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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 ‘닮은꼴’ 권오갑, 하반기 현대중공업 리베로되나

정몽준 ‘닮은꼴’ 권오갑, 하반기 현대중공업 리베로되나

기사승인 2014. 09. 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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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적인 경영에 축구계 활동으로 정몽준 전 회장 신임 두터워
[신임] 권오갑 그룹기획실장 겸 현대중공업 사장
권오갑 현대중공업 신임사장 /제공=현대중공업
올해 상반기 1조3000억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기록한 현대중공업이 최길선 회장에 이어 권오갑 사장을 하반기 교체 선수로 투입했다. 후반전으로 접어든 시점에서 그룹기획실장까지 맡게 된 권 사장이 현대중공업의 역전승을 이끌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신임 권 사장은 15일 현대중공업 울산 본사에 출근해 업무보고를 받고 최 회장과 ‘투톱’ 체제로서의 첫발을 내디뎠다.

권 사장은 지독한 축구광으로 유명하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의 총재인 그는 예전부터 국내외 축구경기 관람을 즐기는 것은 물론 틈틈이 필드를 찾아 직접 뛰어온 것으로 전해진다.

축구는 다른 종목과 비교해 한 시합에서 한 골이 차지하는 비중이 막대한 스포츠다. 전반전에 1~2골의 손실을 입었더라도 후반전 2~3골을 만회하면 역전승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대규모 수주 몇 건이면 영업실적이 전환되는 조선업계와 닮아있다.

올 하반기도 중순으로 접어든 상황에서 현대중공업이 현대오일뱅크에서 공격적인 전략을 펼치고 있던 권 사장을 교체 카드로 뽑아든 이유다.

1951년 경기도 성남에서 태어난 권 사장은 효성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한국외국어대학교 포르투갈어학과를 나왔다. 1978년 현대중공업에 입사한 뒤 1987년 축구 종주국인 영국에서 런던사무소 외자구매부 부장으로 재직하며 실무경험을 쌓았다.

1997년 서울사무소의 임원(전무)으로 업무를 보면서 2004년 울산현대호랑이축구단 단장을 맡아 기업의 축구사업에 발을 담갔다. 2007년 부사장(서울사무소장) 자리에 오른 그는 2009년 현대중공업스포츠 대표이사와 한국실업축구연맹 회장을 함께 맡았다.

2010년 8월 현대오일뱅크 대표이사가 된 그는 불황에 빠진 정유시장에서 성공적인 경영활동을 펼쳤다는 평을 듣는다. 올 상반기 경쟁사들이 적자에 빠진 와중에 권 사장은 국내 정유 4사 가운데 유일한 2분기 연속 흑자를 견인했다.

현대오일뱅크에 재직하면서 사장업무용 차량인 에쿠스를 직원들의 웨딩카로 제공하는가 하면, 모친상을 회사에 알리지 않고 조용히 치른 일화는 그의 품성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권 사장은 2011년 국내 대기업 중 처음으로 임직원 급여 1%를 기부하는 문화를 정착시키기도 했다.

이같이 회사경영과 스포츠비즈니스를 활발히 병행하는 권 사장의 행보는 현대중공업의 전 회장이자 최대주주인 정몽준 전 새누리당 의원과 닮아있다. 현대중공업은 정 전 의원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권 사장을 그룹기획실장에 겸임시켰다.

그룹기획실은 기존 현대중공업 기획실을 격상시킨 곳으로 다른 기업의 기획조정실 성격이 강하다. 향후 그룹 전체를 아우르며 사업운영 전략을 제시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할 전망이다.

영업실적 개선과 함께 권 사장에게 맡겨진 또 하나의 임무는 원만한 노사관계 조율이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에서 대립각을 세우며 20년 만에 파업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5월 14일 상견례부터 36차례 협상을 벌였지만 합의안을 마련하지 못한 현대중공업 노사는 이날 중앙노동위원회가 노조의 노동쟁의 조정신청에 대해 조정연장을 결정함에 따라 16일부터 25일까지 추가 교섭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에 노사는 16일부터 19일까지 매일 집중교섭을 벌이고, 중노위는 22일 2차 조정회의와 24일 3차 조정회의를 열 계획이다.

한편 현대중공업은 이재성 회장의 사임에 따라 김외현 사장의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변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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