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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그룹 계열사들이 이재현 회장의 수술후유증 등 불가피한 경영공백에도 올해 상반기 실적에서 비교적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단기적인 실적 지표는 안정세를 되찾고 있지만 CJ그룹의 미래를 좌우할 투자가 상당부분 차질을 빚는 등 오너 공백으로 인한 후유증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CJ그룹의 지주회사인 CJ는 올해 상반기(1~6월) 연결기준 매출액이 9조505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 늘어났다. 영업이익은 4633억원으로 9.1% 증가했고, 당기순이익은 2127억원으로 100% 급증했다.
주력 계열사인 CJ제일제당도 연결기준(CJ대한통운 포함) 매출액 5조6490억원, 영업이익 2408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6%, 17.4% 증가했다. 특히 식품부문의 경우 지난해 2분기부터 강도 높게 실시 중인 가공식품 분야의 구조혁신 활동의 효과가 본격화되면서 수익성 개선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CJ대한통운의 실적 개선도 탄력을 받고 있다. 올 상반기 매출액은 2조195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3% 늘었고, 영업이익은 667억원으로 54.2%나 성장했다.
CJ오쇼핑은 상반기에 매출액이 15.7% 증가한 6611억원, 영업이익은 1.8% 늘어난 782억원을 기록했으며, CJ헬로비전도 매출액 6244억원, 영업이익 549억원으로 각각 11.8%, 11.3% 증가했다.
식자재 유통 및 단체급식 기업인 CJ프레시웨이의 경우 매출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11.1%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109억원으로 84.2% 증가하는 등 큰 폭의 수익성 개선을 이뤘다.
CJ그룹 관계자는 “상당수 계열사들이 지표상으로 실적 개선을 이뤄내긴 했으나 이는 대규모 투자나 인수·합병(M&A)을 중단하는 등 캐시플로(현금 흐름)에 우선을 둔 보수적인 경영에 나선 영향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CJ그룹이 불황과 오너 공백을 딛고 하반기에도 실적 안정세를 이어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 상반기 다소 부진한 성적표를 받은 CJ E&M과 CJ CGV 역시 역대 흥행작 1위에 오른 ‘명량’의 돌풍에 힘입어 하반기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반면 미래 성장에 대한 우려도 없지 않다. 이 회장의 공백이 1년 넘게 장기화하면서 올해 상반기에만 중단하거나 보류한 투자 규모가 4800억원에 이르는 등 미래 청사진 구축에 차질을 빚고 있어서다. 이는 당초 올해 상반기 계획했던 투자액 1조3000억원 중 35%에 해당한다.
CJ그룹은 투자액을 2010년 1조3200억원, 2011년 1조7000억원, 2012년 2조9000억원으로 매년 늘려왔으나, 이 회장이 구속된 지난해에는 보수적 경영으로 계획보다 20% 적은 2조6000억원에 그쳤다.
재계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적자를 감수해야 하는 해외 시장 개척이나 대규모 M&A 등은 오너의 결단이 뒤따라야 한다”며 “CJ그룹이 창조경제와 한류확산에 적극 나서며 국가 이미지를 높여 왔으나 사업적 측면에서 오너 부재 상황이 길어질 경우 장기적인 성장동력 마련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