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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평창에서 하룻밤...오매 힐링되네

[여행] 평창에서 하룻밤...오매 힐링되네

기사승인 2014. 07. 3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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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전계곡-막동계곡 등 숨은 보석...안개낀 육백마지기도 장관
물수제비
백석산에서 발원해 오대천으로 흘러드는 막동계곡의 3단폭포에서 관광객들이 물수제비를 뜨고 있다. 오대천로를 따라 가다 장전계곡 직전 막동교에서 3단폭포가 보인다.
강원도 평창은 예전에 좀 멀었다.

서울에서 나귀를 타고 이레나 걸렸다고 하니 평창 아라리를 부르며 유유자적 오가던 길이었지 싶다.

요즘엔 승용차를 타고 2시간 남짓이면 되니 여행지치고는 더도 덜도 아니어서 딱이다. 여기에 전체면적의 65%가 해발 700m 고원지대여서 발을 딛는 순간 그야말로 힐링이 된다.

산과 계곡, 초원에 음식까지 모두 나를 위해 기다리고 있다는 생각만 해도 짜릿해지는 곳이 ‘아시아의 알프스’ 평창이다. /평창=글·사진 양승진 기자 ysyang@asiatoday.co.kr

장전계곡
이끼로 유명한 장전계곡의 하류는 수량이 풍부해 가족들이 무더위를 식히기에 그만이다.
◇평창강-오대천 그 보석 같은 계곡들

평창은 발왕산(1458m), 선자령(1157m) 등 24개의 명산에서 흘러내리는 청정수가 어울린 보석 같은 계곡들이 즐비하다.

평창강은 계방산에서 발원한 속사천과 흥정산에서 발원한 흥정천이 합쳐진 강이다. 상류에는 금당계곡, 뇌운계곡 등으로 불리다가 평창읍에 이르러 평창강으로 불린다.

평창강은 영월군 서면에서 주천강과 합쳐지고 영월읍 서쪽에서 서강이라는 이름을 얻었다가 동강과 합쳐져 남한강이란 커다란 물줄기를 형성한다. 평창강의 직선거리는 60km 정도지만 물길은 220km가 넘을 정도로 좌우로 크게 휘돌아 나가는 대표적인 사행하천이다.

평창강이 계촌천을 받아들이는 합천소에서 평창읍 뇌운리까지 4㎞의 뇌운계곡은 굽이굽이 돌아가는 물줄기가 아름답고 폭이 넓은 편으로 곳곳에 자갈밭과 모래톱이 있어 물놀이를 하기에 적당하다. 뇌운계곡 래프팅은 합창소를 출발해 형제바위, 우릉이소, 용소를 지나 뇌운보에 이르는 7km 코스로 약 2시간 정도 소요된다. 형제바위 급류에서는 짜릿한 스릴을 맛볼 수 있고 물이 잔잔한 곳에서는 수영도 즐길 수 있다.

뇌운계곡은 래프팅 명소로 잘 알려진 계곡이지만 물이 맑고 수량이 많아 견지낚시를 하는 강태공들에게도 인기가 높다. 뇌운계곡 래프팅(유미레저 033-332-0009), 수항계곡 래프팅(래프팅700클럽 033-333-9956)

사본 -이끼2
자연이 살아있음을 그대로 보여주는 장전계곡의 이끼 사이로 뽀얀 물살이 흘러내리고 있다.
오대천은 오대산 두로봉(1422m), 비로봉(1563m) 등에서 흘러나온 계류들이 모여 월정사를 지나 정선군 북면 나전리에서 골지천과 합류하는 55km 길이의 하천이다.

평창군 중앙을 관통해 흐르는 오대천은 신기계곡, 막동계곡, 장전계곡 등 수려한 계곡미를 자랑하는 작은 계곡들을 거느리고 있어 더위를 피하기에 이보다 좋은 곳은 없다.

말복까지 얼음이 있을 정도로 시원하다는 진부면의 신기계곡은 등산객의 발길이 뜸해 오지의 신비함을 갖추고 있는 박지산(1394m) 자락에 자리하고 있다. 원시림 사이로 흐르는 계류는 삼복더위에도 발을 오래 담그지 못할 정도로 차다.

막동계곡은 백석산(1365m)에서 발원해 오대천으로 흘러드는 계곡으로 맑은 물과 기암괴석이 비경을 이루는 곳으로 입구에는 10여m 높이의 웅장한 3단 폭포가 있다.

장전계곡은 가리왕산(1561m)에서 발원해 오대천으로 흘러든다. 물이 맑아 1급수에만 서식하는 열목어가 노닐고 있고, 기암괴석과 이끼 낀 계곡의 풍경으로 유명하다.

유유자적 흐르던 오대천이 폭이 좁아지면서 흐름이 거칠어지는 수항계곡은 래프팅 명소로 각광받고 있다.

자작나무2
평창 육백마지기 오르는 길에 있는 자작나무숲. 차를 타고 가면 휙 하고 지나칠 수 있어 창문을 열고 잘 살펴야 한다.
◇육백마지기에 꼭꼭 숨어 있는 비경

국내에 청옥산(靑玉山)이라는 이름을 붙인 산은 경북 봉화군 청옥산(1277m)과 강원도 동해시 청옥산(1404m)에 이어 평창군 미탄면의 청옥산(1256m) 등 몇 군데나 된다.

평창 청옥산은 ‘태백산맥의 지붕’이라는 가리왕산(1561m)에서 중왕산(1371m)으로 이어지는 남쪽 능선 끝에 솟은 산으로 완만한 능선과 육중한 몸체를 자랑한다.

하지만 청옥산은 대머리 산이다.

능선이 평탄하고 그 면적이 볍씨 600두락이나 된다는 뜻에서 지어진 ‘육백마지기’가 산 정상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지기의 크기는 지역에 따라 차이가 나지만 강원도에서는 300평 또는 150평을 한 마지기로 계산하면 얼추 9만~18만평 정도는 된다. 이것도 예전 규모이고 지금은 정상부위 일대가 다 밭이라고 보면 틀리지 않는다.

요즘 이곳에는 9월께 수확하는 배추 심기가 한창이다.

워낙 돌이 많은 탓에 포클레인이 밭을 고르면 할머니들이 배추 모종을 하는데 여간 고생이 아니다. 중갈이 무도 이곳의 대표적인 밭작물로 배 맛이 난다고 정평이 나 있고, 삼채도 한 켠을 차지하고 있다.

미탄면 소재지에 해가 나도 이곳 정상은 안개에 휩싸일 때가 많고 어떨 땐 비까지 흩뿌리기도 한다.

육백마지기 야생화
한여름 육백마지기는 안개가 자주 끼고 산정은 천상의 화원으로 변한다. 한 관광객이 야생화가 흐드러지게 핀 곳에서 강활을 만져보고 있다.
승용차로 갈 경우 회동리를 지나 회동계곡 삼거리 직전에 자작나무 숲이 펼쳐지는데 장관을 연출한다. 흰 기둥에 녹색 머리를 쓴 자작나무들이 줄지어 심어져 있어 보기만 해도 청량감을 느낀다.

육백마지기 정상 부근은 요즘 천상의 화원으로 변해 온갖 계절 꽃들이 반긴다. 큰까치수염과 동자꽃, 얼레지, 꿩의바람꽃, 노랑제비꽃, 홀아비바람꽃, 달개비 등이 하늘거린다.

등산코스는 평창군 미탄면 회동2리에서 청옥산~회동2리(7km, 3시간), 평안2리~청옥산~평안2리(8km, 4시간), 지동리~능선~청옥산 정상~서남능선~잣나무숲~지동리(9km, 4시간20분), 회동2리~청옥산~평안2리(8km, 4시간)가 있다.

육백마지기 아래는 사계절 1급수를 흘려보내는 보석 같은 회동계곡이 있다.

지역주민들은 ‘용소골’ ‘청옥산계곡’이라고 부르는 회동계곡은 총 8km로 사계절 내내 1급수가 흐르고 곳곳에 크고 작은 소(沼)와 폭포가 어울려 운치를 자아낸다.

사람들의 때가 덜 묻어 오지(奧地) 느낌 그대로인 회동계곡은 한 여름에도 햇살이 들어오지 않을 만큼 빽빽한 천연림 터널이다.

계곡 곳곳에는 청정한 자연을 대변하듯 어김없이 이끼와 폭포가 있고, 물에는 버들치, 산메기가 뛰논다.

회동계곡의 청정수는 동강으로 흘러들어 서울까지 기나긴 여정에 나선다.

육백마지기 배추
안개낀 육백마지기의 배추밭. 척박한 듯해도 9월이면 대한민국 최고의 배추들이 출하된다.
◆평창여행 팁

청옥산 육백마지기와 회동계곡은 승용차로 갈 경우 강원도 평창군 미탄면 회동2리로 내비를 찍으면 된다. 청옥산 길에서 회동2리 마을회관을 지나 왼쪽으로 가면 회동계곡을 따라 가는 길이 이어지지만 차 한 대만 겨우 갈 수 있다. 마을에서 팔각정과 화장실을 비치해 그나마 편의를 도모했지만 그 흔한 가게도 하나 없다.

마을회관에서 오른쪽으로 가면 육백마지기로 오를 수 있고 그 끝이 청옥산 정상이다.

숙박은 동계올림픽 영향으로 평창 시내와 대화면소재지에 깨끗한 모텔이 많다.

맛집은 더위사냥축제가 열리는 땀띠공원 맞은편에 평창한우마을 대화점(033-332-8300)이 있고, 송어요리는 평창읍 상리에 있는 평창송어(033-332-0505)가 이름나 있다. 메밀요리는 평창올림픽시장 내 메밀이야기(033-334-3456), 황태국은 대관령면 횡계리의 황태회관(033-335-5795)을 꼽는다. 봉평 이효석문학관 앞에 있는 가벼슬(033-336-0609)은 곤드레나물밥에 묵은지목살전골, 닭도리탕 등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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