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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장수(長壽)하고 싶다면 장수 가보세요

[여행]장수(長壽)하고 싶다면 장수 가보세요

기사승인 2014. 08. 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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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 천리 물길따라 가을마중...뜬봉샘-장안산 등 숨은 보석
장안산7
장수 무룡고개에서 장안산 들머리로 10분쯤 가면 전망대가 나온다. 이곳에서 이른 아침에 만나는 구름바다는 마치 푸른 바다에 불쑥 솟아오른 섬을 연상케 한다.
전라북도 장수(長水)는 여행지 치고는 좀 독특하다.
다른 지자체처럼 요란스럽지 않아 장수를 잘 모르는 사람들은 처음엔 전북인지 전남인지 헷갈리는 사람이 많다. 그만큼 숨겨진 여행지라는 얘기다.

자연이 주는 선물에 기대어 사는 순박한 사람들만 있어 의외로 사람이 그리울 만큼 푸근하다. 철따라 나오는 온갖 논산물이 농부의 마음을 닮은 듯 입안에 녹아드는 것만 봐도 여느 여행지하고는 다르다.

주민 2만3411명에 비해 소 사육두수는 3만3120두여서 소 인구가 좀 더 많고, 군청이 있는 자리가 해발 430m여서 평균 해발고도도 450~500m쯤 돼 좀 높은 편이다.

전체 면적의 78%가 산악 지형이어서 경남 함양·거창과 등을 맞댄 동쪽 사면에는 1000m가 넘는 고봉들이 남북으로 줄지어 서 빼어난 풍광을 자랑한다.

뜬봉샘1
수분마을 뒷산 계곡에 있는 뜬봉샘은 이성계의 개국을 알린 샘으로 처음엔 미약하지만 장장 397.25km를 흘러간다.
◇금강발원지 뜬봉샘을 아십니까

장수읍에서 19번 국도를 따라 8㎞ 정도 가면 소백산맥에서 노령산맥으로 이어지는 산줄기가 보이는데 이 줄기를 수분재(水分峙)라고 한다. 예전에는 재의 중앙에 외딴집이 한 채 있어 비가 오면 몸채의 용마루를 경계로 남쪽으로 떨어지는 지붕 물은 섬진강으로 흐르고, 북쪽으로 떨어지는 물은 금강으로 흘렀다고 한다. 수분마을 밑에는 장수읍과 번안면 경계지점인 해발 600m의 수분령(水分嶺)이 있다. 여기에서 섬진강과 금강의 두 강줄기로 나눠진다.

수분마을 뒷산 계곡에는 금강의 발원지인 뜬봉샘(飛鳳泉)이 있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1.5km 산길을 따라가면 나무데크로 정비를 잘해 힘들이지 않고 쉽게 샘까지 오를 수 있다.

샘은 해발 780m에 위치해 ‘금강 천리 물길 여기서부터...’라는 표지 아래 물이 솟는 곳에 옹달샘처럼 입구를 해놓았다. 처음엔 이끼 낀 수로를 따라 졸졸졸 흐르는 이 물이 진안~무주~금산~옥천~영동~보은~공주~청양~부여~논산~익산~서천~군산을 거쳐 서해로 장장 397.25km를 흘러간다.

뜬봉샘에는 조선 태조 이성계와 얽힌 설화가 있다. 이성계가 천지신명의 계시를 받으려 이곳에 단을 쌓고 백일기도에 들어갔는데 백일째 되는 날 봉황새가 무지개를 타고 나타났다. 황급히 봉황새가 뜬 곳을 가보니 풀숲으로 가려진 옹달샘이 있었고, 이후 봉황새가 떴다고 해서 샘 이름을 뜬봉샘으로 지었다고 전해진다.

홍로
소나기재 아래 한 과수원에서 추석 사과로 불리는 홍로 정지작업을하고 있다. 오는 29일부터 열리는 ‘장수 한우랑 사과랑 축제’에 맞춰 출하를 앞두고 있다.
◇무룡고개~장안산 ‘구름 위를 걷다’

장수에 있는 무룡고개(1076m)는 백두대간 36구간 중 6구간으로 이곳에서 출발해 영취산~민령~깃대봉~육십령까지 장장 12km다. 쉬엄쉬엄 가면 5시간30분 정도 걸리는 코스다. 조금 줄여서 가면 무룡고개에서 영취산 정상까지 왕복 한 시간쯤 걸리고, 장안산(1237m)까지는 왕복 2시간쯤 걸린다.

군립공원인 장안산은 금남정맥과 호남정맥을 거느리며 백두대간의 기운을 충청도와 전라도에 전하는 호남의 종산이다.

무룡고개에 주차를 하고 장안산 방향으로 10분 정도 오르면 장안산 능선길 못 미처 팔각정이 있는데 이곳에서 보는 구름바다는 장쾌하기 이루 말할 수 없다.

팔공산(1151m), 마이산(678m), 덕유산(1614m)과 가야산(1430m)이 고개를 내밀고 뒤로는 가까이 백운산(1279m)과 멀리는 지리산(1915m) 고봉준령들이 이 솟구쳐 고개를 내민다.

아침 일찍 전망대에 서면 구름바다 사이로 산꼭대기들이 툭툭 튀어나와 마치 망망대해의 섬을 연상케 한다.

장안산 남서쪽 비탈면에서 발원해 용림천으로 흘러드는 덕산계곡(德山溪谷)은 윗용소·아랫용소 등 2개의 용소와 크고 작은 10여 개의 소(沼), 20여 개의 기암괴석으로 유명하다. 또 가을철 동쪽 능선을 타고 펼쳐지는 넓은 억새밭은 자타가 공인하는 명물이다.

무룡고개에서 743번 국도를 따라 가면 지지계곡과 동화호를 지나 죽림정사가 나온다. 3·1운동 민족 대표 33인 중 한 명인 백용성 조사의 생가인 죽림정사로 대웅보전과 유물전시관 등이 있다.

의암사1
논개의 영정을 모신 사당인 의암사.
◇논개...그 충절의 혼을 달래다

장수는 임진왜란 때인 선조 26년 6월29일 진주성이 함락되고 남편 최경회마저 순국하자 그해 7월7일 촉석루에서 왜장을 끌어안고 남강에 몸을 던진 조선 여인 논개의 고향이다. 장계면 대곡리 주촌마을은 논개가 태어나고 자란 마을이다. 하지만 생가가 있던 곳은 계곡을 막은 저수지로 인해 수몰됐고, 이후 지금 자리에 복원하고 논개동상, 비각, 기념관 등을 만들었다.

장수읍내에는 논개의 영정을 모신 사당이 있다. 의암사(義岩祠)라고 부르는 이곳은 논개가 왜장 게야무라 로쿠스케(毛谷村六助)를 유혹해 껴안은 채 투신 자결했는데 그가 뛰어내린 바위를 훗날 의암이라 불러 거기서 유래됐다.

의암사 경내에는 생장향 수명비각, 기념관,외삼문, 내삼문, 충의문, 영정각이 있다. 논개 영정은 이당(以堂) 김은호(金殷鎬) 화백이 고서와 전문가의 의견을 종합해 그렸고, 의암사(義岩祠)라는 글씨는 당시 부통령 함태영(咸台永)의 친필 휘호다.

장수한우
평균 해발 550m 이상 고원지대에서 나오는 무항생제 장수한우. ‘장수 한우랑 사과랑 축제’에서는 400마리 정도가 팔려나갈 전망이다.
◇여행메모

△가는 길= 서울에서 출발할 경우 대전~통영고속도로의 장수분기점을 거쳐 익산~포항고속도로 장수나들목으로 빠지면 된다.

△쉴 곳= 야외수영장이 딸린 리조트 타코마장수촌(평일 9만원부터·063-353-8200). 양악마을체험관(가족방 8만원부터·063-352-3313). 방화동가족휴가촌 오토캠핑장(데크 1일 대여 1만5000원·당일 선착순·063-353-0855)

사본 -징수 048
장수밥상의 마나님밥상.
△먹을거리= 장수군청 앞 농특축산물 로컬푸드직매장의 장수한우명품관(063-352-8088)은 무항생제 장수한우를 저렴하게 판다. 상차림비 3000원만 내면 구워먹을 수 있다. 산서면에 있는 장수밥상(063-351-3724)은 몸에 약이 되는 23가지의 반찬이 나오는 마나님밥상(1인 1만5000원)을 내준다. 토옥동계곡 양악송어장(063-353-1215)의 송어회·산천어회도 먹음직스럽고, 산서면 소재지 산서보리밥집(063-351-1352)의 보리밥·묵국수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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