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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 면회보다 주말 외출·외박 더 원한다?

평일 면회보다 주말 외출·외박 더 원한다?

기사승인 2014. 09. 0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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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업 바쁜 부모들, 날잡아 '빠득한 평일 면회' 실효성 의문…계급별 휴대전화보다 유선이라도 늘리고 통화 분위기 조성 절실
'전군 특별인권교육'
국방부가 9월부터 병영문화혁신 차원에서 9월부터 병사들에게 일과 시간 이후 평일 면회와 계급별 공용 휴대전화 사용을 허용하기로 했다. 하지만 정작 병사들의 부모는 주말이나 휴일 외출·외박을 더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8일 육군30사단 장병들이 특별인권교육을 받고 있다. / 사진=뉴시스
“평일 일과 시간 이후에 면회를 보장하는 방안도 나쁘지 않지만 현실적으로 직장 생활에 바쁜 부모들이 일부러 시간을 내서 얼마나 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100일된 신병을 둔 부모)

“평일 일과 시간 이후 면회보다는 주말이나 부대가 쉬는 날에 외박·외출을 자주 허용해 주는 것이 부모나 병사 입장에서도 훨씬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 같다.”(7개월된 일병 부모)

“휴대전화를 계급별 대표 병사를 통해 사용한다는 것은 정말로 탁상공론처럼 보여진다. 병사들이 부대 안에서 유·무선 전화기를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전화기를 많이 놔 주고 전화를 쓸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것이 더 선결 과제로 보인다.”(상병 진급 앞둔 해병대 부모)

국방부가 9월부터 병사들에게 평일에도 일과 시간 이후에 부모나 애인, 친구들을 면회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고 31일 밝혔다. 또 병사 계급별 공용 휴대전화 사용을 일부 부대에서 시범 운용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병사들 둔 부모들은 우리 군과 국방부가 나름 고민을 많이 한 흔적이 보이지만 일단 실효성이 그리 커 보이지 않는다는 부정적 견해를 내놓았다.

아들이 군 복무 100일 휴가를 막 마치고 들어간 육군의 한 부모는 후임병 때도 군인 아들을 휴일이나 주말에 외박·외출을 해 주는 것이 훨씬 실효성이 커 보인다고 희망했다.

이 부모는 “생업에 바쁜 가족들이 평일에 그것도 일과 시간 이후에 빠득한 시간에 맞춰 자식들을 면회하러 갈 부모와 가족들이 얼마나 있을지 모르겠다”면서 “차라리 전입 신병 때부터 한 달에 한번이나 분기별 한 번에 자유롭게 외박·외출을 자주 허용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바람을 표했다.

일선 병사들에게 외출·외박을 허용하게 되면 병사들에게만 혜택이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군부대가 주둔하는 지역의 경제 활성화에도 엄청난 기여를 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육군훈련소가 있는 충남 논산시와 신병훈련소가 있는 전후방 각군 군부대 인근 지역은 퇴소식이나 수료식 때 부대 외출을 허용하면서 식당과 영화관, 노래방 등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을 받고 있다.

또 병사 부모들은 계급별 대표를 통한 공용 휴대전화 허용에 대해서도 후임병들이 어떻게 자유롭게 군대에서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있겠느냐면서 실효성에 의문을 나타냈다.

일부 부모들은 일과 시간 이후에 유·무선 공중전화나 공용 전화라도 자유롭게 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더 급해 보인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일단 평일 면회와 관련해 면회 시간과 장소, 면회 대상 등 세부적인 시행방법은 일선 부대 장성급 지휘관이 정하도록 위임했다.

그동안 면회가 허용되지 않던 최전방 일반전초(GOP) 근무 장병에 대해서도 면회를 허용하지만 작전 임무와 지리적 환경을 고려해 휴일 면회만 허용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이병과 일병, 상병, 병장 계급별로 공용 휴대전화를 지급하는 방안이 시범적으로 운용된다.

같은 생활관의 병사 계급별로 대표자를 지정해 공용 휴대전화인 폴더형 2세대(2G)폰을 지급한 뒤 같은 계급의 병사가 대표자에게 이 전화기를 가져다 사용하는 방안이다.

각 중대 행정반에서 2G폰을 보관하고 있다가 부모가 거는 전화를 바꿔주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국방부는 생활관에 수신전용 일반 전화기를 확대 설치하기 위한 조치로 우선 9월부터 3개 중대에 수신전용 무선전화기 2대씩을 시범적으로 설치해 운영할 계획이다.

또 입대 초기부터 병사들의 휴가를 보장하고 휴가 시행의 자율성을 확대하는 세부 시행방안을 마련해 9월부터 시행키로 했다.

국방부에 따르면 신병 격려 외박인 100일 위로 휴가는 각 군에서 정한 규정에 따라 실시하고 정기휴가는 본인 스스로 휴가 시기와 기간을 선택해 가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

100일 위로 휴가와는 별개로 신병 첫 정기 휴가는 입대 4개월 전후에 나갈 수 있도록 무조건 보장하고, 정기 휴가는 각 군이 정한 허용 범위 안에서 자신이 시기와 기간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휴가 허가권자의 승인 아래 휴가기간을 쪼갤 수 있게 돼 개인적 필요에 의해 휴가를 나눠 갈 수 있게 됐다. 현재 복무기간 정기휴가 일수는 육군 28일, 해군 31일, 공군 32일이다.

국방부는 병사와 부모, 부대 간의 24시간 소통을 위한 방안으로 소대장과 중대장이 부하 병사들의 부모와 소그룹별로 인터넷 밴드 또는 카카오톡을 개설해 운영하도록 조치할 계획이다.

9월부터 10월 5일까지 부대별로 개방행사를 시행해 부모가 군대에 있는 자식과 함께 식사하고 잠도 잘 기회를 주기로 했다.

국방부는 과밀하고 열악한 생활관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올해 예산집행 우선순위를 조정해 올해 안에 개선할 수 있는 부대는 설계 착공하고 내년도 예산을 추가 반영해 사업의 진행 속도를 높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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