 선거가 500~1000표로 박빙승부가 됐으면 한다. 그래야 당선자가 시민 무서운 줄 안다”고 덧붙였다.

택시기사 장재희(미상)씨도 “사전투표 한 사람을 보니 이 후보를 찍었다는 사람이 많더라. 이 후보가 될 것 같다”며 “19대 의원 2년도 안남았는데 이 후보가 내세운 공약 중 한두개만 해도 다음에 또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세를 마치고 내려온 이 후보는 시장 상인과 장을 보러 온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며 총총 사라졌다.

◇ ‘반격’ 안철수의 지원 업은 서갑원.. ‘총력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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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0 재보선 순천·곡성에 출마한 서갑원 새정치민주연합 후보가 안철수 공동대표와 순천 풍덕동 아랫장 상인들과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사진=새정치연합 제공
이 후보가 떠난 아랫장엔 바로 이어 서갑원 새정치연합 후보가 당도했다. 9시30분께 수행비서 한 명과 함께 나타난 서 후보는 시민들과 악수를 나누며 지지를 호소했다.

한 노인은 서 후보가 악수를 청하며 명함을 건네자 “어제 투표했어요. 2번 찍었어요”라며 화답했다.

다소 조용히 진행되던 서 후보의 거리 인사는 안철수 새정치연합 공동대표가 지원에 나서면서 열기가 뜨거워졌다.

젊은 학생들은 안 대표의 모습이 눈에 띄자 “안철수다”라고 환호성을 질렀다. 이날 서 후보의 아랫장 지원 유세엔 안 대표를 비롯해 주승용 사무총장, 김효석 최고위원, 이윤석 의원(전남도당위원장), 이미경 의원, 황주홍 의원, 김승남 의원, 문병호 의원 등이 함께 했다.

연설대에 올라 마이크를 쥔 안 대표는 “7월 30일 정말로 중요한 날이다. 이번에 사전 투표, 굉장한 사전 투표율을 순천에서 기록했다. 순천이 새롭게 바뀌자는 열망을 담은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서 후보를 뽑아주시고, 그 힘으로 새로워진 순천, 달라진 순천, 정의로운 순천으로 거듭날 수 있는 힘 주시기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서 마이크를 잡은 서 후보는 “순천 시민들이 땀의 댓가를 제대로 받을 수 있도록 열심히 일하겠다”며 “가장 안전하고 질 높은 교육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순천만정원, 국가정원 지정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아랫장 유세를 마치고 서 후보와 안 대표 등 지도부는 순천 해룡면 순천제일교회로 향했다.

교회에서 기자와 만난 안 대표는 ‘이번 선거, 순천·곡성 지역구의 중요성’을 묻자, “이번 선거는 순천뿐만 아니라 세월호 참사 이후 새로운 대한민국으로 나갈수 있느냐 없느냐를 가르는 중요한 순간”이라면서 “이번 선거는 (박근혜정부의) 책임을 묻는 선거”라고 평가했다.

교회에는 이 후보도 와있었다. 지난주 일요일 남정동 순천성광교회에서 마주쳤던 두 후보는 공교롭게 2주 연속 같은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게 됐다.

예배 말미 홍성호 제일교회 담임목사는 두 후보를 성도들에게 소개했다. 홍 목사는 “누구를 뽑을 지는 성도들의 몫”이라면서 성도들에겐 대한민국 정치를 위한 기도를, 두 후보에겐 국민을 위한 정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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