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이재용 승계가속 삼성그룹, 중공업-엔지니어링 합병

이재용 승계가속 삼성그룹, 중공업-엔지니어링 합병

기사승인 2014. 09. 02. 06:00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중공업 이어 건설부문도 삼성물산 통합추진 설득력
제목 없음ㅡㅡㅡ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지배력 강화를 위한 삼성그룹의 구조개편 시나리오가 속도를 내고 있다. 전자소재부문과 화학부문에 이어 건설·중공업부문으로 확장됐다.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 결정으로 삼성그룹 내 ‘건설 부문’의 통합작업이 사실상 개시됐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일련의 흐름이 중복사업을 통합하고 수직계열화를 강화해 제일모직을 정점으로 전자와 금융, 건설, 부품소재 등 분야에 대한 이 부회장의 지배력 강화 절차가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시장 예상대로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을 곧바로 합병하면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이 일시적으로 취약해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중간 절차가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은 1일 이사회에서 합병을 결의했다. 양사에 따르면 합병비율은 1:2.36으로 삼성중공업이 신주를 발행해 삼성엔지니어링 주식 1주당 삼성중공업 주식 2.36주를 삼성엔지니어링 주주에게 교부할 예정이다.

합병법인인 삼성중공업의 최대주주는 지분 17.61%(이하 우선주 포함 총 발행주식수 기준)를 보유한 삼성전자다. 특수관계인 지분 포함 시 24.31%가 된다.

피합병법인인 삼성엔지니어링의 최대주주는 지분 13.1%를 보유한 삼성SDI로, 특수관계인 지분 포함 시 22.0%다. 합병 완료 시 삼성중공업은 존속법인으로 남고 삼성엔지니어링은 해산된다.

합병법인의 최대주주는 삼성전자로 지분 12.5%를 보유하게 되며 특수관계인 포함 지분은 24.31%에서 23.64%로 변동된다. 이어 제일모직(4.19%), 삼성생명(2.47%), 삼성물산(2.27%), 삼성전기(1.69%) 등의 계열사가 지분을 갖는다.

이번 합병으로 삼성그룹은 이 부회장을 중심으로 하는 경영승계 작업에 더욱 힘을 보태게 됐다. 앞서 삼성그룹은 지난해 12월 삼성에버랜드가 제일모직 패션부문을 양수하고 웰스토리를 분사하는 한편 삼성SDS와 삼성SNS의 합병을 단행한 바 있다.

올해 5월에는 삼성SDS의 상장 추진을, 6월에는 삼성에버랜드의 상장 추진을 결정했다. 또 6월 삼성종합화학과 삼성석유화학이 합병한 데 이어 7월 삼성SDI가 제일모직 소재부문을 흡수했다.

실제 이번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으로 가장 큰 수혜를 보는 곳은 삼성물산으로 지목됐다. 그동안 유력하게 거론돼온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설이 일축되면서 삼성물산의 단기불확실성이 해소됐기 때문이다.

삼성물산은 제일모직→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SDI→삼성물산으로 이어지는 그룹 순환출자 구조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이에 삼성중공업이 삼성엔지니어링을 흡수합병하면서 조선 및 플랜트 사업을 특화하고, 삼성엔지니어링의 건설 부문은 따로 삼성물산과 합쳐질 가능성이 설득력을 얻는 상황이다.

삼성전자(4.06%)와 삼성SDS(17.08%), 제일모직(1.48%) 등의 지분을 보유한 삼성물산이 통합건설사로 출범하면 핵심 계열사들의 그룹 지배력은 더욱 집중된다. 전자와 금융, 건설과 부품소재 등 전 분야에 걸쳐 이 부회장의 영향력이 강화되는 것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이 삼성물산의 주요사업 분야에서 중복 입찰을 해온 만큼 중공업과 엔지니어링이 합병하면 영업 비효율성도 일정부분 해소될 예정이다.

삼성중공업의 단기적인 이익가시성은 낮아질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삼성엔지니어링의 사업역량이 해양플랜트 설계에 시너지 효과를 불러올 전망이다.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은 10월 27일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12월 1일 합병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양사는 합병을 통해 오일메이저를 비롯한 고객사에 육상과 해상을 아우르는 토털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삼성중공업은 삼성엔지니어링의 설계·구매·프로젝트 관리능력을, 삼성엔지니어링은 삼성중공업의 해양플랜트 제작역량을 서로 확보함으로써 육상화공플랜트와 해양플랜트 분야로 사업을 다각화한다는 설명이다.

합병 후 사명 변경을 검토할 예정인 양사는 연매출 25조원, 시가총액 8조8500여억원에 직원 2만명(삼성중공업 1만4000여명, 삼성엔지니어링 7000여명)이 넘는 거대 통합사로 탈바꿈하게 된다. 삼성그룹은 합병한 삼성중공업을 2020년까지 연매출 40조원 규모의 종합플랜트 회사로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