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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마다 6000만원 대출…전세난민 어디로 가야하나?

2년마다 6000만원 대출…전세난민 어디로 가야하나?

기사승인 2014. 09. 23.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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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동·동작·광진 등 선호도 높은 지역 더 많이 올라
"재건축 이주 수요 등으로 하반기 전세가 더 오를 것"
서울 전세가
자료=부동산114
#.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에 사는 직장인 강모 씨(36)는 내달 전세 만기를 앞두고 매매와 재계약을 고민하다가 재계약 쪽으로 마음을 굳혔다. 강 씨는 2년 전 이 지역 전용면적 66㎡ 아파트에 전세 보증금 2억원을 주고 들어왔다. 현재 이 아파트 전세 시세는 2억5000만원 수준으로 재계약을 하려면 5000만원이 더 필요하다.

강 씨는 “회사가 가깝고 교육환경도 괜찮은 편이라 추가 대출을 받고 재계약을 택했지만 아이 둘 키우면서 2년 사이 5000만원을 마련하는 것은 사실 불가능하다”며 “집을 구입하기에는 아직 확신이 서지 않고, 전세가 이렇게 오른다면 계속 이 지역에 사는 게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전셋값이 천정부지로 오르면서 서민들의 주거비 부담이 크게 늘고 있다. 특히 서울 동작·광진·성동 등 교통·교육환경 등이 양호해 선호도가 높은 지역 전세 가격이 상대적으로 더 크게 올라 전세난민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23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현재 서울 아파트 60~85㎡ 규모 아파트의 전세가는 평균 3억1967만원으로 2년 전 가격인 2억6297만원보다 5670만원 올랐다.

서울 내에서도 성동구·동작구·광진구 아파트 전세가격이 가장 많이 올랐다. 성동구는 평균 전세가격이 2012년 9월 2억7795만원에서 현재 3억5800만원으로 2년 새 8005만원(29%) 뛰었다. 동작구와 광진구는 2년 전보다 각각 7826만원(2억8560만원→3억6386만원), 8206만원(3억1335만원→3억9541만원)씩 상승했다.

마포(2억9398만원→3억6579만원), 서대문구(2억2383만원→2억7723만원)도 각각 7181만원(24%), 5340만원(24%)씩 올라 전세가 상승률이 높은 지역으로 꼽혔다.

이들 지역은 모두 서울 내에서도 전세 수요가 많은 곳이다. 강남3구보다 집값은 저렴하면서도 중심지와 가깝고, 교육·생활환경이 양호하기 때문이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실장은 “동작구, 마포구는 교통이 편리하고 학군도 비교적 좋아 전세 수요가 많다. 광진구, 성동구는 여기에 강남 접근 메리트도 있어 강남 재건축 이주 수요가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 재건축 이주 수요·집주인 월세 선호…“하반기 전세난민 더 많아질 것”

문제는 서울 전세가 상승세가 당분간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한국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서울에서 하반기 이주를 시작하는 재건축 단지는 총 31개 3만5064가구에 달한다. 이런 가운데 저금리로 전세를 월세로 돌리는 집주인 역시 늘고 있어, 전셋집 구하기 경쟁은 점점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양 실장은 “강남 재건축 이주 수요가 강남과 가까운 성동, 광진 등지로 이동해 최근 이 지역 전세가격이 더 크게 오른 것”이라며 “하반기 이주 수요도 많기 때문에 이 지역 전세가 상승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박원갑 국민은행 수석 부동산전문위원은 “저가 소형 주택일수록 전세에서 월세로 넘어가는 속도가 빠르다”며 “최근 전세입자들이 매매로 많이 넘어가고 있지만, 세입자들이 집을 사는 속도보다 집주인이 전세를 월세로 돌리는 속도가 더 빠르다. 이 때문에 전세난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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