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명의 빌려 수십억원 요양급여비 수령 ‘사무장병원’ 결국…

수십억원의 요양급여비를 불법으로 수령한 ‘사무장병원’이 경찰에 발각됐다.

서울 종암경찰서는 비의료인이 의사를 고용해 차린 일명 ‘사무장병원’을 운영하며 요양급여비를 부당 청구한 혐의(의료법 위반)로 정모씨(49) 등 사무장 3명과 A모씨(76) 등 의사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31일 밝혔다.

이들은 서울에서 한 요양병원을 운영하면서 2011년 10월부터 올해 7월까지 총 160차례에 걸쳐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모두 42억여원의 요양급여비용을 수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의료법상 개인의 경우 의사와 치과의사, 한의사 등 의료인만 병원을 설립할 수 있고 사무장 등의 비의료인에게는 그 권한이 없다.

그러나 사무장들은 의사에게 수익금의 30%를 지급하기로 약속하고 명의를 빌려 병원을 설립했다.

조사결과 요양병원 특성상 입원 환자에게 전문적인 의료 수술이나 시술을 하지 않아도 돼 사무장들은 고령의 의사를 고용하고 그 대가로 매월 300만∼500만원을 지불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들이 병원을 운영한지 1년가량 된 2012년 말 병원 규모를 80여 병상에서 170여 병상으로 두 배가량 확장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무장병원은 불법이기 때문에 요양급여비를 청구할 수 없다”며 “수사 결과를 건보공단에 통보해 이미 지급된 금액을 전액 환수시킬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경찰은 다른 사무장병원에 대해서도 제보를 받아 수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