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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제철 경영권 상실 현실화···고민 깊은 김준기 회장

동부제철 경영권 상실 현실화···고민 깊은 김준기 회장

기사승인 2014. 09. 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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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제철 100대 1감자 포함된 경영정상화 방안 채권단에 전달...우선매수청구권도 거부돼
김 회장 경영권 상실 눈앞...동부하이텍 등 주요계열사 매각 작업도 답보...향후 금융계열사에만 집중할 듯
김준기 회장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사진>이 동부제철 등 비금융계열사를 정리하고, 금융계열사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동부제철 채권단이 대주주 보유 지분 100대 1 차등감자를 경영정상화 방안에 포함시키면서 김 회장의 경영권 상실이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인데다 자구계획의 핵심인 동부인천스틸(구 동부제철 인천공장)의 매각과 관련된 논의는 뒷전으로 밀리는 등 비금융계열 정상화가 삐걱거리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김 회장이 30년 넘게 애지중지 키워왔던 동부하이텍 등 주요 계열사 매각절차 역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어 고민을 키우고 있다.

재계에서는 지난해 2조7000억원 규모의 비금융계열사 자구계획안을 내놓으며 재무건전성 확보를 진행해 왔던 김 회장이지만 채권단의 자율협약 이후 본인 의지와 상관없이 비금융 계열사 대부분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것 아니냐는 관측과 함께 향후 금융계열사에 올인하는 경영행보를 보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동부제철 정상화 방안이 동부의 예상보다 과도한 기준으로 마련돼 김 회장의 부담을 키우고 있다. 올해 들어 김 회장은 비금융계열사의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신이 보유한 계열사 지분과 자택 등을 담보로 사재 출연을 했고 장남인 김남호 동부팜한농 부장 역시 누나인 김주원씨로부터 동부화재 주식 80만주를 대차해 담보대출을 받는 등 총수일가의 계열사 살리기는 지속됐다.

하지만 이날 동부제철의 주채권은행인 산은이 채권단에 배포한 동부제철 경영정상화 방안에는 대주주 100대 1 차등 무상감자와 함께 김 회장에게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장하지 않는 내용이 포함되며 그룹의 주요 비금융계열사인 동부제철의 경영권 상실이 현실화됐다. 이 방안에 대해 채권단이 100% 동의할 경우 김 회장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동부제철의 경영권을 잃을 수밖에 없다.

김 회장의 경영권도 문제지만 채권단의 정상화 방안으로 동부제철이 유동성 문제를 해결한다고 해도 1조 2700억원을 들인 당진공장의 열연라인 가동이 중단되면 냉연사업만으로 수익을 만들어야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더욱이 동부인천스틸 매각이 진행될 경우 동부제철에게는 당진 냉연라인만 남게 된다.

장부가 6000억원이 넘는 동부인천스틸은 현재 매각 논의가 지지부진한 상태지만 동부 입장에서는 열연라인 중단이라는 철퇴를 받게 될 경우 동부인천스틸은 계륵신세가 될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일단 산은 측은 동부제철 정상화 방안에는 매각계획이 포함됐다는 입장이다. 산은 관계자는 “동부제철 정상화 방안에는 자산 매각에 관련된 내용이 포함돼 있고, 여기에는 동부인천스틸도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에게 비금융계열사 포기를 부추기는 또 다른 사안은 삼탄이 인수를 포기한 동부발전당진 및 동부하이텍의 매각 작업이 예상과 달리 더디게 진행되고 있고 현대제철·세아제강에 티져레터가 전달된 동부특수강 매각이 이제 시작단계라는 점에서 불확실성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재계는 일단 비금융계열사의 구조조정이 마무리 되면 김 회장이 그룹의 자금줄인 동부화재를 비롯한 금융계열사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자율협약 이전부터 채권단의 요구에도 응하지 않고 동부화재 지분을 지키려 했던 김 회장의 의지는 이런 관측에 무게를 싣기에 충분하다는 평가다.

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던 동부CNI가 금융계열사를 대상으로 하는 IT시스템 운영 사업을 물적 분할해 신설법인인 에프아이에스시스템(가칭)을 설립한 것도 같은 이유라는 전망이다.

재계 관계자는 “비금융계열사 지주사 역할을 했던 동부CNI도 구조조정을 통해 금융계열사에 집중하는 모습으로 변모하고 있고, 동부제철·동부건설 등 비금융 주력 계열사는 구조조정을 통한 김 회장의 경영권 약화는 불가피 해 결과적으로 금융계열사에만 집중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산은은 동부제철 100대 1 차등 무상감자 이외에 △채권단 530억원 출자전환 △신규 자금 6000억원(L/C 한도 설정 1억달러 포함) 지원 △기존 담보채권 연 3%, 무담보채권 연 1%로 금리인하 등의 내용이 담긴 경영정상화 방안을 채권단에 전달했고, 채권단은 오는 30일 경영정상화 방안에 대한 찬반여부를 밝힐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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