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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시크’ 티저,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표절? “흔한 미스터리 작법일 뿐”

‘마시크’ 티저,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표절? “흔한 미스터리 작법일 뿐”

기사승인 2014. 08. 21.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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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위)과 비슷한 구도와 색감의 이미지를 사용해 표절 논란을 낳은 드라마 '마이 시크릿 호텔' 티저 영상.


아시아투데이 정지희 기자 = 한국 드라마계에 공공연히 퍼진 표절 문제가 다시금 고개를 들고 있다.


지난 18일 첫 방송된 tvN 새 월화드라마 '마이 시크릿 호텔'은 방영 전부터 일부 누리꾼들 사이에서 도마에 올랐다. 티저 영상이 올해 초 개봉한 영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과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이유에서다.


본 방송에 앞서 공개된 '마이 시크릿 호텔'의 예고 티저 영상은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에서 선보인 색감과 웨스 앤더슨 감독 특유의 촬영 스타일을 그대로 빼다 박은 듯한 인상을 남긴다. 특히 노을 진 하늘을 바탕으로 정면에서 바라본 호텔의 전경이 비춰지는 부분은 영화 속 이미지와 혼동될 정도로 비슷하다. 드라마의 메인 티저 영상에 등장하는, 경쾌하면서도 긴장감을 조성하는 현악 배경음악 역시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의 OST와 같은 음악이라는 착각이 들 만큼 흡사하다.


이처럼 비슷한 부분들이 발견되자 일부 누리꾼들은 로맨스와 미스터리가 결합된 '킬링 로맨스'를 표방하는 '마이 시크릿 호텔'의 기본 아이디어조차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에서 차용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내비치고 있다.


이에 '마이 시크릿 호텔'의 제작진은 "'마이 시크릿 호텔'은 기존의 로맨틱 코미디와 차별화 포인트로 미스터리 요소를 삽입했고, 이 두 가지 요소를 효과적으로 표현하고자 보라색과 금색 등 무거운 원색을 사용했으며 이와 대비되는 경쾌한 배경음악을 마케팅 소재로 함께 활용했다"며 "이는 미스터리 코드를 차용한 작품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작법 중 하나일 뿐"이라고 표절 의혹을 부인했다.




앞서 SBS 수목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 역시 초반 표절 논란에 휩싸였다. 이 드라마의 티저가 필름 아티스트 실리아 로슨 홀(Celia Rowlson-hall)이 제작한 '올리브 주스(Olive Juice)'의 티저와 똑같다는 지적을 받은 것. 당시 제작사 지티엔터테인먼트는 "다른 영상의 이미지를 차용하는 잘못된 선택을 했다. 영상을 삭제하고 다시 사용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며 표절을 인정했고, 이후 원작자의 허락을 받아 영상을 계속 사용할 수 있게 됐다.


표절 논란이 일어도 입을 꾹 닫고 흐지부지 넘어간 경우도 있다. 올 상반기 방영된 '별에서 온 그대'와 '빅맨'이 이와 같은 케이스다.




400년 전 광활한 황무지가 빠르게 현대로 바뀌는 모습이 담긴 '별에서 온 그대'의 오프닝 장면은 마찬가지로 400년을 산 남자의 이야기를 담은 미국 드라마 '뉴 암스테르담'의 오프닝 장면과 흡사하다. 네 명의 남녀의 얼굴이 반쪽씩 나타난 '빅맨'의 포스터는 똑같은 디자인의 영화 '클로저' 포스터를 연상시킨다. '별에서 온 그대'와 '빅맨' 측은 표절 논란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해명을 하지 않은 채 상황을 넘겼다.


한 방송 관계자는 "하나의 예술품으로 존중받아야 할 타인의 창작물을 슬쩍 갖다 쓰는 것은 프로 의식의 부재에서 비롯된다. 이런 행위가 한국 드라마계에 성행하고 있다는 것은 드라마 강국이란 명성에 어울리지 않는 부끄러운 일"이라며 "저작권에 대한 개념을 확실하게 인지하고 이와 같은 표절 행위들을 근절해야 더 큰 발전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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