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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수 공백 장기화, SK ‘사회적 기업 사업’에도 타격

총수 공백 장기화, SK ‘사회적 기업 사업’에도 타격

기사승인 2014. 08. 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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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회장 '사회적 기업' 생태계 조성에 적극
원사진
최태원 SK그룹 회장(맨 왼쪽)이 2012년 4월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SK-한국경영학회가 공동 주최한 ‘2012사회적 기업’ 포럼에서 사회적 자본시장 활성화와 인재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제공=SK
“글로벌 사업, 신사업 등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곳뿐만 아니라 사회공헌 등 채산성이 없는 사업들도 전문경영인들이 추진하긴 어렵다. 총수의 결단이 중요하다(임상혁 전국경제인연합회 본부장).”

총수의 경영 공백이 장기화되면 기업의 사회공헌활동도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재계는 지적한다. 특히 최근 총수들이 사회공헌 관련 의사결정 등 사업을 전반적으로 주도하고 있는 상황이라 총수의 부재가 여실히 드러날 것이라는 설명이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총수가 사회공헌활동을 주도하는 대표적인 예로 꼽힌다. 최태원 회장은 2004년 새로운 경영이념으로 ‘사회 공헌을 통한 사회 전체의 행복극대화’를 강조하기도 했다.

특히 최 회장은 ‘사회적 기업 육성’에 관심이 많다. 사회적 기업은 비영리 조직과 영리 기업의 중간 형태로 사회에 기여하면서 기업 활동을 하는 기업을 말한다. 최 회장은 단순 기부 행위보다는 취약계층에 일자리를 제공해 자립 기반을 다질 수 있게 돕는 것이 기업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사회공헌방식이라고 강조했다.

최 회장의 사회적 기업 사랑은 이미 익히 알려졌다. 최 회장은 실형 선고가 확정된 후 지난해 12월 옥중 메시지를 통해 사회적 기업이 차질없이 추진할 것을 당부했다. 그는 사회적 기업 생태계 조성에 대한 꿈을 밝히면서 ‘걸음마를 떼기 시작한 아이를 홀로 남겨둔 것 같은 심정’이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뿐만 아니라 최근 지난해 보수 187억원 전액을 사회적 기업에 기부하기도 했다.

SK는 사회적 기업 육성을 선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05년부터 SK가 직접 설립했거나 지원하는 사회적 기업은 70여개에 이른다.

백유성 동양대 교수는 “SK는 SK행복나눔재단이라는 사회적 기업 지원 전담조직이 있을 정도로 국내 기업 중 가장 선도적으로 사회적 기업을 지원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정무성 숭실대 교수도 “SK는 선도적으로 사회적 기업들과 연계해서 제품 우선 구매, 일자리 창출, 금융지원 프로그램 등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사회적 기업들의 생태계가 건전해지는 데에 상당한 기여했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특히 SK가 사회적 기업 관련 인재양성에 적극 나서고 있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사회적 기업은 취약 계층들만 있어서는 안되고 젊은 엘리트들의 역할이 중요한데, SK가 KAIST 후원 등을 통해 인재양성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고 평가했다. SK는 지난해 2월 KAIST와 함께 국내 최초로 사회적 기업가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개설했다.

SK가 지난 2011년 소모성자재 구매대행업체(MRO) 사업을 하던 자회사 ‘행복나래’를 사회적 기업으로 전환하고, 대기업과 영세 사회적기업을 연결해주는 ‘사회적 기업 플랫폼’으로 성장시킨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행복나래가 지금까지 사회에 환원했거나 환원할 예정인 순이익은 2011년(8억6000여만원)과 2012년(10억3700여만원), 2013년(29억6000여만원) 등 현재까지 약50억원에 이른다. 또 행복나래는 전체 임직원 152명 가운데 15%인 22명을 취약계층으로 채용하는 등 사회적 책임도 병행하고 있다.

길현종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행복나래의 사회적 기업 전환으로 사회적 기업 시장 자체가 커졌다”면서 “대기업의 경영 노하우나 체계적인 경영 기법을 사회적 기업의 네트워크에 전파할 수 있다는 점도 생태계 발전에 기여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특히 최근 행복나래가 중국 시장 진출에 나서면서 사회적 기업들의 스펙트럼을 한층 넓혔다는 점에도 후한 점수를 줬다. 행복나래는 10억원을 투자해 지난해 중국에 ‘행복나래 국제무역 유한공사’를 세우고 소모성 자재를 통합 공급키로 했다.

최혁진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기획관리본부장은 “최근 공적개발원조(ODA) 수원국도 단기적인 지원보다는 일자리 창출 등 지속가능한 발전을 원한다”면서 “행복나래 등 사회적 기업들이 진출해 일자리 창출 등 지역 커뮤니티 발전에 공헌하면 궁극적으로 국가의 ODA 정책 성과 및 국가 이미지 개선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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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1일 서울 중구 소재 SK텔레콤 수펙스홀에서 열린 ‘제 10회 세상 사회적기업 콘테스트’ 최종 결선에 진출한 사회적 기업 관계자가 발표를 하고 있다. /제공=SK행복나눔재단
전문가들은 향후 대기업의 사회적 기업 지원이 정부의 자금 지원이 종료돼 재원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사회적 기업들을 발굴해 자본을 투자하거나 기금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조언한다. 리스크가 높은 사업이나 초기 단계 사업들은 정부가 공적자금을 지원하고, 초기 위험을 극복한 사회적 기업들은 민간자본들이 결합돼 안정화 단계로 진입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SK행복나눔재단의 ‘세상 콘테스트’를 꼽는다.

2009년 1회 대회를 시작으로 매년 개최하는 세상 콘테스트는 성장 가능성을 지닌 스타트업 사회적기업과 혁신적이고 실력 있는 성장기 사회적기업을 발굴하는 국내 사회적기업의 등용문이다. 지금까지 총 10회 진행됐으며 9회 대회 동안 총 686개팀이 참가해 48개 수상기업을 배출, 총 8억2000만원의 상금이 수여됐다.

최 본부장은 “대기업들은 정부가 정책적으로 했던 사업이나 민간의 비영리재단이 했던 사업 중에서 대기업자본이 결합되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것들을 발굴해 성과를 함께 만들어가고 성과를 공유하는 방향으로 가는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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