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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난 민심에 ‘방탄’ 포기한 여야, 비리혐의 의원들 모두 법원으로

성난 민심에 ‘방탄’ 포기한 여야, 비리혐의 의원들 모두 법원으로

기사승인 2014. 08. 21.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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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법로비 수사 받는 여야 의원 5명 영장실질심사 전원 출석
오전 내내 국회에서 검찰과 숨바꼭질 벌이다 여론 악화에 백기
신학용 의원실-01
검찰이 영장실질심사에 불출석 의사를 밝힌 여야 현역 의원 5명에 대한 강제구인 절차에 착수한 21일 오전 검찰 수사관들이 국회 의원회관 신학용 의원실 앞에서 신 의원에 대한 구인장 집행을 시도하고 있다./사진 = 이병화 기자photolbh@
8월 임시국회를 하루 앞둔 21일 비리 혐의를 받고 있는 여야 의원들이 검찰과의 지루한 숨바꼭질 끝에 결국 법원으로 향했다. 이날은 입법로비와 금품수수 혐의로 검찰의 영장이 청구된 박상은·조현룡(이상 새누리당), 신학용·신계륜·김재윤(이상 새정치민주연합)의원의 구속영장 실질심사가 예정된 날이었다.

오전 8시께 의원 4명이 일방적으로 불출석 의사를 전달하자 검찰은 ‘강제구인’이라는 초강수를 들고 직접 국회 의원회관을 찾았다. 하지만 이미 신학용 의원을 제외하고는 소재 파악조차 안되는 상황이었다.

이에 해당 의원들이 22일부터 시작되는 임시국회까지 하루만 버티면 된다는 생각으로 ‘방탄 국회’ 뒤에 숨을 것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하지만 세월호 특별법 협상에 난항을 겪으며 4개월째 법안처리 0건을 기록하고 있는 정치권은 더 이상 숨을 곳이 없었다. 일부 의원들이 잠적하거나 도주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성난 민심의 비판이 거세졌다. 결국 오후 들어 여야 의원들은 백기를 들고 법원을 향했다.

의원 5명 중 이날 유일하게 국회로 출근한 신학용 의원은 의원실 문을 걸어 잠그고 검찰 수사관들과 2시간여가량 대치하다 오후 4시 실질심사에 자진 출두했다. 앞서 김 의원은 오후 2시 법원에 출두했고, 신계륜 의원도 오후 6시께 실질 심사에 참석했다. 자정 1분 전 단독으로 임시국회를 소집해 꼼수를 부린다는 비판을 받던 새정치연합은 가까스로 ‘방탄국회’ 주도의 오명을 벗었다.

새정치연합 의원들이 속속들이 출석하자 새누리당도 마음이 급해졌다. 임시국회를 단독소집한 새정치연합을 향해 “방탄국회를 연 구정치연합”이라며 비난 수위를 높여왔지만 정작 소속 의원들은 오후 4시께까지 소재파악도 안되는 ‘잠적’ 상태였다. ‘대포폰 도주’ ‘범인은닉’ ‘CCTV 확보’ 등 자극적인 이야기가 나오자 당 지도부가 부랴부랴 박상은·조현룡 의원의 출석을 압박했다.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는 “두 의원의 보좌관에 연락해 ‘정해진 시간의 영장심사에 출석하지 않으면 이른 시일 내 본회의에서 당론으로 체포동의안을 가결시킬 수밖에 없어진다. 본인이 더 불리한 상황이 될 것이므로 출석하라’는 최후 통보를 했다”고 밝혔다.

결국 박 의원은 오후 5시 30분 인천지법에서 열리는 실질심사에 출석했고, 도주 의혹을 받던 조 의원도 오후 8시께 출석했다. 이로써 오전 내내 검찰과 숨바꼭질을 벌이던 여야 의원 5명 전원은 모두 법원으로 향했고, 우여곡절 끝에 방탄국회 오명을 벗는 데는 성공했다.

하지만 전날 구성된 새정치연합의 ‘야당탄압저지대책위원회’ 조정식 위원장은 이날 오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기일 연기를 신청했다는 이유만으로 검찰이 사상 유례없는 강제구인에 들어갔고 압수수색 영장도 없이 의원회관의 CCTV 분석 작업까지 했다고 한다”며 “공정성과 형평성을 잃은 검찰의 야당 의원 망신주기 수사를 규탄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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