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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언 도피 ‘총책’ 진짜 누구…검찰 또 ‘허탕’ 수사?

유병언 도피 ‘총책’ 진짜 누구…검찰 또 ‘허탕’ 수사?

기사승인 2014. 07. 30.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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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피 '총책' 신병확보에도 '성과' 미미해 논란 일으키기도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73·사망)의 도피 총책으로 알려진 일명 ‘김엄마’ 김명숙씨(59·여)의 실체를 놓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검찰은 그동안 김씨를 유 전 회장의 도피 총괄 지휘자로 올려놓고 수사에 집중했지만, 김씨는 친분에 의해 유 전 회장을 도왔고 유 전 회장의 음식을 전담하는 역할을 했을 뿐이라고 주장하기 때문이다.

30일 검찰에 따르면 세월호 실소유주 일가 비리를 수사 중인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헌상 2차장검사)은 지난 28일 자수한 김씨를 이틀 동안 강도 높게 조사한 후 전날 오후 10시15분께 귀가 조치했다.

당초 검찰은 유 전 회장의 도피를 총괄 기획한 이재옥 헤마토센트릭라이프재단 이사장(49·구속)이 5월 27일 검찰에 체포된 이후부터 김씨를 순천 지역 도피조를 총지휘한 인물로 판단했다.

하지만 김씨는 검찰 조사에서 “2006년 1월부터 금수원에 있는 식품팀에서 일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유 전 회장과 도피와 관련해서는 “유병언 은신 중에 식사와 먹거리 담당이었고 4월말부터 5월초까지는 식사 준비를, 5월초부터 5월 중순께까지는 수차례 순천에 내려가서 유 전 회장의 식사와 먹거리를 준비했다”고 진술했다.

이 같은 김씨의 진술은 그동안 검찰이 판단하고 있는 유 전 회장의 도피자금 마련과 도피조 인력 배치, 은신처 마련 등 주된 역할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또한 검찰이 지목한 5월 27일은 유 전 회장의 행적과 관련해 의문이 남는 시점이다.

검찰이 이틀 전인 5월 25일 전남 순천의 별장 ‘숲속의 추억’을 급습한 이후 행방이 묘연한 유 전 회장이 최근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유 전 회장은 검찰의 급습을 피한 이후 홀로 떨어져 도주하다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한 김씨는 조사에서 5월 27일 또는 28일께 운전기사로 알려진 양회정씨(55)의 부인 유모씨(52)와 함께 금수원에서 나와 계속 같이 있었다고 진술하는 점도 검찰로서는 부담이다.

김씨의 진술이 사실이라면 유 전 회장의 도피와 관련한 총책 임무를 맡았다고 보기에 무리라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지난 28일과 29일 잇달아 자수한 김씨를 비롯한 양씨 부부가 자수 직전 입을 맞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양씨의 경우는 전날 부인 유씨가 김씨와 함께 자수한 지 불과 하루 만에 자수한 만큼 모종의 의도가 숨어있을 것이라는 의혹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김씨가 도피 총괄이 맞느냐는 질문에 “확인 중인 사안”이라고 즉답을 피했지만 “혐의는 있다”고 말했다.

또한 “‘밥집 아줌마’ 정도밖에 안 되는 것은 아니다”며 “ “그 이전(5월 25일)에 김씨가 유 전 회장 도피를 도운 것은 사실 있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지난 6월 13일부터 19일까지 연이어 신병을 확보한 일명 ‘신 엄마’나 ‘제2의 김엄마’, 유 전 회장의 매제 오갑렬 전 체코대사 부부(59) 등을 체포하거나 소환조사 할 때도 이들이 유 전 회장의 도피를 총괄하는 것으로 밝히거나 내비쳤다.

하지만 당시 검찰은 뚜렷한 수사 성과를 올리지 못해 조속한 검거 요구에 쫓겨 ‘실적부풀리기’ 아니냐는 비난을 감수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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