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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두근두근 내인생’ 송혜교, “강동원·조성목 빛나게 도와주는 역할했다”

[인터뷰]‘두근두근 내인생’ 송혜교, “강동원·조성목 빛나게 도와주는 역할했다”

기사승인 2014. 08. 27.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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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송혜교, 엄마 역활이 부담이 됐어요
아시아투데이 박성일 기자
배우 송혜교가 엄마가 된다면 어떤 모습일까. 그동안 드라마 ‘그 겨울, 바람이 분다’, ‘그들이 사는 세상’, ‘올인’, ‘가을동화’ 등을 통해 청순가련한 매력을 선보였던 송혜교. 이런 그가 오는 9월 3일 개봉하는 영화 ‘두근두근 내 인생’을 통해 여배우로서 과감한 연기변신을 꾀했다.

‘두근두근 내 인생’은 열일곱 나이에 자식을 낳은 어린 부모와 열일곱을 앞두고 여든 살의 신체 나이가 된 세상에서 가장 늙은 아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송혜교는 극중 아들 아름(조성목)에게 따뜻하고 자상한 엄마 미라 역을 맡아 모성애 연기를 펼쳤다.

지난 25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송혜교는 여전히 아름다웠고 인터뷰에 적극적인 모습이었다. 하지만 최근 세금탈루 논란을 겪어서 인지 조심스러운 모습도 엿보였다. 영화 간담회에 앞서 고개를 숙이며 사과했던 그는 인터뷰 자리에서도 거듭 미안하다고 했다. 묻지도 않은 이야기를 먼저 꺼내며 이 자리에 나오기까지의 갈등과 고민을 털어놨다.

-세금 논란에 대해.(송혜교가 먼저 말을 꺼냈다)
“많은 분들에게 심려를 끼쳐 죄송합니다. 제가 모르니까 관리하는 분에게 맡기면 된다는 안일한 생각 때문에 큰 일이 일어난 것 같아요. 저 스스로도 제가 이런 실수를 했다는 자체가 실망스럽기도 하고, 모두 제 책임이니 충고를 겸허히 받아들이겠습니다. 인터뷰도 고민을 많이 했는데 잘못했다고 해서 숨어버리면 그것 또한 저 개인만 생각하는 일인 것 같아서, 영화를 만든 관계자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하기 위해 나왔습니다. 이해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필모그래피를 보면 각각 색깔이 다른 것 같아요. 이번 작품은 무엇에 끌렸나요.
“이재용 감독에 대한 믿음이 첫 번째였어요. 그가 연출한 ‘정사’, ‘스캔들’ 등을 재미있게 봤고 감독 특유의 디테일이 좋아서 작업해보고 싶었죠. 개인적으로 안지는 10년이 됐는데 이렇게 러브콜을 해줘서 감사했어요. 시나리오도 뻔한 심파가 아니라서 좋았어요. 그동안 무거운 캐릭터를 많이 해서인지 이제 밝은 부분이 끌리더라고요. 사실 밝고 귀여운 이미지가 강해서 저도 모르게 이런 이미지를 피해갔던 것 같아요.”

-17세에 아이를 낳고 키우게 된 부모의 모습이 더 슬프고 힘들게 그려질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어요.
“아름이가 조로증이란 병에 걸린 상황만으로도 무겁기 때문에 감정신으로만 가다보면 보는 분들이 더 힘들 거라 생각했어요. 슬픈 일이긴 하지만 웃으면서 울 수 있는 따뜻함이 좋았어요. 촬영할 때도 ‘너무 어둡고 무겁게 하지 말자’고 했어요. 대수(강동원), 미라, 아름이가 행복하면 행복할수록 더 슬퍼지는 것 같아요. 셋이 함께 즐겁게 연기하니까 절로 감정에 몰입됐죠.”
송혜교
아시아투데이 박성일 기자
-엄마를 연기하는데 있어 어려움은 없었나요.
“감독이 ‘송혜교가 과연 엄마 역할에 어울릴까’라는 선입견이 있었던 것 같아요. 감독은 외적으로 더 억척스럽고 피곤에 찌든 모습을 원했어요. 저는 이해하지만 너무 그래버리면 역효과가 될 것 같아 감독과 서로 의견을 맞춰나갔죠. 미라가 모성애를 절절하게 보여주는 캐릭터가 아니라 조금 다행이었어요. 현재 제 나이와 비슷한 점도 있고, 밝고 털털하고 자식에게 친구 같은 엄마이기 때문에 큰 부담은 없었어요. 강한 모성애를 보이는 캐릭터였다면 소화하기 힘들었을 거예요.”

-미라와 비슷한 점은 무엇인가요.
“17세 미라와 비교하면 정반대예요. 현재의 미라와 지금의 송혜교는 털털한 성격이 비슷한 것 같아요. 전 새침데기는 아닌데 그렇게 보는 분들이 많아요. 사람을 처음 만날 때 말 안하고 가만히 있으면 그렇게 보이나 봐요. 어쨌든 그렇게 보인다는 건 그 모습을 갖고 있다는 거니까, 새침데기와 털털한 부분이 미라와 비슷해요. 미라가 더 용감하긴 하지만요.”

-강동원과 조성목과의 호흡은 어땠나요. 특히 조성목은 특수 분장을 하고 연기했는데 촬영에 앞서 걱정된 부분은 없었나요.
“강동원과 첫 작품 ‘러브 포 세일’ 때는 안 친했어요. 옴니버스 영화다 보니 시간이 촉박했거든요. 캐스팅되고 다음날 리딩하고 그 다음날 부산에 가서 촬영을 했는데, 그날 스캔들이 났어요. ‘오늘 두 번째 만났는데 이런 소문이 들리네요’라며 말을 하다가 더 친해진 것 같아요. 성목이는 고생을 정말 많이 했어요. 분장이 5시간 걸리는데 짜증도 안내고 인내심이 대단하더라고요. 그 친구가 항상 먼저 와서 분장했기 때문에 맨얼굴을 거의 못 봤어요. 그래서 분장얼굴이 익숙하고 자연스러웠죠.”

-이번 영화에서 보여주고 싶었던 연기는 무엇인가요.
“솔직히 이번 작품은 편하게 연기를 한 편이에요. 쉬웠다는 건 아니고요. 이 작품은 아름과 아빠에 대한 부성애가 강하고, 저는 그 둘을 빛나게 하기 위해 도와주는 역할이라 생각했어요. ‘너무 힘주지 말고 모든 배우가 보일 수 있게끔 하자’ 였죠. 감정신이 힘든 부분도 있었지만 아름에게 편안한 엄마로 보이고 싶었기 때문에 그런 모습을 부각시키려 했어요.”

-상대방을 돋보이게 해주는 연기가, 쉽지만은 않을 텐데요.
“어느 순간부터 그걸 깨달았어요. 30살 넘어서 쯤? ‘같이 만드는 작업’이란 걸 알았죠. 어릴 때는 ‘무조건 나만 잘하면 되지’ 싶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연기에 여유가 생기다 보니까 서로를 띄어주고 도와주는 것을 알게 됐어요.”

-작품을 하면서 결혼에 대한 생각은 안했나요.
“엄마, 가족에 대해 많이 생각했어요. 요즘 결혼 생각은 없어요. 오히려 20대에 결혼 생각을 많이 했는데, 아직 자신이 없네요. 누구를 보살필 여유가 안 되는 것 같아요. 대수와 미라는 좀 철이 없긴 하지만 대단한 것 같아요. 어린 나이에 아이를 낳았는데 가족을 지키는 것 보면 대단하고 예뻐요. 저도 나중에 가족을 이룬다면 대수와 미라처럼 자식과 친구처럼 지내면 재미있을 것 같아요.”

-이번 이재용 감독을 비롯해 왕가위·오우삼 감독 등 유명 감독들과 호흡을 맞췄다. 감독이 작품을 선택하는데 중요한 영향을 끼치나요.
“제가 끌고나가는 것에 대한 자신이 없고, 제가 저를 못 믿기도해요. 저를 잡아주고 저의 새로운 것을 끄집어주는 분에게 가고 싶은 마음이 커요. 상대배우도 마찬가지고요. 훌륭한 배우와 함께 하게 되면 그에 맞추기 위해 더 열심히 하는 것 같아요. 이번 작품에서 백일섭, 이성민 선배와 호흡을 할 때도 그들의 열정이 느껴져서 저 또한 더 열심히 임할 수 있었죠.”

송혜교
아시아투데이 박성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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