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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과 펑리위안의 패션에 숨겨진 전략

시진핑과 펑리위안의 패션에 숨겨진 전략

기사승인 2014. 07. 27.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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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미경 칼럼] 편안함과 리더십이 공존하는 소프트 파워 이미지
시진핑과 컬러 매치로 상대로 신뢰감 줘 외교적 성과

강대국 간 경쟁은 경제력과 군사력을 바탕으로 한 힘겨루기다. 하지만 경제·국방·외교를 넘어 퍼스트레이디 패션에서도 보이지 않는 경쟁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제 더 이상 패션의 아이콘이 연예인이나 모델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것을 전세계 퍼스트레이디들이 입증하고 있다. 특히 미국 내에서 남다른 패션 감각과 자신 있는 제스처·바디랭귀지로 버락 오바마 대통령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미셀 오바마에 이어 ‘패션 외교란 이런 것이다’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영부인 펑리위안(彭麗媛)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펑리위안은 가수 시절 변방군대를 자주 방문해 민중가요를 많이 불렀다고 한다. 그녀가 인기에 집착하지 않고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민요풍의 노래를 부르며 위문공연으로 많은 시간을 보내는 등 다른 가수와 다른 활동을 해왔기 때문에 중국인들에게 더욱 친근하게 느껴졌던 것이 아닐까. 그녀가 군복을 입은 모습은 여군이라고 해도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잘 어울렸다.

공식석상에서 그녀의 패션에서 눈에 띄는 특징은 자신의 패션을 부각하기에 앞서 상대 퍼스트레이디와의 조화를 고려한다는 점이다. 이는 상대국에 대한 보이지 않는 배려라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녀가 해외 방문 때 입는 옷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디자이너의 의상이나 액세서리가 아니다. 대부분 중국 디자이너에 의해 자국에서 만들어진 제품이라는 점은 특히 주목할 만하다. 시 주석 부부의 의상 및 소품이 모두 중국 제품이라는 사실은 놀랍다.

이는 중국의 패션시장 업계는 물론 중국인들의 신뢰와 애정이 더 커질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더 놀라운 사실은 시 주석 부부의 코디 및 스타일링 모두 펑리위안의 작품이라는 점이다.

시 주석은 외국정상이나 대표단을 만들 때 넥타이 색깔을 상대와 비슷한 컬러로 매치시키는 경우가 많다. 교감과 친밀감을 이끌어 내기 위한 의도가 엿보인다. 가수 출신인 펑리위안은 원래부터 패션에 대한 감각이 남달랐다고 한다.

주요2개국(G2)으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이긴 하지만 이미지 메이킹이나 스타일링에 대한 개념이 일반화돼 있지 않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들의 패션연출은 프로의 손길을 연상케 한다. 하지만 놀랍게도 전문 스타일리스트를 두지 않고 펑리위안의 내조와 감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한다.

그들의 패션 아이콘은 소프트파워 이미지가 아닐까 생각된다. 가장 인상적인 패션을 꼽자면 지난해 탄자니아 방문 시 남편인 시 주석과의 컬러 매치이다. 시 주석의 하늘색 계열 넥타이와 펑리위안의 하늘색 스카프의 매치는 그야말로 센스 그 자체였다. 그들의 기품과 우아함이 한껏 돋보이면서 커플 매치에 신세대적인 감각도 엿보였다. 안정적이면서도 세련된 시 주석 부부의 패션은 세계인들의 주목을 끌뿐 아니라 패션 시장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기에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창덕궁 애련지 둘러보는 펑리위안 여사
한중 정상회담을 위해 방한 중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부인 펑리위안 여사가 3일 조윤선 정무수석과 나선화 문화재청장의 안내로 서울 창덕궁 경내 애련지를 둘러보고 있다./사진=사진공동취재
지난 7월 3일 시 주석부부가 1박 2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했을 때 펑리위안의 패션은 한국은 물론 전세계 매체의 이슈가 되기에 충분했다. 그녀는 고급스런 소재의 드레이핑 블라우스에 한복 소매를 연상케 하는 연한 베이지 색상의 숏재킷을 매치해 단아한 퍼스트레이디 룩을 선보였다. 블랙 클러치백의 액세서리 선택 또한 그녀의 패션 감각을 보여주기에 충분한다.

창덕궁을 방문한 그녀는 변형된 차이나 컬러 백색 원피스로 단아함과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연출했다. 심플한 디자인에 짙은 녹색의 브로치로 포인트를 줘 강약이 비춰지는 센스 있는 코디를 연출했다. 그녀는 의상이 주는 고급스럽고 단아한 이미지에 선명한 이목구비를 가진 얼굴 전체에서 풍기는 인자하고 너그러운 표정이 더해져 퍼스트레이디로서의 최상의 이미지를 만들어 가고 있는 듯하다.

또 하나 재미있는 사실은 펑리위안은 ‘보이는 내조’를 하는 중국 최초의 퍼스트레이디라는 점이다. 젊은 시절 그녀가 가수로서 활동한 이력도 그 이유가 될 수 있겠지만 그녀만이 가진 소프트 리더십은 지금까지 보여주었던 중국의 퍼스트레이디와는 차별화된 이미지이다. 그녀는 지금도 국내·외적으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고 한다.

한국가구박물관 찾은 한-중 정상
박근혜 대통령과 국빈 방한한 시진핑 중국국가주석, 부인 펑리위안 여사가 4일 오후 서울 성북구 한국가구박물관으로 초청해 오찬을 갖기 전 특별전시장을 관람하고 있다./사진=청와대 제공
그렇다면 그녀가 지금까지 선보인 패션의 특징을 무엇일까.

첫 번째, 그녀는 패션 외교에 있어 고수 중의 고수다.
여성스러움과 고급스러움을 놓지 않으면서도 거부감을 주지 않는 편안한 디자인과 컬러로 많은 중국인들이 그녀를 어려운 퍼스트레이디가 아닌 중국시민과 함께하는 사람이라는 인식을 하게 만들었다. 그녀는 외교적으로 필요한 장소나 행사에서 전통의상을 즐겨 입었는데 이는 고전미와 현대미를 동시에 보여주려 하는 노력의 일환으로 평가된다. 또한 외국 방문 때는 컬러 포인트를 맞춰 부부의 애정을 보여주는 동시에 평온하면서도 안정적인 느낌으로 외교적 효과를 이끌어내려고 한다.

두 번째, 그녀의 패션에는 색깔이 있다.
패셔니스트는 단지 옷을 잘 입는다고 좋은 평가를 받을 수는 없다. ‘TPO(Time·때, Place·장소, Occasion·상황)’에 맞는 옷차림, 이것이야 말로 패션에 있어서, 특히 정치인의 이미지에 중요한 요소다. 글을 써내려가면서 그녀의 외부 활동 의상을 분석한 결과 그녀는 자신만의 컬러가 분명한 사랑스럽고 우아한 퍼스트레이디였다.

그녀의 패션은 신뢰와 배려를 바탕으로 이루어 낸, 퍼스트레이디 이미지와 완벽하게 부합하는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됐다. [글 : 조미경 CMK 코리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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