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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국가 낮춰 부르기’…정작 학교 반응은 미적지근

‘애국가 낮춰 부르기’…정작 학교 반응은 미적지근

기사승인 2014. 09. 02.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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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교육청의 '애국가 낮춰 부르기'에 대해 학교에서 잘 모르고 있어
"'애국가 낮춰 부르기' 처음 듣는다"
'보급형 애국가'에 대한 실효성 제기하기도
애국가 3
SBS 방송 ‘그것이 알고 싶다 - 애국가 편’의 한 장면 / 사진=SBS 제공
서울시교육청이 변성기를 겪는 학생들을 겨냥해 ‘보급형 애국가’ 보급 등 ‘애국가 낮춰 부르기’를 추진하고 있지만 정작 학교측은 시큰둥한 반응이다.

2일 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 기존 애국가의 음역을 3도 낮춘 보급형 애국가가 일선 학교에 일괄적으로 배포된 이래 새 학기부터 이를 학생들에게 가르치겠다고 밝혀 온 학교는 전무하다.

기본적으로 시교육청은 ‘보급형 애국가’를 학교에 배포하면서 이를 공식행사 또는 의식에 사용하라고 강제하지 않고 있다.

최재광 시교육청 장학관은 “우선 학교 선생님들의 재량에 따라 ‘보급형 애국가’가 쓰일 것”이라며 “10월 말 일선 학교에 보급형 애국가 시연 동영상을 배포하는 것으로 ‘애국가 낮춰 부르기’를 마무리 지을 것이기 때문에 그때까지는 학교의 자율적인 선택에 맡기고 이후에 입장을 밝혀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귀띔했다.

강제사항이 아니어서 그런지 학교에선 시교육청이 배포한 ‘보급형 애국가’에 대해 잘 알지 못하거나 알고 있더라도 별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

서울 모 초등학교에 교사로 재직 중인 양모씨(36·여)는 “음역을 낮춘 애국가가 학교에 배포됐다는 이야기를 처음 듣는다”며 “실제로 ‘보급형 애국가’를 가르치면 학생들 입장에서 부르기 편하겠지만 기존 애국가에 대해서도 반감이 없었기 때문에 크게 개의치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모 중학교의 한 음악교사 역시 “‘애국가 낮춰 부르기’에 대해 들어보지 못했다”며 “조회시간 외에 학생들이 애국가를 부를 기회가 많지 않아 과연 ‘보급형 애국가’가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경성중학교에 다니는 백성현군(15·중3)은 “조회 때마다 애국가를 제창한다”며 “애국가를 낮춰 부르게 된다는 이야기는 처음 듣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존 애국가를 부르는 데 별 어려움을 느끼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보급형 애국가’가 필요한지 모르겠다”면서 “부르기 어려운 학생들은 기존 애국가 반주에도 알아서 음정을 낮춰 부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부에서는 ‘애국가 낮춰 부르기’를 찬성하는 의견도 있다.

홍익여고에 재학중인 김윤선양(18·고3)은 “기존 애국가를 부르는 것도 크게 힘들지는 않지만 3도 낮춘 애국가를 부르게 된다면 조금 편하게 부를 수 있을 것 같다”며 “음역을 낮췄다고 애국가가 본래 담고 있는 의미는 변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 모 중학교 교감 역시 “이번 학기부터 학생들이 ‘보급형 애국가’를 부를 수 있도록 조치할 것”이라며 “강제사항이 아닌 만큼 일단 시행해보고 차후 반응이 좋지 않으면 기존 애국가를 다시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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