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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생존 학생 “해경 구조없이 갑판에만 있었다”

세월호 생존 학생 “해경 구조없이 갑판에만 있었다”

기사승인 2014. 07. 29.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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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경찰이 세월호 침몰 사고 당시 적극적인 구조 시도 없이 갑판에만 머물렀다는 증언이 나왔다.

광주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임정엽)는 29일 오전 수원지법 안산지원에서 단원고 학생 7명을 증인으로 출석시킨 가운데 이준석 선장 등 세월호 승무원 15명에 대한 공판을 진행했다.

4층 B28 선실에 머물던 A양은 “선실에서 갑판까지 오르막인데 옆방에 있던 아저씨가 커튼을 뜯어서 만든 로프를 내려줘서 잡고 올라왔다”며 “갑판에 도착해보니 해경이 계단 옆 외벽에 서 있었다”고 말했다.

배 안에 사람이 많다고 말해줬느냐는 검사 질문에 “해경이 위에서 다 볼 수 있는 상황이었고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며 “친구로부터 해경이 ‘올라올 수 있는 사람은 올라오라’는 말을 했다고 들었다”고 대답했다.

B양 역시 “갑판에 나와 헬기를 탈 때에만 해경의 도움을 받았다”고 진술했으며 C양은 “갑판에 있던 해경이 가만히 있다가 어느 순간 사라졌다”고 증언했다.

D양은 “해경은 갑판 외벽에 서서 헬기로 올려주기만 했고 생존자들이 빠져나오던 출입구 쪽으로 가는 것을 보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해경이 서있던 외벽과 출입문이 떨어져 있어 배 안쪽을 살펴보기 어려웠을 것 같고 헬기 소리 때문에 살려달라는 비명을 들었을 가능성도 작다”고 덧붙였다.

학생들은 승무원과 해경 등의 미흡한 사고 대처로 인명피해가 늘어났다고 입을 모았다.

한 학생은 “우리는 단순히 수학여행 길에 사고를 당한 게 아니라 사고 후 잘못된 대처로 이렇게 많은 목숨을 잃은 것”이라며 “탈출 당시 건너편 친구랑 눈이 마주쳤는데 결국 배에서 나오지 못한 그 친구가 바닷물에 잠긴 모습이 떠올라서…”라며 울먹이며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또 다른 학생도 “대기하다가 탈출하는데 1시간 정도 걸렸으니 처음부터 대피하라고 했으면 훨씬 많이 살 수 있었을 것”이라며 “배 앞에 구명보트라도 있었다면 뛰어내렸을 텐데 한 척도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전날에 이어 승객을 버리고 먼저 탈출한 승무원들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호소하며 증언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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