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금융당국이 면죄부 준 KB금융…임영록·이건호 끝 모를 갈등

금융당국이 면죄부 준 KB금융…임영록·이건호 끝 모를 갈등

기사승인 2014. 08. 27. 19:40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이건호 행장-임영록 회장 갈등 속에 혼란 가중되는 KB금융
d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
KB금융과 국민은행 경영진 간의 갈등이 확산되고 있다.

금융당국이 임영록 KB금융회장, 이건호 국민은행장에게 ‘경징계’로 사실상 면죄부를 줬지만 KB금융 그룹사 간의 검찰 고발은 물론 고성이 오가는 상황까지 치달으며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것이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개인 고객을 보유한 최대금융그룹의 집안싸움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건호 국민은행장은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가 이 행장과 임 회장에 대한 경징계를 확정한 다음날인 22일 경영진 화합차원에서 떠난 1박2일의 사찰 템플스테이에서 고성을 지르며 당일 되돌아왔다.

이는 임 회장만을 따로 잠자리를 마련하고 지주 임원들과 계열사 사장들은 한 공간에서 잠을 자도록 한 조치 때문이다.

이 자리에 참석한 KB금융 관계자는 “아이들도 아니고 잠자리 때문에 화를 냈다는 것이 창피하다”면서 “나이가 더 많은 계열사 사장들도 있었는데 경솔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이 행장은 26일에는 KB금융지주 최고정보책임자(CIO)인 김재열 전무와 문윤호 KB금융지주 IT기획부장, 국민은행 IT본부장인 조근철 상무 등 3명을 업무방해죄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주 전산시스템 교체와 관련 중대한 손실을 미쳤다는 주장이다.



s
이건호 국민은행장
특히 지주사 임원들을 검찰 고발한 것은 임 회장을 직접 겨냥한 것이라는 게 금융권의 시각이다.

이와관련, 전성인 홍익대 교수(경제학)는 “지주사로서는 뒤통수를 맞는 기분일 것”이라며 “주 전산기문제는 서로가 양보하기 어려운 문제지만 그런 문제일수록 이야기를 통해 풀어야한다”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이제 금융당국의 손을 떠난 KB금융과 국민은행의 갈등에 대해 통제할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임 회장과 이 행장은 모두 지난해 7월 선임됐다. 이들의 임기는 2016년 7월까지다.

경징계로 결론이 났기 때문에 향후 2년간 이들의 갈등이 계속된다 해도 KB에 대해 금융당국이나 정부가 조율을 할 수 없게 된 셈이다.

금융당국으로서도 경징계를 확정한 마당에 민간 금융사 경영진 간의 갈등에 대해 직접적인 조정에 나서기도 부담스런 상태다.

특히 주 전산시스템 등으로 수개월간 갈등이 계속된 이들의 사이가 쉽게 ‘화해모드’로 돌아설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KB금융과 국민은행은 지속적인 경영진 갈등에 노출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국민은행 노동조합도 이런 사태의 심각성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성낙조 금융산업노조 KB국민은행지부 위원장은 27일 성명서를 내고 KB금융의 갈등이 “실질적으로는 클라이맥스로 치닫고 있다”고 말했다.

또 금감원의 경징계 결정과 관련 “회장과 행장은 서로 이번 제재 심의결과를 아전인수(我田引水) 격으로 해석하며 본인들의 주장을 더욱 강도 높게 피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대로 두고 본다면 경영진 간의 갈등은 더욱 커지고 KB는 영원히 혼란의 수렁으로 추락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임 회장과 이 행장의 동반퇴진을 위한 투쟁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강형구 금융소비자연맹 국장은 “내분이 있다면 은행들이 내부에서 봉합을 해야하는데 검찰까지 끌어들였다”며 “국민들을 너무 우습게 생각하는 것 같고 금융당국도 무시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전 교수는 “(이 행장이) 은행 일을 앞으로 내세웠지만 자칫하면 개인적 감정으로 오해받을 정도까지 가고 있는 것”이라며 주 전산기 관련 문제는 금감원 징계과정에서 상당부분 나온 것이기 때문에 검찰 고발 여부는 감독당국에 맡겼어야 했다고 전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