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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승자의 저주’ 우려… 주가 9% 하락

현대차, ‘승자의 저주’ 우려… 주가 9% 하락

기사승인 2014. 09. 18.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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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비스·기아차도 7%대 하락…한전은 재무구조 개선 기대감에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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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그룹이 서울 삼성동 한국전력 부지를 손에 넣었지만 주가는 오히려 7~9% 이상 급락했다.

현대차그룹컨소시엄이 부지 감정가이자 입찰 하한선인 3조3346억원보다 무려 3배 이상 높은 10조5500억원을 입찰가로 제시한 데 따른 영향이다.

1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차는 낙찰 소식이 전해진 직후부터 하락, 전 거래일보다 9.17% 내린 19만80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52주 최저가이다.

현대차의 하락폭은 2011년 8월 19일 10.97% 이후 3년만에 가장 큰 폭이다.

특히 외국인투자자들의 매도 움직임이 거셌다. 매도 상위 창구에는 노무라와 씨티그룹, CLSA 등 외국계 증권사 다수가 올랐다.

현대차와 함께 컨소시엄에 참여한 기아차와 현대모비스의 주가도 각각 7.80%, 7.89% 급락했다.

현대모비스 주가도 장중 52주 최저가 밑까지 내려갔다.

낙찰가가 시장 예상금액은 물론, 경쟁상대였던 삼성전자의 입찰가보다 훨씬 높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면서 ‘호재’가 오히려 ‘악재’로 둔갑한 것이다.

입찰에서 고배를 마신 삼성전자는 주가가 전날보다 1.31% 하락하긴 했지만 현대차그룹주에 비하면 낙폭이 훨씬 작았다.

현대차그룹 측은 결코 무리한 투자가 아니라며 시장 달래기에 나섰지만 전문가들조차 비상식적인 수준의 낙찰가라며 혀를 내둘렀다. ‘높아도 너무 높다’는 반응이다.

익명을 요청한 증권사 연구원은 “시장에선 낙찰가가 높아 봐야 5조원 정도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며 “경쟁이 치열했던 것도 아닌데 낙찰가가 시장 예상의 두 배를 웃돌면서 업계에서는 온갖 음모론이 난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컨소시엄에 참여한 3사의 현금성 자산은 30조원 수준으로 이날의 주가 급락이 재무적인 위험을 반영한 것은 아니다”라며 “다만 급변하는 자동차 시장에서 10조원이라는 큰 자금을 연구개발(R&D) 등에 활용됐다면 더욱 의미 있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일각에선 부지 매입가가 지나치게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이번 부지 매입이 장기적으로는 현대차그룹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란 진단도 나왔다.

서성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그룹에 통합사옥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었고 새 부지를 중심으로 세계적인 비즈니스 타워를 건설함으로써 현대차그룹의 브랜드 가치가 높아질 것”이라며 “부지 매입을 통해 창출된 무형가치가 부정적 영향을 상쇄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한전은 부지 매각 차익에 따른 재무구조 개선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52주 신고가로 올라섰다.

한전 주가는 전날보다 5.82% 상승한 4만6400원으로 마감했다.

김상구 키움증권 연구원은 “부지 장부가(2조원)을 감안하면 약 8조원의 매각 차익이 예상된다”며 “매각 차익 전액을 부채 상환에 쓴다면 부채비율이 30% 줄어들어 재무구조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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