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이 한국전력의 추석 돈 봉투 살포 사건을 수사 중인 가운데 16일 한전 대구경북건설지사 사무실과 전 지사장인 이모씨(56) 자택 등지를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이날 오전 대구 중구 동인동 한전 대구경북건설지사 사무실, 이 전 지사장의 자택과 승용차, 송전탑 건설 현장 사무소 등을 압수수색했으며 한전의 법인 계좌 출납 내역과 자금 집행 관련 문서 등을 확보했다.
한전은 추석 전인 2일과 연휴기간인 9일 이현희 전 청도경찰서장을 통해 송전탑 건설에 반대해 온 청도군 각북면 삼평1리 주민 7명에게 100만∼500만원씩 총 1700만원을 건넸다.
이 전 지사장 등 한전 직원들은 경찰 조사에서 “주민들에게 돌린 돈은 회삿돈이 아니라 개인 돈”이라고 해명했고 경찰도 이 전 지사장의 계좌를 조사한 결과 500만원은 이 전 지사장의 통장에서, 600만원은 이 전 지사장 부인의 통장에서 인출된 것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봉급자가 회사일을 위해 거액을 쓴다는 것이 상식에 맞지 않다고 보고 계좌 추적 등을 통해 이 돈의 출처를 집중적으로 추적키로 했다.
경찰은 한전 대구경북건설지사가 송전탑 반대 주민 로비용으로 자금을 만들어 이 전 지사장 등 직원들에게 지급했을 개연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한전 본사가 대구 지사의 추석 돈 봉투 살포 등 주민 로비를 지시하거나 보고를 받았는지 등 개입 여부도 확인할 계획이다.
경찰은 전날 이현희 전 청도서장의 자택과 차량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한편, 한전은 삼평1리에서 송전탑 건설을 추진했으나 주민들의 반대로 최근 2년간 공사를 중단했다가 지난 7월 공사를 재개해 주민들과 심한 갈등을 빚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