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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언 죽음의 의혹은 계속된다

유병언 죽음의 의혹은 계속된다

기사승인 2014. 07. 31.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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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언 돈가방3
지난 23일 인천지검이 공개한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돈가방./사진=이진규 기자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73) 사망사건이 미궁으로 빠져드는 기미다.

유 전 회장의 장남 대균씨(44·구속) 검거에 이어 도피 핵심조력자인 ‘김엄마’ 김명숙씨(59·여), 이번 사건의 키맨 양회정씨(55) 자수 이후에도 실마리는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다.

이럼에도 검찰 수사는 이상하리만큼 빠른 속도로 정리돼가고 있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검찰의 특별수사팀도 곧 축소한다는 얘기가 들린다.

하지만 이대로 표면에 드러난 사실과 검거된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신도들의 진술에 의존해 사건을 마무리하기엔 ‘왜?’라는 물음에 선뜻 답할 수 없는 의문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양회정은 왜 유병언을 구하러 가지 않았나?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DNA 분석 등을 통해 6월 12일 전남 순천 송치재 인근 매실밭에서 발견된 시신이 유 전 회장이 아닐 수 있다는 의혹은 어느 정도 사그라졌다.

하지만 국과수가 부검을 하고도 정확한 사인 규명에 실패하면서 유 전 회장의 죽음을 둘러싼 의문은 증폭되고 있다.

도피 조력자들 가운데 어느 누구도 5월 25일 이후 시신이 발견된 6월 12일까지 유 전 회장의 행적에 대해 의미 있는 진술을 하지 않고 있으며 ‘연락이 안 됐다’거나 ‘모른다’는 진술로 일관하고 있다.

특히 양씨는 5월 25일 새벽, 별장 인근의 야망연수원에 수색 나온 수사관들을 보고 유 전 회장을 혼자 버려두고 도주한 뒤 유 전 회장을 구하기 위한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않았다는 믿기 어려운 진술을 하고 있다.

양씨는 자신이 다시 돌아가면 유 전 회장의 은신처가 발견돼 검찰과 경찰의 추적을 받을까봐 혹은 이미 늦었다고 생각해서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하고 있지만 유 전 회장과 양씨와의 그동안의 관계를 생각하면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답변이다.

◇유병언의 진짜 사인은? 끊이지 않는 타살 의혹…

유 전 회장이 야산에서 갑작스런 기온변화나 건강악화로 자연사한 것인지 자살한 것인지, 아니면 살해당한 것인지 현재로선 모든 가능성이 열려있다.

이런 가운데 유 전 회장의 타살 가능성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이유는 유 전 회장이 구원파라는 특수한 종교집단의 교주였다는 점 때문이다.

이미 지명수배가 내려졌고, 검거될 경우 최소 10년 이상의 수감생활을 하게 될 공산이 큰 상황에서 구원파 내부에서는 조직의 미래를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서지 않았겠냐는 추측이다.

유 전 회장 일가의 막대한 재산이 구원파 신도 여럿의 차명으로 산재돼 있다는 점도 이런 추측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범죄심리학을 전공한 A씨는 “가만히 생각을 해보면, 유 전 회장이 사망했을 때 그로 인해 이득을 얻게 될 사람, 혹은 상황이 더 나아지는 사람이나 집단이 누구일지를 생각해보면 (타살임을 전제로) 용의선상에 올릴 수 있는 사람은 구원파 내부 인물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유 전 회장의 사망이 확인된 직후 마치 잘 짜인 각본에 의한 것처럼 좀처럼 행방이 드러나지 않던 대균씨가 갑자기 검거되고, 핵심 피의자들이 하나 둘 자진해서 검찰로 자수하는 모양새 역시 이 같은 해석을 가능하게 하는 이유 중 하나다.

30일 인천지검 관계자는 “양씨의 태도가 일반적인 자수자의 태도와는 뭔가 다르다”고 말해 이 같은 의혹이 단순한 추측이 아닐 수 있다는 태도를 보였다.

◇사라진 7억5000만원의 행방…또 하나의 타살 근거

또 유 전 회장이 도피자금으로 지니고 다녔다는 약 20억원의 현금 중에서 지금까지 발견된 것은 검찰이 ‘숲속의 추억’에서 발견한 10억원(미화 16만 달러 포함) 가량과 부동산 구입에 사용한 것으로 알려진 2억5000만원이다.

특히 현장에서 발견된 4번, 5번의 띠지로 미뤄 1번부터 3번, 혹은 6번, 7번 띠지의 가방에 나머지 7억5000만원이 담겨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이처럼 사라진 현금의 행방 역시, 유 전 회장의 사망과 관련해 풀어야할 숙제다.

김씨와 양씨에게 각 3억원의 도피자금이 지급됐다는 신씨의 검찰 진술에 대해 두 사람은 그동안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해왔지만, 검찰은 이날 김씨가 제3자에게 맡겨놨던 도피자금 7000만원이 입금된 통장을 임의제출 받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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