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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함께였다”...단원고 생존학생들, 친구와 함께 증언

“그들은 함께였다”...단원고 생존학생들, 친구와 함께 증언

기사승인 2014. 07. 28.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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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후 경기 단원고 학생들을 태운 미니버스가 수원지법 안산지원을 빠져 나가고 있다./사진=이철현 기자
세월호 참사 승무원들에 대한 재판을 진행 중인 가운데 당시 생존자인 경기 안산 단원고 학생 6명이 처음 증인으로 법정에 모습을 드러냈다.

28일 오전 10시 광주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임정엽) 심리로 열린 이준석 선장 등 세월호 승무원 15명 공판이 열리는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이들 학생들은 미니버스를 타고 가족·친구와 함께 경찰의 호위를 받으며 법원 정문으로 들어갔다.

경찰은 버스에서부터 법원 정문까지 폴리스라인을 치며 이들이 완전히 모습을 보이지 않을 때까지 일체의 접근을 통제했다. 법정을 빠져나올 때도 마찬가지로 경찰의 통제 속에 버스가 완전히 모습을 감출 때까지 계속됐다.

재판부는 학생들이 미성년자이며 안산에 거주하고 있는 가운데 사고 후유증으로 장거리 이동이 어려운 점을 고려해 지난달 24일 재판이 진행 중인 광주가 아닌 안산에서 재판을 열기로 결정했다.

또 학생들의 심리적 안정을 위해 화상증언을 계획했지만 학생 대부분이 친구와 함께 증인석에 앉는 조건으로 법정 증언을 희망해 이들 학생의 법정 참석도 허락했다.

재판부는 이번 재판을 비공개하기로 결정했다. 생존 학생들의 심리적 안정을 고려한 조치였다. 이에 따라 학생 가족과 취재진 등 10여명만 재판 방청이 가능했다.

세월호 4층 선미 쪽 왼편 SP1 선실에 머물던 A양은 이날 법정 증언에서 “배가 기울어지기 시작하더니 이내 90도로 섰다”며 “옆에 있던 출입문이 위로 가 구명조끼를 입고 물이 차길 기다렸다가 친구들이 밑에서 밀어주고 위에서 손을 잡아줘 방에서 빠져나왔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는 “선실에서 나와보니 비상구로 향하는 복도에 친구들 30여명이 줄을 선 채로 구조를 기다리고 있었다”며 “구조대가 오지 않아 한명씩 바다로 뛰어들었는데 내가 뛰어든 뒤 파도가 비상구를 덮쳐 나머지 10여명의 친구들은 빠져나오지 못했다”고 떨리는 목소리로 덧붙였다.

A양과 같은 선실에 있던 B양은 “손 닿으면 닿을 거리에 있던 고무보트에 탄 해경은 비상구에서 바다로 떨어진 사람들을 건져올리기만 했다”며 “비상구 안쪽에 친구들이 많이 남아있다고 말했는데도 가만히 바라보기만 했다”고 말했다.

사고 당시 친구를 만나러 선체 중앙 왼편 B22 선실에 갔던 C양은 배가 기울어져 위쪽에 위치한 오른편 선실에서 누군가가 커튼으로 만든 줄을 던져줘서 탈출했지만 도움을 준 사람이 승무원이나 해경은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학생들은 증언을 마친 후 재판부에 승객을 버리고 먼저 배에서 탈출한 승무원들을 엄벌에 처해달라고 호소를 하면서 이준석 선장 등 승무원들을 강하게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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