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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선진화 길을 묻다](20)재보험 과점경쟁 구조 허와 실은?

[금융선진화 길을 묻다](20)재보험 과점경쟁 구조 허와 실은?

기사승인 2014. 08. 31.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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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자본유출 여전한데 제2 재보험사 설립시도는 수차례 무산
사본 -클립보드 이미지
급증하는 자연재해 등 대규모 보험사고가 늘고 있으나, 국내 재보험시장은 사실상 코리안리재보험의 과점적 경쟁시장에 머무르고 있다.

재보험이란 개별 보험사(원보험자)가 인수한 계약의 일부를 다른 보험사에 인수시키는 것으로 ‘보험을 위한 보험’으로 칭해진다. 원보험자가 감당할 수 없는 거대한 사고 등에 대비한다.

국내 재보험시장은 1997년 4월 완전 자유화된 이후 최근까지 수차례 ‘제2 재보험사’ 설립 노력이 이어졌지만, 가시적인 성과는 아직도 없다.

31일 금융당국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재보험시장은 점유율 50%가 넘는 코리안리를 중심으로 지점 형태로 진출한 8개 해외 재보험사 및 40여 개의 글로벌 중개사가 영업하고 있는 형태다.

작년 3월말 기준 재보험시장 규모는 6조6000억원으로 원보험시장(154조원)의 4.3%수준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국내 재보험 시장의 문제점은 인프라 부족 등으로 인해 해외 수지차(지불한 출재보험료와 받은 수재보험료의 차이)가 너무 크다는 것”이라며 “(코리안리의) 담보력이 크지 않아 해외로 과도하게 출재하다 보니까 실질적으로 자본이 유출되는 효과가 있다”고 지적했다.

해외 수재비중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실제 국내 손해보험사 10곳 중 코리안리와 삼성화재해상보험을 제외하고는 모두 여전히 해외 출재 규모가 수재 규모를 상회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원종규 코리안리 대표는 지난 6월 기자와 만나 “2050년까지 해외매출 비중을 현재의 23%에서 95%까지 높이겠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또 현재 국내 재보험 시장은 △제조업 경기 악화 등으로 인한 일반보험 성장성 둔화 △원보험사의 출재 물량 감소 등으로 급격한 성장은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코리안리의 올해 상반기(1~6월) 순이익은 77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9월)의 1073억원 보다 27.7% 감소했다.

특히 최근 십 수년간 제2 재보험사 설립을 위한 노력이 이어졌으나 모두 무산되기도 했다.

△2002~2003년 미국 Warburg Pincus △2006년 국내 손보사들 공동 △2006~2007년 싱가포르 ACR △2008년 신한금융지주와 국민연금 공동 △2010년 KDB산업은행이 각각 제2 재보험사를 설립하려 했지만, 사업성과 수익성 부족 등으로 좌절됐다.

최근에는 ‘팬아시안리(가칭)’가 3000억원을 조달해서 제2 재보험사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현재까지도 금융당국에 예비인가를 신청하지 않아 연내 설립은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재보험시장은 전문인력 부족으로 인력 확보가 곤란하다”며 “기존 보험사 부적응자 및 능력 부족자 외 인력 확보가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재보험 통계가 없어 요율 산출능력 및 노하우가 부족하고, 이로 인해 원보험사로부터의 물량 확보가 어렵다”며 “해외 재보험사 요율 또는 보험개발원 요율 사용시 원보험사 사용 요율과 차별성도 없다”고 덧붙였다.

과점적 경쟁시장의 폐해가 있다고 해도 쉽사리 구조를 바꾸기는 쉽지 않다는 뜻이다.

그러나 대규모 보험사고의 빈도와 심도가 증가하는 추세이고 해외 손실이 크다는 점을 감안할 때, 제도적인 보완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송윤아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재보험은 기업간·국경간·전문적 거래라는 이유로 재보험거래에 대한 감독당국의 규제적 접근이 상당히 제한적이고 실제 규제공백이 존재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시장 투명성 제고를 위한 규제개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를 위해 금융당국이 재보험계약 당사자의 재무상태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도록 재보험 출재·수재·손익·미수금·수수료 등에 대한 업무보고 내용을 거래상대방별로 작성·제출하도록 개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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