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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도심 다가구·다세대는 이미 ‘월세시대’

서울 도심 다가구·다세대는 이미 ‘월세시대’

기사승인 2014. 07. 30.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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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세대·다가구 주택 세입자 절반가량이 월세 세입자
서울 도심 인근 주택밀집지 "10개 중 1개가 전세"
분당 정자2
경기도 성남시 분당의 한 공인중개소 매물표.
#. 서울 용산구 후암동에서 전용면적 45㎡ 다가구 주택에 월세로 살고 있는 조모씨(38)는 재계약을 앞두고 마음이 심란하다. 2년 전 보증금 3000만원에 월 60만원 월세로 이 집에 들어왔던 조씨는 다음번에는 꼭 전세로 집을 구하겠다고 마음먹고 저축을 해왔다. 그러나 현재 인근에서 전셋집은 하늘의 별 따기보다 어려울 만큼 매물이 없다. 집주인은 재계약을 할 경우 보증금과 월세를 올리지 않겠다는 제안을 한 상태다.

저금리가 장기화되면서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되는 가구가 늘고 있다. 특히 다가구·다세대 주택일수록 월세로 전환되는 비율이 높아 서민들의 주거비부담이 커지고 있다.

30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체 주택 임대차 거래 중 월세 비중은 42.2%로 전년 동기(38.9%)보다 3.3%포인트 올랐다. 상반기 기준 월세 비중이 40%를 넘어선 것은 지난 2011년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이래 처음이다.

전국적으로 월세가구 비중이 높아지는 가운데 특히 단독주택, 다세대·다가구 주택의 경우 월세 거래 비중이 절반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전체 아파트 전월세거래 중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34.33%, 아파트 외 주택의 전월세거래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48.67%로 집계됐다. 다세대·다가구 주택 세입자 절반가량이 매달 월세를 내고 있는 셈이다.

◇ 서울 도심 다가구·다세대, 전셋집 구할 확률 10%

서울의 경우 시내 인접 지역 다세대·다가구 주택일수록 월세 가구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용산구, 중구 등지 다가구 주택 밀집 지역에는 이미 최근 몇 년간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된 가구가 많아 전셋집 찾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서울 용산구 후암동 인근 Y공인 관계자는 “1~2년 전부터 월세 가구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현재 전세 매물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며 “10명이 전세 매물을 구하면 1명이 겨우 계약을 할 수 있는 정도”라고 말했다.

이어 “기존에 전세로 들어온 사람들이 재계약을 한 경우도 작게는 10만~20만원라도 월세를 떠안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월세 물량이 늘어난 대신 가격은 거의 오르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구 동화동 T공인 관계자는 “대부분이 반전세, 월세로 거래되고 있어 전세가격 기준자체가 없어진 상황”이라며 “전세는 집주인이 부르는 게 값”이라고 말했다.

◇ 월세가격표본시스템·주거 바우처 지원 등 절실

전문가들은 임대차시장이 전세에서 월세로 넘어가는 것은 필연적이라고 평가한다. 다만 시장 변화에 수요자들이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실장은 “전세가격은 수요자들이 미리 알아보고 구할 수 있는 구조인데 반해 월세 시장에는 아직 제대로 된 가격 표본이 없어 제각각인 경우가 많다”며 “월세가격 기준을 알 수 있는 가격표본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전세에서 월세로 재편되는 시장의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월세 일부를 보조해주는 주거비 바우처 등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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