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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슬로우 비디오’ 차태현 “다른 배우들과 확실히 다르다는 것 느껴”

[인터뷰] ‘슬로우 비디오’ 차태현 “다른 배우들과 확실히 다르다는 것 느껴”

기사승인 2014. 09. 30.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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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차태현은 친근함이 장점인 배우다. 스크린 속 그는 한결같은 따뜻함으로 보는 이들의 기분마저 정화시킨다. 최근 인터뷰를 위해 삼청동에서 만난 실제 차태현 역시 오래 알아온 옆집 오빠 같은 편안함으로 대화를 이어갔다.
 
'슬로우 비디오'는 남들이 못 보는 찰나의 순간까지 볼 수 있는 동체시력력(움직이는 물체를 정확하고 빠르게 인지하는 시각능력)의 소유자 여장부가 CCTV 관제센터의 에이스가 되어 화면 속 주인공들을 향해 펼치는 수상한 미션을 담은 작품이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이후 2년 만에 스크린에 돌아온 차태현은 멜로와 휴머니즘 특유의 장르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지만, 사뭇 달라진 여장부의 모습을 보여줬다.
 
"타이밍상 멜로가 하고 싶었어요. 결혼 후 멜로 생각을 안하다가 8~9년쯤 되니 드라마를 보다가 문득 나도 한번쯤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큰 그림을 계획하진 않았는데 '과속스캔들' '헬로우 고스트' '챔프' 같은 가족영화만 하다가 아무것도 없이 웃기는 영화가 하고 싶어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한 것처럼 '슬로우 비디오'를 택했죠."
 

하지만 차태현이 '슬로우 비디오'를 한다고 했을 때 주변 반응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고 했다.
 
"모니터 하는데 와이프가 별로라고 하더라고요. 매니저들도 그렇고요. 탁 감독의 시나리오가 보기 힘들고 불친절한 게 있어요. 디테일해서 읽기가 편하지 않거든요. 저는 잘 모르겠지만요. 그런데 와이프가 시사회를 보고 나더니 왜 제가 이 영화를 했는지 알겠다고 하더라고요."
 
차태현은 동체시력 탓에 극중 80% 이상 선글라스를 쓰고 연기를 했다. 또 여장부는 동체시력으로 인해 친구들과 멀어지고 오랜 칩거 생활을 하면서 독특한 TV 드라마 말투를 쓰는 인물이라 연기하는데 어려움이 있었을 터.
 
"제가 쓰는 말투가 아니어서 덜 어색하게 하려고 나름 노력을 많이 했어요. 여장부는 제가 지금까지 맡은 캐릭터 중 가장 연기를 많이 했죠. 선글라스 역시 관객들이 불편해하지 않을까 했는데 영상을 보니까 벗는 장면에서 임팩트가 있더라고요. 불편하더라도 감독님이 계속 가져간 이유가 바로 그거였어요."
 
차태현은 올해로 데뷔 19년째다. 그동안 수많은 작품을 했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 필모그래피를 쌓아오면서 깨달은 것은 함께 일하는 사람들을 가장 중요하다는 점이다.
 
"어릴 땐 시나리오만 중요하게 봤어요. 이제는 상황들이 바뀌고 제 위치도 바뀌면서 이제 한 작품을 고를 때 시나리오뿐만 아니라 제작사와의 관계까지 보게 되더라고요. 이번 작품도 영화 '바보'때 같이한 분들인데 '바보'가 잘 안돼서 짠한 마음으로 하게 된 것도 있어요."
 

차태현은 작품에 들어가면 맡고 있던 예능프로그램을 하차하는 다른 배우들과 달리 드물게 예능 드라마 영화를 아우르며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다른 사람들과 제가 다르다는걸 확실히 느껴요. 가끔 나는 어느 부류지 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나만 특이하더라고요. 배우가 예능하면 독이 될 수 있는데 이렇게 득이 될 수 있는 사람이 있나 싶어요. '1박 2일'을 하면서 드라마 '전우치',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했는데 예능이 부담스럽거나 그런 게 없고 오히려 도움이 많이 되요. 카메라 앞에 오랜만에 서면 어색해서 1~2화차에는 적응을 해야 하는데 그런 단계가 없어진 거죠."(웃음)
 
'헬로우 고스트'와 함께 김영탁 감독의 두 작품에 모두 출연하면서 페르소나로 부상한 차태현은 김 감독과 동갑내기 절친 이기도 하다. 작업하면서 특별히 어려운 점이 없었다고 자신 있게 말 할 만큼 찰떡궁합을 자랑하는 두 사람이기에, 차태현은 그 만큼 김영탁 감독의 좋은 점과 나쁜 점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했다.
 
"탁 감독은 코미디 영화를 못 만드는 사람이에요. 웃기는 장면에서 더 웃길 수 있을 것 같은데 더 가면 싫어해요. 자기만의 색이 분명하죠. 감독님 개그 코드는 대중적이지 않지만 10명 중 3명은 좋아 할 거라 생각해요. 장점은 글을 잘 쓰는 작가주의적 감독이라는 거예요.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은 그 사람의 매력 드러나는 것이죠."
 
'엽기적인 그녀' '연애소설' '파랑주의보' '바보' '과속스캔들' 등 그가 출연한 작품은 어딘가 모르게 비슷한 느낌을 준다. 차태현이 보여주는 순수하고 긍정적인 모습을 통해 관객들은 위안을 얻는다. 변신에 갈증을 느끼는 다른 배우들과는 분명 다른 점이다.
 
"제가 잘 할 수 있는 영화이고 아직 보시는 분들이 원하는 게 있어요. 그동안 스릴러는 안 해봐서 모르겠는데 저한테 오는 작품은 누가 봐도 내가 범인인 거라 와 닿지가 않더라고요. 마음에 드는 작품이라면 스릴러도 하고 싶기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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