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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언 이틀간 장례식 모두 마무리…차분했던 금수원 풍경

유병언 이틀간 장례식 모두 마무리…차분했던 금수원 풍경

기사승인 2014. 09. 01.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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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장례식이 열린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의 총본산 경기 안성 금수원 정문의 풍경은 비교적 차분했다.

유 전 회장의 장례절차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30일. 금수원 앞은 오전 10시가 지나자 검은색 옷을 차려입은 조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기 시작했다.

장례가 치러지는 금수원 주변은 차분하면서 고요한 분위기였다. 주변에는 장례식을 알리는 안내 표지판이나 유 전 회장을 추모하는 현수막 등은 걸리지 않았고 검은색 정장을 갖춰 입은 금수원 관계자들이 철저한 조문객 신원 확인을 하는 모습만이 비공개로 치러지는 유 전 회장의 장례식이라는 것을 설명해 줄 뿐이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금수원 안으로 승용차와 미니버스는 물론, 간혹 대형 버스도 들어가는 모습이 보이기도 했다.

앞서 조계웅 구원파 전 대변인이 “저희에게는 마음이 힘든 시기이니만큼 서로 얼굴 붉히는 일이 없기를 부탁드린다”는 당부의 메시지를 취재진에 남긴 것을 비롯해 금수원 측은 유 전 회장의 장례식에 취재진의 접근을 일체 허락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일부 금수원 관계자가 취재를 위해 금수원 정문 인근 현장에 나온 취재진에게 ‘촬영을 하지 말라’고 요구하거나 거꾸로 취재진의 얼굴을 촬영하는 등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장례 첫날에는 6000여명(구원파 공개)의 구원파 신도들이 조문을 다녀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금수원 내 대강당에 마련된 빈소에서 고인을 조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문객은 구속집행정지로 풀려난 장남 대균씨(44) 등 유 전 회장 일가족 6명이 교대로 맞이했다.

유 전 회장의 빈소가 차려진 대강당은 보통 구원파의 토요집회 예배당으로 이용되는 곳이지만, 이날 예배는 장례일정상 생략됐다.

조문을 마친 신도들 중 일부는 금수원에 남아 유 전 회장의 장례가 마무리되는 것을 지켜보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원파 측이 제공한 장례식장 내부 사진을 살펴보면, 신도들은 여느 장례식장과 다를 바 없이 제단 앞에 헌화하고 묵념하는 시간을 가지며 고인을 추모한 것으로 보인다.

영정 속 유 전 회장은 망원렌즈가 부착된 카메라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는데 이 사진은 유가족의 뜻에 따라 영정사진으로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영정 뒤에는 대형 스크린에 유 전 회장의 생애를 표현하는 영상이 상영되고 있다.

스크린 한편에는 ‘나의 달려갈 길과 주 예수께 받은 사명 곧 하나님의 은혜의 복음을 증언하는 일을 마치려 함에는 나의 생명조차 조금도 귀한 것으로 여기지 아니하노라’는 사도행전 20장 24절의 말씀이 고인에게 바치는 글귀로 게시돼 있었다.

장례절차가 마무리 된 31일에는 유 전 회장에 대한 추모예배와 발인이 진행됐다.

이날 오전 9시 검은 양복으로 고인에 대한 예를 갖춘 신도들은 전날에 이어 승용차·승합차·미니버스 등을 타고 이따금씩 금수원 안으로 들어섰다.

줄을 지어 금수원 안으로 들어선 차량들은 정문 앞 도로 100m 전부터 경찰의 통제 지시에 따라 질서 있게 이동했다.

전날과 같이 금수원 정문 입구에는 보안요원으로 보이는 구원파 관계자 예닐곱이 출입자의 신원을 꼼꼼하게 확인했다.

오전 12시 발인과 추모예배가 거의 마무리될 때쯤 금수원을 찾은 신도들은 어떤 이유에서인지 안으로 들어섰다가 다시 밖으로 나오기도 했다.

앞서 구원파 측은 “취재진의 금수원 내부 진입을 일체 불허하겠다는 방침을 내세우며 외부인 출입을 엄격하게 제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취재진은 금수원 내부에 마련된 유 전 회장의 장례식장 풍경과 금일 발인식·추모예배 현장을 지켜볼 수 없었다.

추모예배가 마무리 된 뒤 유 전 회장의 시신이 장지인 청량산으로 향할 때 운구행렬을 지켜보는 신도들은 길게 줄을 지어 섰다. 운구행렬은 대강당을 나와 청량산까지 700여m를 이동했고, 신도들은 2m 간격으로 늘어서 유 전 회장의 마지막 모습을 지켜봤다.

유 전 회장의 장남 대균씨(44) 등 유족은 유 전 회장의 시신이 담긴 관이 장지에 도착하자 생석회를 섞은 흙을 관 위에 뿌리고 한차례 더 추모예배를 가지는 것으로 장례절차를 끝마쳤다. 흙을 뿌리는 과정에는 일부 구원파 신도들도 동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후 3시가 넘자 유 전 회장 조문을 위해 먼 곳에서 금수원으로 단체로 찾아온 구원파 신도들이 대절한 버스를 타고 금수원 밖으로 빠져나오기도 했다.

이 밖에 개인 차량을 이용해 조문하러 온 신도들도 하나 둘 금수원 정문을 통해 나오면서 귀가길에 올랐지만, 여전히 대부분의 차량은 금수원 내 주차장에 머물고 있었다.

오후 4시 30분 무렵 금수원 안에 머물던 차량이 본격적으로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단체로 서울에서 내려 온 신도들을 비롯해 수백 대의 차량이 한꺼번에 빠져나오면서 도로가 일시적인 정체 현상을 빚기도 했다.

한편 구원파 측은 장례식이 끝난 직후 취재진에 ‘세월호 참사의 시작과 끝은 인천지검의 잘못된 법집행’이라는 내용의 호소문을 돌렸다. 구원파는 “정부를 비난하는 여론을 무마하기 위해 5억원이라는 거액의 현상금을 걸고 들짐승처럼 사냥하다가 객사에 이르게 했다”고 주장하는 등 유 전 회장이 억울한 죽음을 맞이했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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