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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노후 준비 ‘그림의 떡’

50대 노후 준비 ‘그림의 떡’

기사승인 2014. 08. 0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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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생활·교육비에 재무준비지수 해마다 하락
자영업, 타직업군보다 취약… 개인연금 꿈도 못꿔
커버스토리서브_50대 노후준비 먹구름_그래픽1
# 모 중소기업 관리부서에서 근무하다 40대 후반 회사를 퇴직한 강희정 씨(가명·51). 퇴직 후 3년째 대학가 변두리에서 패스트푸드점을 운영 중인 강 씨는 요즘 밤잠을 설치기 일쑤다. 대학 졸업을 앞둔 첫째 딸이 내년 초 결혼을 선언했기 때문. 둘째 딸 역시 대학 졸업까지 2년 이상을 더 지원해야 한다. 가게 오픈 당시 1억원 남짓한 퇴직금은 가게 보증금과 임대료, 인테리어 비용으로 모두 투자했고 모자란 돈 3000만원은 은행에서 신용대출을 받아 충당했다. 더욱이 올해 초 상가 임대료가 크게 오르면서 가족 생활비를 감당하기도 빠듯해졌다. 현 상황으로는 노후 준비는커녕 두 딸의 결혼 자금과 교육비 마련도 힘든 지경이다.

50대의 노후 생활 준비에 어두운 먹구름이 잔뜩 껴있다. 갈수록 치솟는 생활비와 높아지는 교육비 부담 때문에 노후 준비는 점점 뒤로 밀려나고 있다. 더욱이 조기 은퇴자 중 상당수가 빚을 내 자영업에 뛰어들면서 경제 전반이 휘청거릴 정도다.

1일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간한 ‘2013 한국 비(非) 은퇴 가구 노후준비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노후준비지수(기준 100)는 50.3으로 해마다 2~3포인트 감소 추세다. 특히 50대의 재무준비지수는 32.8로 지난해보다 7.1포인트나 낮아졌다.

또 미래에셋 은퇴연구소가 발표한 50대 부부의 적정 은퇴 생활비(은퇴 초기 건강한 은퇴자 부부가 매달 중산층 이상의 생활을 하는데 부족함이 없는 비용)는 약 300만원이다. 국민연금공단이 발표한 필요 적정 노후생활비(부부기준)도 184만원 수준이다. 은퇴 후 매월 184만~300만원의 고정적인 소득이 발생해야 원활한 노후 생활을 즐길 수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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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공무원이나 준공무원들의 노후 준비는 양호한 편이다. 퇴직 시 호봉이나 직급에 따라 차등 적용되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20년 이상 근무할 시 150만~350만원 사이의 연금이 평생 지급되기 때문이다. 근속연수 20년 미만의 공무원은 약 1억원 상당의 퇴직금이 일시불로 지급된다.

하지만 판매·서비스직 종사자나 기능직 종사자들은 퇴직 후 당장 먹고 살 걱정을 해야 한다. 특히 자영업자들의 재무준비 상태는 심각한 수준이다. 최근 국내 자영업자의 체감 경기가 악화된 가운데 이들 가구의 재무적 노후 준비가 다른 직업군에 비해 특히 취약한 구조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정부가 개인연금 가입을 권장하고 있지만 가입률은 저조하기만 하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2012년 기준 우리나라 국민들의 개인연금 가입률은 15.7%(약 800만명)로 조사됐다. 하지만 개인연금 가입자 중 60세 이상 고령자의 가입률은 5.7%에 불과해 개인연금을 이용한 노후대비가 부족한 상황이다. 더군다나 개인연금 가입률은 소득수준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인다. 고소득층 가입률은 60%를 넘어서지만 저소득층의 경우 2%도 채 되지 않아 소득계층 간 가입률 양극화가 발생하고 있는 것.

노현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직업적으로 자영업 가구의 재무적 노후준비가 가장 취약해 국내 소비경기 침체 시 이들 가구의 노후 생활이 더욱 어려움에 처할 가능성이 높다”며 “더욱이 영세 자영업자의 경우 공적연금·퇴직연금 등의 강제적 노후준비수단이 부족해 노후 취약계층으로 전락할 위험이 상존한다”고 염려했다.

아울러 “노후준비의 양극화 해소를 위해 저소득 가구의 재무적 노후준비를 유인할 수 있는 정책과 제도 보완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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