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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사과 대신 ‘직원정신교육’…정신 나간 신세계

[기자의 눈] 사과 대신 ‘직원정신교육’…정신 나간 신세계

기사승인 2014. 08. 2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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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은반명함s
박성은 생활과학부
추석 대목을 앞두고 직원들이 선물세트 정리에 한창이던 지난 21일 이마트 전 지점에서 ‘직원 의식전환교육’이 전격 실시됐다. 이번 교육은 1시간 넘게 이어졌고 지점에 따라 2~3일에 걸쳐 진행됐다.

“불평·불평만 해서는 본인의 미래가 어두워진다”라는 게 교육의 주요 내용이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70세 노인 3명의 인터뷰 영상도 담겨 있었는데 공통적으로 “나이 먹고도 일할 수 있어 행복하다”, “일자리가 있어 행복하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문제는 교육 시점이다. 이마트 노동조합이 신세계 이마트의 직원 가방 수색 및 개인 사물함 무단 사찰 등 반인권적 행위에 대해 규탄하고 재발방지 대책 수립과 경영진의 진정어린 사과를 요구하던 직후였다.

그러나 이마트는 반인권 행위에 대한 관련자 처벌이나 대책마련, 진심어린 사과 대신 논란의 중심이던 관리직을 제외한 직원들을 상대로 의식전환을 실시한 것이다. “당신들은 직업이 있어 행복하니 불평·불만하지 말라는 식으로 비춰졌다”고 한 참석자는 말했다.

이에 대해 이마트측은 교육을 실시한 것은 맞지만 교육 시행 의도가 다르다고 해명했다. 신세계 이마트 관계자는 “이번 교육의 의도는 자기가 생각하는 일에 대한 의미를 찾고 자기가 맡은 일이 얼마나 중요하고 가치 있는 일인지 깨닫기 위해 실시된 것”이라고 항변했다.

같은 시기 이마트에서는 직원들에 대한 가방검사가 중단됐다. 이마트는 그간 보안검색대가 있음에도 추가로 가방검사를 실시해 직원들을 예비절도범 취급하고, 남성 보안직원들이 여성 사원들의 가방을 수색하는 등 사생활 침해 문제가 논란이 된 바 있다.

그런데 가방 검사 중단에서까지 직원들에 대한 배려는 없었다. 이마트가 이에 대한 아무런 공지를 하지 않아 중단 사실을 몰랐던 직원들이 스스로 보안직원들에게 가방을 보여주는 일이 지속됐다. 가방 공개를 거부할 경우 회사 출입을 제한한다는 취업규칙이 있었기 때문이다.

유통업계에서 형님격인 신세계 이마트의 이러한 ‘진정성’ 없는 행보는 논란을 더욱 키우고 있다. 직원들 사이에 불만이 터져 나오는 것에 대해 이마트의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신세계 이마트를 이끌고 있는 젊고 유망한 정용진 부회장이 겉으로만 ‘사람’을 강조하는 것이 아닌 진정성 있는 행동으로 직접 보여줘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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