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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스포츠를 말하다]쉐보레가 후원하는 맨유, 스포츠 경영의 대표 주자②

[기업, 스포츠를 말하다]쉐보레가 후원하는 맨유, 스포츠 경영의 대표 주자②

기사승인 2014. 09. 13.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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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맨유 새로운 유니폼 (2)
맨체스터유나이티드FC는 지난 시즌 최악의 성적을 냈다. 이런 평가는 단순히 리그 성적뿐이 아닌 경영에 대한 평가이기도 하다. 리그 7위라는 초라한 성적(?)이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물러났기 때문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인지는 축구전문가들이 판단할 일이지만 빚에 허덕이는 모습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엄연한 현실이기 때문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올해(2013~2014시즌) 맨유는 구단 역대 최고 수입을 이끌어 냈다. ‘2013~2014시즌’ 맨유의 수입은 4억3320만파운드(약 7253억원)였다. 일반적으로 스포츠 스타나 스포츠 팀에 후원을 하는 기업들은 후원대상자의 성적이 좋지 않을 경우 예상치 못한 피해를 입게 된다.

스포츠마케팅 담당자들이 마케팅 계획을 세울 때 컨트롤 하고 예상 할 수 없는 것이 바로 선수나 팀의 성적이다. 특히 새로운 변화(팀의 경우 감독의 교체난 주전선수의 부상 등)는 이런 불확실성을 더욱 키우기 마련이다. 하지만 마케터 들은 어느 정도의 인자함(?)을 갖는다. 맨유와 같이 그 동안 꾸준한 호성적을 내왔던 팀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그런 이유 때문이었는지 맨유는 지난해 엄청난 광고수입을 올리며 나쁜 성적에도 불구 좋은 경영실적을 내며 시즌을 마감했다. 맨유의 지난해 후원계약을 통한 수입은 전년대비 49%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독일 아디다스와의 10년 장기 후원계약이 주된 원인이었다, 맨유는 지난해 7월 아디다스와 10년간 매년 약 1256억원 규모의 후원계약을 맺었다. 프리미어 리그 역사상 가장 큰 후원계약이었다.

이렇게만 보면 지난 시즌 맨유는 표면적으로 경영상의 실패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6000억원에 달하는 빚이라는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는 점은 경영상의 위험요소로 남아있는 상황이다. 2013~2014시즌에서 수입 증대로 맨유의 부채는 약 804억원 줄어든 5709억원이 됐지만 올 시즌 수입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빚에 대한 부담은 여전하다.

맨유의 2014~2015시즌 수입은 3억8500만~3억9000만파운드(약 6446억~6613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런 수입감소는 챔피언스리그 진출이 실패하면서 여기서 발생할 수 있는 중계권료와 홈경기 수입(경기당 약 50억원)이 감소하게 됐기 때문이다.

맨유의 경영 부담을 늘리고 있는 부채는 2005년 스포츠 재벌인 맬컴 글레이저가 지분을 97%로 늘리며 시작됐다. 글레이저 가문은 8억3100만파운드(약 1조400억원)을 투자해 맨유를 인수 했다. 이 인수 금액 중 5억5900만파운드는 은행에서 끌어들인 돈이었다. 지분 인수의 67%를 빚으로 해결한 셈이다. 이와 함께 2006년 헤지펀드 조성을 위해 JP모건으로 부터 기한부 어음(지급기한이 정해진 어음)을 발행해 7100만파운드의 빚이 더 늘었다.

헤지펀드의 이자율은 12~16% 수준으로 매년 이자비용만 2000만파운드가 넘어갔다. 맨유가 가지고 있는 부채에 의한 이자만 한 해 5000만파운드에 달하는 상황이 지속됐다.

이런 상황이 되자 글레이저 측은 경기입장료를 인상하며 그 동안 맨유를 만들고 지지하던 팬들에게 부담을 키운다는 지적을 면치 못했다. 그 동안 좋은 성적으로 이런 불만들은 봉합돼 왔을 뿐이다.

뉴욕증시에 상장한 이후 맨유에 대한 평가는 경기성적에 따라 변하고 있다. 지난 5월 19일 맨유의 주가는 16.74달러(약 1만7191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7월 24일 19.35달러(약 1만9872원) 선까지 올랐다. 두 달새 맨유의 시가총액이 약 4300억원 오른 것이다. 이런 결과는 ’2014 브라질월드컵‘’을 앞둔 5월 네덜란드 대표팀 감독을 맡고 있던 판 할 감독이 맨유 차기 사령탑으로 확정됐다. 이후 판 할 감독이 이끄는 네덜란드 팀이 월드컵 4강에 진출하며 향후 맨유에 대한 기대가 커졌기 때문이다.

판 할 감독이 지금의 맨유 선수들을 어떻게 활용하고 어떤 성적을 내는가에 따라 맨유의 시가총액은 변할 수밖에 없고 이는 곧 맨유의 경영상황에도 영향을 미치는 결과를 가져 올 것이다. 이는 맨유가 수천억원의 빚을 벗어 던지기 위해서는 선수들이 얼마나 좋은 기량으로 팀을 리그 최고, 세계 최고의 팀으로 만드냐에 달렸다는 의미다. 맨유의 스폰서 수입과 중계권료 수입, 그리고 입장권 수입 증대를 통한 유동성 확보만이 맨유의 발목을 잡고 있는 빚을 털어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맨유는 여전히 세계 최고의 축구클럽임에 틀림없다. 전세계 수억명의 팬들이 맨유의 유니폼과 기념품을 사고 있고 영국의 열성적인 팬들은 여전히 비싼 입장권을 사서라도 경기장을 찾고 있다. 맨유 수익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스폰서십 또한 지속적인 글로벌 기업들의 관심으로 유지되고 있다.

올해 여름 이적 시장에서 맨유는 디 마리아, 안드레 에레라, 루크 쇼, 마르코스 로호 등을 영입하는 데 1768억원이라는 돈을 썼다. 여전히 엄청난 연봉의 선수들이 즐비한 맨유의 선수단 가치는 약 6755억원으로 프리미어리그 최고다.

팀의 성적만 좋아진다면 뉴욕증시에서의 주가 또한 급락하는 일은 없을 것이고 빚에 대한 부담도 줄일 수 있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최소한 유동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여력은 충분히 갖추고 있다는 의미다. 결국 맨유의 감독과 선수 그리고 경영진이 자신들의 역할을 얼마나 하는가가 맨유의 발목을 잡고 있는 부채의 덫을 벗어 던지는 시기를 결정 하는 열쇠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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