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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균의 Zoom-人] ‘편지 경영’을 통해 본 오너들의 ‘소통’

[정해균의 Zoom-人] ‘편지 경영’을 통해 본 오너들의 ‘소통’

기사승인 2014. 09. 13. 0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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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
편지(便紙)는 안부, 소식, 용무 따위를 적어 보내는 글이다. 특히 편지는 하나의 훌륭한 소통도구다. 실제로 편지를 통해 일선 직원들과 만나는 대기업 오너나 최고경영자(CEO)들이 늘고 있다. ‘편지 경영’은 직원들의 신뢰도를 높여 조직의 단합에 기여한다는 평가다.

수감 600일째를 맞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4일 “어려운 때일수록 패기를 갖고 도전해야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을 수 있다”는 내용의 추석 편지를 직원들에게 보냈다. ‘풍성하고 행복한 한가위 보내시길 바랍니다’라는 제목의 옥중(獄中) 편지를 통해 최근의 근황과 소회를 전했다.

최 회장은 “나라의 경제 상황이나 그룹의 경영 환경에 대한 얘기를 접하고 나면 (임직원들과) 함께 할 수 없는 현실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으로 힘겨운 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또 “SK 구성원들은 지금의 위기를 반드시 극복할 것이라 믿는다”며 “개인적인 일로 심려를 끼친 점도 미안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서신은 최회장이 수감 후 그룹 직원들에게 전하는 첫 공식 메시지였다. 올해 5월 서울구치소에서 의정부교도소로 옮긴 최 회장은 매일 오전 6시 30분 일어나 오후 9시에 취침하는 통상의 수형 생활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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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창규 KT 회장
황창규 KT 회장은 지난 3일 임직원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회사를 사랑하는 열정은 있지만 적극적으로 도전하고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근성은 부족하다”며 “문제가 있다면 윗사람과 관련부서를 설득하고 해결될 때까지 쫓아다녀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장과 사업부서에게는 도전정신을, 스탭부서에서는 현장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책임감을 요구한 것이다.

황 회장은 최근 ‘생각 나누기’라는 이름의 이메일을 시리즈로 직원들에게 보냈다. 주제는 △ICT산업의 미래와 우리의 비전 △경영철학과 우리가 갖춰야 할 역량 △임직원에게 기대하는 마음가짐 등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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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준 포스코 회장
“포스코도 IBM처럼 변신해야 한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지난달 임직원들에게 보낸 ‘CEO레터’를 통해 “구조적인 공급과잉 시장에서 이윤은 점점 더 쪼그라들 수밖에 없는 만큼 월드 프리미엄 제품 비중을 확대하고 솔루션 마케팅 성공사례를 더 많이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부서를 포함한 전 임직원이 마케팅 마인드로 무장할 것을 주문하고 나선 것.

세계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지속 되고 있고 중국 철강업체들의 공급 과잉도 이어지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 포스코의 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권 회장은 “솔루션 마케팅은 하드웨어인 강재와 소프트웨어인 강재 사용기술을 함께 수요처에 지원해 더 큰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대표적인 사례로 전남 광양과 여수를 잇는 이순신대교, 인천 영종도와 송도를 연결한 인천대교를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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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 6월 계열사 대표들에게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하라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 신 회장은 A4 용지 3장 분량의 편지에서 “안전 관리는 기업이 안정적으로 사업을 영위하고 고객으로부터 신뢰와 믿음을 얻기 위해 필수적으로 갖추어야 하는 덕목”이라고 지적했다.

또 “모든 계열사에서 안전관리의 최고 책임자는 바로 대표이사 여러분임을 명심해 달라”고 주문했다. 대표이사가 직접 나서서 안전 경영을 실천해 달라는 당부다. 그는 제2롯데월드 공사와 관련, “롯데월드타워는 우리 그룹의 역량이 총동원된 대표 사업인 만큼 시공 과정이나 완공 후에도 세계에서 제일 안전한 건축물이 되어야 한다”고 서신을 통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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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운 효성그룹 부회장
이상운 효성그룹 부회장은 10년 전인 2004년 9월부터 다달이 ‘CEO 레터’라는 이름의 이메일을 직원들에게 보내고 있다.회사 CEO가 임직원에게 이메일 형식의 ‘레터’를 보내 소통하는 예는 많지만, 매달 쉬지 않고 10년간 이를 이어온 사례는 흔치 않다.

CEO레터는 2008년부터는 영어, 중국어, 베트남어, 터키어 등으로 번역해 전 세계 2만여 효성 임직원에게 전달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자신이 일상에서 얻은 교훈과 경영 혁신 사례 등을 통해 직원들이 회사 발전을 위해 생활 속에서 잊지 말아야 점을 꼼꼼하게 챙기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밖에도 33년을 농협에 몸담은 전통 ‘농협맨’인 김주하 농협은행장과 한기선 두산중공업사장, 김호준 BMW코리아 대표, 임병용 GS건설 대표 등이 편지를 통한 직원들과의 소통에 정성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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