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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동남아 철강전쟁서 큰 진지 구축했다”

포스코 “동남아 철강전쟁서 큰 진지 구축했다”

기사승인 2014. 09. 1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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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준 크라카타우포스코 법인장 "일본 견제는 두렵지 않다"...일본 주도 인디 시장서 동남아 공략 성장 동력 찾아
인디 후판수요 2017년 175만톤, 지난해 대비 27% 성장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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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준 크라카타우포스코 법인장/사진 = 박병일 기자
“동남아 철강전쟁에서 큰 진지를 구축했다”.

권오준 회장 취임 이후 철강본원 경쟁력을 키우는데 집중하고 있는 포스코에게 인도네시아 일관체철소인 크라카타우포스코는 장기적으로 그룹의 수익성 제고를 이끌 열쇠로 평가받고 있다. 권 회장도 새로운 철강 수요지로 부상하고 있는 동남아는 놓쳐서는 안된다는 판단에 지난 5월 9일 인도네시아 크라카타우포스코를 시작으로 태국·미얀마 등 해외사업장을 연속 방문하며 현장점검을 펼쳤다.

일단 업계는 30억달러(약 3조2000억원)를 투자해 만든 크라카타우포스코가 일본철강사들이 선점하고 있던 동남아 지역에서 포스코의 교두보로 잡리잡았다고 평가하고 있다.

민경준 크라카타우포스코 법인장은 15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찔레곤 크라카타우포스코에서 기자들과 만나 “인도네시아는 동남아 시장 중 가장 큰 규모의 시장”이라며 동남아 철강시장 공략을 위해서 크라카타우포스코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이같이 강조했다.

민 법인장은 “다만 인도네시아는 1인당 철강 소비량이 미비해 앞으로 철강을 쓸 수 있는 성장성이 무한한 중요한 시장”이라며 “지금까지는 일본계 자동차 회사가 진출해 있어서 일본 철강사들이 시장을 주도해 왔으나 우리가 일관 제철소를 건설하면서 가장 거북해하고 불편하게 생각한 것이 일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인도네시아의 1인당 철강소비량은 61kg으로 철강산업 측면에서 보면 초기시장에 해당된다. 이는 2012년 세계 1인당 철강소비량인 238kg의 4분의 1 수준이다. 중국(505kg)·일본(501kg)에 비해서는 8배가 작고 한국(1159kg)과 비교해서는 19배 차이가 난다. 일반적으로 1인당 철강소비량이 600kg이 넘어야 산업성숙기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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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크라카타우포스코 제철소 전경/제공 = 포스코
그럼에도 인도네시아에서 포스코가 적극적인 경영행보를 보이는 것은 인도네시아 철강수요가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03년 인도네시아 철강수요는 506만4000톤이던 것이 2005년에는 908만4000톤으로 증가했고 2008년과 2012년에는 각각 1058만7000톤과 1500만6000톤으로 늘어났다.

크라카타우포스코가 현재 연 110만톤을 생산하는 후판의 지난해 수요는 137만톤이었지만 2016년과 2017년에 157만톤과 175만톤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조선용 후판의 경우 지난해 63만3000톤에서 2015년 60만톤, 2017년 68만톤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건설용 후판 역시 지난해 52만4000톤에서 2017년 72만톤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그 동안 인도네시아에서 시장을 주도하던 일본은 상공정을 해외에 지어 리스크를 갖기보다는 하공정 투자를 통해 자국 소재를 가져다 판매하는 전략을 구사해 왔다. 하지만 포스코는 일본 위주의 시장에 전략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 과감한 투자가 필요했다.

민 법인장은 “일본 주도의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인도네시아 정부의 지원하에 인도네시아 국영철강회사와 합작회사를 설립하게 된 것”이라며 “일관제철소 가동으로 인해 우리가 인도네시아 시장의 주도권을 쥐게 됐다”고 설명했다. 포스코의 인도네시아 진출로 인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일본의 견제에 대해 민 법인장은 “(일본의 견제는) 크게 두려워 하지는 않는다”며 자신감을 들어냈다.

실제 일본 신일철주금(NSSMC)가 크라카타우스틸과 하공정인 아연도금강판라인(CGL)을 건설을 추진했다. 인도네시아는 130만대 자동차 생산국가로 정부에서 크라카타우스틸이 자동차 강판을 만들기를 원하고 있지만 기술력이 안되는 상황이다. 이에 일본의 기술력을 들여오기 위해 크라카타우스틸은 2012년 12월 NSSMC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민 법인장은 “크라카타우스틸과 NSSMC의 MOU에 대해 포스코가 거듭된 항의를 했고, 양사가 합작지분율을 크라카타우스틸 20%, NSSMC 80%로 나누면서 공장부지만 크라카타우스틸이 제공하는 방향으로 변경됐다”며 “현재 규정된 범위 안에서 정당하게 경쟁하고 있고 일본과 어떻게 시장을 형성하고 공류 할 것인지 나름대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포스코도 필요하다면 하공정 진출이 가능하지만 문제는 상공정을 경쟁력 있게 만들어서 나간다면 큰 문제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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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크라카타우포스코 고로/사진 = 박병일 기자
민 법인장은 크라카타우포스코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원가절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민 법인장은 “원갈절감의 70% 이상은 철광석과 석탄·석회석 등 윈료에 달려있다”며 “다만 이런 원감절감을 할 수 있는 것은 기술력이 뒷받침 돼야 하고 포스코는 그런 능력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크라카타우포스코는 원가절감의 한 방법으로 인도네시아 철광석을 최대 30% 사용할 계획이다. 가격이 저렴하지만 품질이 좋지 않아 고로 설비에 무리를 주지 않으면서 안정적 작업상황을 가능하게 하기 위한 것이다.

민 법인장은 “기술이 좋으면 품질이 나쁜 원료를 갖고도 좋은 제품을 만들 수 있고, 반대로 좋은 원료를 가져도 기술이 나쁘면 아무 소용이 없다”며 “그렇기 때문에 저가원료 사용과 함께 조업기술 개발이 중요하고. 제강공정에서 합금철이나 여러 첨가물을 줄이는 기술력도 원가절감의 한 방편”이라고 강조했다.

크라카타우포스코는 포항과 광양에서 쌓은 기술을 바탕으로 원가절감을 각 부서별 분야별로 자체 추진하고 있다. 또 경쟁력 제고를 위해 2단계 프로젝트에서 고로와 제강·연주 증설, 열연공장 신설과 냉연과 도금 등 후속공정도 고려하고 있다.

한편 인도네시아는 2015년 이후 신정부가 들어서면 경기부양과 인프라 투자확대가 예상돼 철강수요가 연 평균 10%의 증가세를 보일 전망이다. 인도네시아는 조선업 발달이 유리한 조건임에도 아직 낙후돼 있고 해안선 총연장 길이만 8만2300킬로에 달해 조선산업의 성장성이 큰 지역이다.

현재 인도네시아에는 약 370개의 조선소가 산재해 있으나 대부분 소형 선박 건조 또는 수리조선소로 영세한 상황이다. 건설산업도 도로·교량·철도·항만 등 수송 인프라 중심으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고 민간건설 분야도 빌딩·철탑 등 일반구조를 중심으로 시장이 커지는 등 총 55만톤의 수요가 형성돼 있다.

특히 광산·건설·산림개발용 중장비 수요가 늘어나고 정부 주도의 가스라인 건설도 향후 시장 전망을 밝게 하는 부분이다. 미국 케터필러(caterpillar)·일본 고마쓰(Komatsu)·히타치(hitachi) 등 주요 글로벌 중장비사가 인도네시아 현지 조립공장을 운영 중으로 그 수요는 10만톤 수준이다. 또 인도네시아 정부 주도의 가스라인 건설에 따라 오일·가스 압력용기 관련 프로젝트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런 시장 성장세로 포스코는 올해 175만톤의 판매실적을 전망하고 있다. 무엇보다 중장기 신규 수요 창출을 위해 포스코솔루션센터와 협력해 강구조물 제작기술 지원으로 신규슈요 창출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10월과 11월에는 인도네시아 업계 관계자들을 초정해 세미나를 진행하고 코린도 중공업 등 인도네시아 내수 우량업체와 장기판매협력 전략적 제휴를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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