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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왜 강한가]현대차의 과제, 글로벌 경쟁사 넘어서라

[현대차 왜 강한가]현대차의 과제, 글로벌 경쟁사 넘어서라

기사승인 2014. 08. 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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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등 신시장 공략 소홀...연비개선을 위한 기술력 강화도
프리미엄 이미지 구축을 위한 고급모델 개발 급선무
양재 본사전경 (2)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100년이 넘은 선진 완성차 업계와 달리 채 50년이 되지 않은 현대·기아차를 세계 톱5로 성장시켰다. 세계 200여개국을 누비고 있는 현대·기아차는 대한민국 경제성장의 상징이 된지 오래다.

이런 괄목할 만한 성장에도 불구하고 정 회장이 풀어야 할 과제는 여전히 산적해 있다. 양적 성장에서 벗어나 질적 성장을 통한 ‘퍼스트 무버’로서 현대·기아차의 위상을 만드는 것과 최근 국내 시장을 잠식해 오고 있는 수입차에 대한 대응법을 찾아야 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현대·기아차에 대해 장인정신이 녹아 있는 자동차를 만들어야 한다는 일각의 지적이 나오는 이유기도 하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가 최근 직면하고 있는 문제는 환율·통상임금·노조·고비용·저생산성 등이다. 이 문제들은 현대·기아차의 수익성 제고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 현대·기아차의 경영 환경은 과거와 달리 복합적인 위협에 직면해 있다. 노조의 파업으로 지난해 1조원이 넘는 손실을 본 현대차는 올해도 노조와 통상임금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고, 이와 직결되는 고비용문제는 채산성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

환율불안도 부담이다. 그룹차원에서 외화 결제 대금 다변화와 해외 생산 물량 증대 등의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프리미엄 모델 등은 대부분 국내에서 생산돼 수출된다는 점에서 환율부담은 여전히 유효하다.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누적판매량은 468만5441대로 이 중 국내 생산 비중은 46.3%인 217만1369대다. 적극적인 해외 공장 증설로 국내 의존도가 상당부분 낮아졌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또 다른 문제는 동남아시아·아프리카 등 제 3세계 공략이 미흡하다는 점이다. 현대·기아차의 최대 경쟁자인 일본차 업계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이 지역에 대한 전략을 마련하지 않을 경우 향후 성장성이 큰 지역을 잃을 수도 있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유럽·미국 등 선진시장에 집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제 3세계 시장을 창출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특히 동남아시아는 현대·기아차에게 불모지와 같아 이런 지역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올해 초부터 지난달까지 현대·기아차가 중국·인도를 제외한 생산설비가 없는 아시아지역 수출량은 현대차 3만3430대, 기아차 4만5869대에 그쳤다. 쏘나타의 이 기간 국내판매량이 6만4820대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는 미미한 판매량이다.

쏘나타
이와 함께 프리미엄 이미지가 부족한 것도 현대·기아차의 약점으로 지적받고 있다. 신형 제네시스와 에쿠스, K9으로 프리미엄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지만 BMW·벤츠·아우디·렉서스 등 럭셔리 브랜드를 갖추고 있는 경쟁사에 비해서는 초라한 상황이다. 특히 고연비로 무장하고 있는 유럽완성차 업체들에 대응해야 하는 것도 문제지만 파워트레인, 경량화 차체 개발 등 기술적인 한계도 넘어야 할 산이다. 다만 유럽 경쟁업체가 알루미늄 차체를 적극 도입해 연비개선에 집중하고 있지만 현대·기아차는 원재료 비용 상승에 따른 판매가격 인상 부담이 발생할 수 있어 고민이 커지는 상황이다.

김 교수는 “초고장력 강판의 비율을 높이면서 신형 제네시스와 LF쏘나타가 나왔을 때 안전도는 확보했지만 연비가 떨어진 것은 의미가 없다”며 “고연비 고안전은 기본인데 둘중 하나를 버리는 것은 좋은 스탠스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정 회장도 현재의 현대·기아차의 한계를 직감하고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집중하고 있다. 올해 초 시무식에서 정 회장은 “글로벌화 돼 있는 사업장과 관리체계를 혁신해 대내외 경영환경 변화에 더욱 민첩하고 유연하게 대응해 나가야 한다”며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하기 위해 혁신적인 제품과 선행기술 개발에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 그것이다. 정 회장의 이런 위기 의식은 현대·기아차가 고속 성장 과정에서 소홀했던 부분을 강화하고 새로운 성장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정 회장이 그룹의 위기 의식을 강조하는 것은 매우 긍정적”이라며 “다만 국내외에서 대규모 리콜 등이 나오는 상황에서 품질관리 소홀은 기업이미지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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