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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신세계의 얄팍한 꼼수 상생전략이 욕먹는 이유

[기자의눈] 신세계의 얄팍한 꼼수 상생전략이 욕먹는 이유

기사승인 2014. 08. 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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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2부안소연
신세계 이마트는 지난 19일 경기도 수원시와 ‘희망 장난감 도서관 설치 운영 협약’을 체결했다. 설치 공간만 수원시가 제공하고 신세계 측이 도서관 설치비와 운영비 등을 지원하는 내용이었다.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위한다는 명분이었다.

해당 내용 하나만 들여다보면 박수 받을 일이지만 전후 사건을 살펴보면 이야기가 조금 다르다. 불과 닷 새 전인 14일에는 수원에 이마트 트레이더스가 신규 개장했다. 트레이더스 매장 중에서는 최대 규모였다. 그리고 열흘이 채 지나지 않은 23일 주변 아파트 주민들은 ‘폭발’하고 말았다. 트레이더스에 고객들이 대거 몰리자 주변에 불법 주차들이 난무한 것이다. 매장 내 주차 공간이 700여대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평화롭던 아파트 주변이 일순간 복잡해지자 주민들은 직접 거리에 나와 주차 문제를 해결할 것을 요구해야 했다.

트레이더스 관계자는 “현재 주민들과 협의 중인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수원시 영유아들을 위해 장난감 도서관 관련 협약을 맺은 신세계의 모습과 묘하게 비교된다. 비슷한 일은 또 있다.

7월 16일 신세계는 ‘전통시장 및 소상공인 공감 상생 협약식’을 맺었다. 전통시장의 경쟁력 향상을 돕겠다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바로 다음날 신세계는 편의점 ‘위드미’의 기자간담회를 열고 연말까지 점포수를 1000개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한국슈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는 한마디로 속이 터졌던 것 같다. 다음날 연합회 측이 발표한 설명문에 따르면 “하루 간격으로 지역 상권을 살리겠다는 협약식을 체결하고는 다음날 사업설명회를 갖는 것을 보며 사회적인 책임을 가져야 할 대기업의 어처구니없는 행태에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슈퍼마켓과 우리는 전혀 상관없다”면서 “가격도 차이나고 제품도 차이난다”고 반박했다. 또한 “위드미는 골목에 신규 점포를 절대 내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쯤 되면 신세계는 상생 문제를 ‘사진 찍기식’ 행사로 무마시키려고 하느냐에 대한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다. 상생 이미지를 구축하려 했지만 오히려 진정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정용진 부회장은 예전부터 늘 ‘사람’을 강조하며 사람이 행복한 회사를 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신세계 공식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경영철학 중 하나는 ‘지역사회 발전을 추구하는 가치창조기업’이다.

상생은 돈으로 해결할 수 없다. 상대방의 상황을 진심으로 이해하려는 노력이 기본이다. 장난감도서관·전통시장 개발 등을 나무랄 수는 없다. 그러나 며칠 간격으로 해당 지역의 소상공인과 지역 주민들이 아우성을 치는 모습을 보며 ‘신세계’ 하면 ‘상생’을 떠올릴 국민들이 얼마나 될까 의문이다. 국민을 상대로 꼼수를 부리는 기업은 오래가지 않는다는 교훈을 곱씹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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