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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잡스가 아이폰6를 보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

[기자의눈] 잡스가 아이폰6를 보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

기사승인 2014. 09. 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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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환 산업부 기자.
“(애플 창업자인) 스타브 잡스가 저승에서 아이폰6를 보면 분통을 터트릴 것이다.”

애플이 최근 5.5인치 대화면 아이폰6 플러스를 선보인 직후 한 아이폰 사용자의 말이다. 삼성갤럭시 노트4(5.7인치) 크기와 다를 바 없는 아이폰6 플러스 공개로 ‘대화면은 스마트폰에 적절하지 않다’는 잡스의 철학과 결별했기 때문이다. 잡스가 최고 경영자(CEO) 시절 쌓았던 애플 특유의 브랜드 가치도 잃을지 모른다는 우려도 나온다.

애플은 대기업보다는 혁신을 추구하는 ‘스타트업(벤처기업)’ 느낌이 강했다. 애플 초기 상품인 ‘매킨토시’는 마이크로소프트(MS) 운영체제를 장착한 PC에 밀렸지만 개성있는 디자인과 뛰어난 소프트웨어 기술력으로 마니아층을 거느렸다.

1년에 한 번 아이폰을 출시하는 ‘명품 전략’은 타사와 비교됐다. 특히 삼성전자가 매년 다양한 스마트폰 제품군을 쏟아내는 ‘다작 전략’과 다른 차원이었다. 경쟁사들이 하드웨어에 집중하는 동안 애플은 사용 편의성과 디자인에 역점을 뒀다.

이는 전체 스마트폰 점유율은 삼성전자에 뒤져도, 개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대다수 국가에서 1위를 차지한 원동력이 됐다. 특히 미국과 영국 등 디자인을 선호하는 선진국에서 아이폰의 시장 점유율은 더욱 높게 나타났다. 아이폰5과 5S은 지난 5월 영국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에서 각각 11%를 넘긴 것으로 조사됐다. 4월에 출시돼 당시 ‘신작’이었던 갤럭시S5(5월 점유율 9%)가 지난해 출시된 아이폰 구작들에 밀렸다.

굳이 대화면을 채택하지 않아도, 카메라 성능이 뛰어나지 않아도 시장에서 호평을 받은 셈이다. 그럼에도 대화면 채택은 음성통화보다는 인터넷 사용 시간이 더 많아진 최근 스마트폰 사용자의 흐름을 따른 것이다. 2011년 8월 팀 쿡 CEO 체제 이후 애플이 매출 확대에 급급하는 일반 대기업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기우가 아니다.

갑작스럽게 커진 아이폰 크기에 사용자들이 호의적일지 의문스럽다. 영국 일간지 텔라그라프는 10일(현지시간) 아이폰6 플러스를 본뜬 나무 모형 휴대전화를 런던 시민에게 보여주면서 시민들이 불만족스러워하는 반응을 담은 동영상을 홈페이지에 실었다. 시민들 대다수가 “(주머니에 넣기에는) 너무 크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잡스가 독불장군식 경영 행보를 보였지만, 그가 애플 수장이었던 시절에는 상상하지 못 했던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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