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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한달에 두번 반짝특수… 상인 “주차공간 열악해 올 사람도 못온다”

[르포]한달에 두번 반짝특수… 상인 “주차공간 열악해 올 사람도 못온다”

기사승인 2014. 07. 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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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의무휴업 2년… 전통시장, 안녕하십니까?
고객선호상품파악·배달서비스 등 활로 찾기 안간힘
더위에 생선가게는 파리만… "주차장 지원" 한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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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후 서울 마포 공덕시장에서 소비자들이 필요한 식료품 등을 구입하고 있다. 상인들은 “대형마트가 문을 닫는 날에는 확실히 손님이 더 많다”고 입을 모았다.
27일 오후 서울 마포 공덕시장은 평소보다 활기가 찼다. 비바람이 그쳐 나들이하기 좋은 날씨였을 뿐 아니라 근처 대형마트가 문을 닫았기 때문이다.

대형마트 의무휴업에 대한 실효성 논란이 2년째 진행되는 가운데 실제 전통시장의 분위기를 살펴보기 위해 현장을 찾았다. 상인들은 이구동성으로 “그나마 (의무휴업) 제도가 있어 한 달에 1~2번은 시장 분위기가 좀 살아난다”면서도 “불황이기도 하고 시장이 마트보다는 아무래도 장보기에 불편한 점이 있다”고 털어놨다.

특히 과일 가게나 반찬 가게가 주부들로 북적였다. 시장은 중장년층이 많이 찾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젊은 부부들도 다수 시장을 찾았다. 반찬가게를 운영하는 최은희 사장(33·여)은 “이런 날은 대형마트가 문을 연 날보다 매출이 1.5배 정도는 더 높다”며 “마트가 문을 열 때는 이 시간대 손님이 하나도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부경농산’을 운영하는 안영현 사장(49)은 “오늘처럼 주변 마트가 쉬는 일요일에는 평소 주말보다 30만~50만원은 더 판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고객들을 전산 입력해 어떤 과일을 선호하는지 파악하고 배달도 해준다”면서 “전통시장도 나름의 자생력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무리 대형마트가 쉬어도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는 수산물의 경우에는 분위기가 조금 달랐다. 한 수산물 가게를 운영하는 상인 A씨(62)는 “평소보다 약간 손님이 늘긴 했지만 그래도 대형마트를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A씨는 “날이 더우면 손님이 없는데 올해는 추석이 빨라 대목도 없을 것 같다”고 털어놨다.

생닭과 삼계탕거리 등을 판매하는 B씨(55) 역시 “하루 종일 앉아있기만 했다”면서 “젊은 사람들이 시장에 오겠냐”고 푸념했다.

그동안 대형마트 업계는 소비자들이 마트가 문을 닫았다고 해서 반드시 전통시장에 가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해왔다. 실제로 주요 대형마트들은 의무휴업이 실제 매출에 영향을 미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의무휴업으로 빠진 대형마트 고객들이 전통시장으로 흡수된다는 사실도 숫자로 증명하기에는 쉽지 않다.

반면 소상공인업계는 “대형마트·SSM 의무휴업일에는 영세상인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고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은 올 초 마트 의무휴업일에 중소 소매업체 384곳, 전통시장 내 점포 153곳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한 결과 전체 평균 매출은 전주에 비해 12.9%, 평균 고객 수는 9.85명 증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전통시장의 평균 매출은 18.1%, 평균 고객 수는 17.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전통시장이 대형마트에 비해 불편하다는 점을 두 업계 모두 공감하고 있다.

공덕시장의 한 상인은 “시장을 살리려면 의무휴업 뿐 아니라 좀 더 깊이 있는 지원이 필요한데 대표적인 게 주차”라며 “이 주변에는 초등학교가 있어 주차비가 몇 배 더 드는데 이 정도는 해결을 해줘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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