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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언과 함께 묻힌 ‘X파일 의혹들’

유병언과 함께 묻힌 ‘X파일 의혹들’

기사승인 2014. 09. 01.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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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관계 유착설 등 모두 미궁으로
유병언 장례식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추모예배 및 발인식이 열린 지난달 31일 오전 경기도 안성 금수원 정문 앞에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신도들과 조문 차량이 출입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 사진 = 허욱 기자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장례식이 지난달 31일 마무리 된 가운데 유 전 회장과 관련된 의혹들도 함께 땅속에 묻히게 됐다.

세월호 참사 이후 유 전 회장에 대해 제기된 의혹 중 대표적인 것은 바로 정관계 로비 의혹이다.

1998년 국가부도 위기 때 부도를 낸 세모그룹이 부활하는 과정에서 유 전 회장이 정치권을 비롯한 유력인사들의 도움을 받았고, 세모그룹이 수많은 계열사를 거느린 기업으로 되살아나기까지 비호세력의 존재는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세모그룹이 3000억원의 부도를 내고도 부채 2000억원을 탕감받은 점, 청해진해운이 여객선 선령(船齡)을 30년으로 연장받고, 인천-제주 항로를 독점하게 된 과정에 대해서도 의혹을 제기했다.

이런 의혹이 나오게 된 배경도 그동안 언급돼왔다.

실제 유 전 회장은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의 실질적 리더로 활동하면서 정관계의 인맥을 꾸준히 넓혔고, 이를 사업수단으로도 활용했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로 여겨졌다.

유 전 회장은 경기도 안성 금수원 내 강연과 출판기념회 등에서 적극적으로 자신의 인맥을 과시하기도 했다.

지인과 함께 금수원 내 강연에 참석했던 자영업자 A씨는 “당시 유 전 회장이 연단에 앉아있는 사람들을 소개하는 시간이 있었다. 판사와 검사도 그 자리에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초 서울 모 호텔에서 열린 이 행사에는 지청장으로 재직 중이던 B검사와 성 김 주한 미국대사 등 각국 대사, 가수 박진영씨, 탤런트 전양자씨, 유명 아나운서 등이 참석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이유로 한 때 검찰 안팎에선 그동안 제기됐던 유 전 회장의 정관계 로비 의혹에 대해 철저한 수사에 나서야 한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유 전 회장의 장례식까지 마무리 된 이상 현재까지 진행된 수사에 보다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는 것이 검찰 입장이다.

검찰 역시 유 전 회장의 사망으로 인해 해결이 어려운 숙제를 안게 됐다.

세월호 참사 이후 검찰은 유 전 회장 일가의 횡령·배임 혐의와 세월호 사고 원인의 연관성을 입증하는데 주력해왔지만, 유 전 회장의 사망이 확정되면서 관련 사건은 공소권없음으로 종결된 상태다.

1400억 원에 달하는 유 전 회장 일가와 측근들의 횡령·배임 혐의를 입증할 ‘키맨’으로 떠오른 차남 혁기씨(42)도 미국을 떠나 멕시코로 잠적했다는 이야기가 나돌고 있다.

장녀 섬나씨(48)는 프랑스에서 범죄인 인도 재판 선고를 기다리고 있지만 항소할 경우 국내 송환까지는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유일하게 검찰 수사 선상에서 벗어난 차녀 상나씨(46)를 비롯한 이들 자녀는 아버지 유 전 회장의 장례식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혹시나 하는 상황을 바랐던 검찰의 기대를 저버린 상태다.

이들 뿐 아니라 그동안 유 전 회장과 유착 의혹이 불거졌던 인사들도 모두 유 전 회장의 장례식에 조문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세월호 참사와 함께 수면 위로 드러났던 유 전 회장 관련 의혹들은 결국 미궁으로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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